가두 상권 유통질서 혼탁 공멸 우려

2010-06-22 09:26 조회수 아이콘 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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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두 상권 유통질서 혼탁 ‘공멸’ 우려

소비자에게  충성할 수 있는
공동 방안 찾아야 롱런 가능
마진 인상·할인 경쟁 과열
‘이지 캐주얼’ 교훈 되새겨야


최근 한 캐주얼 업체 본사에 이 회사 브랜드를 운영 중인 대리점주가 방문했다. 본부장과 마주앉은 이 점주는 작별인사를 하러 왔다고 했다. 모 브랜드에서 간판을 바꾸면 파격적인 마진율과 함께 인테리어비 대폭 지원 등을 약속했는데, 이 회사에서는 조정을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바꿔 달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해당 점포가 A급 점포이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중간 선에서 합의했다고 한다.


가두 상권 유통질서가 ‘과열 경쟁’을 넘어 ‘공멸’을 우려할 정도로 극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하반기 대리점 교체 시기를 앞둔 요즘 전국 주요 상권에서는 이와 같은 상황이 허다하다. 후발주자들은 보다 좋은 조건의 A급 점포를 얻기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기존 업체는 이를 방어하기 위해 중간 선에서 조정하고 있다.


한 캐주얼 업체 본부장은 “요즘 연간 7억원 이상이면 상전이다. 마진율 인상은 기본이고 심하면 통마진 요구에 리뉴얼 인테리어비까지 요구하고 있다. 브랜드 외형과 성장을 위해서는 최대한 방어하고 있지만 그만큼 브랜드 경쟁력은 떨어지고 있어 안타깝다”고 어려운 사정을 호소했다.


이러한 막무가내式 억지는 ‘어덜트 캐주얼’ 시장이 더욱 심각하다. 최근 몇 년간 성장세를 나타냄에 따라 기존 브랜드는 물론 후발 업체들의 공세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 시장에는 올 가을을 겨냥해 제일모직(로가디스 RX)과 던필드(피에르가르뎅), 여명(빅토비비) 등이 신규 브랜드를 출시했으며, LG패션(타운젠트), 코오롱(지오투 등), 패션그룹 형지, 위비스(지센), 평안L&C (PAT), 한성에프아이(올포유), 신한코리아(JDX) 등 기존 브랜드들도 유통망을 확대하기 위해 파상공세를 아끼지 않고 있어 치열한 경쟁양상을 보이고 있다.


높은 마진과 낮은 재고 회전율 경쟁력 상실
우수 점주를 확보하기 위한 과열경쟁은 고스란히 브랜드 본사로 전가되고 있다.


가두 상권은 △백화점에 비해 낮은 유통 수수료와 △인테리어비와 판매 및 일반관리비 부담이 낮다는 이유로 선호했지만 최근 점주 마진율과 제반 비용이 급상승함에 따라 그 매력이 더욱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 브랜드 본부장은 “보다 좋은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함으로써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받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 돼야 한다. 가두 상권 대리점이 백화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용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절대 매출이 낮고, 특히 재고 회전율이 낮은 것을 감안하면 자금이 묶여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더욱이 최근 매장 사이즈가 커지면서 재고 비용, 시설지원비, 사은품비 등 모든 부분에서 비용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며 “나 혼자 살겠다는 일방적인 생각보다는 같이 공존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지금 당장 눈앞의 조건보다는 얼마나 경쟁력 있는 브랜드인가? 얼마나 오랫동안 할 수 있는 브랜드인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나친 경쟁을 자제하자는 자정(自淨)의 목소리도 높다.


또 다른 업체 사장은 “최근 동종 업계 직원들이 상호 이동하면서 대리점 조건이 모두 공유되고  이를 근거로 본인의 친정 회사나 경쟁 회사 대리점을 공략하고 있다. 당장 몇 개의 점포를 추가하느냐도 중요하지만 본사와 대리점 모두 얼마나 효율이 있느냐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며 상호 자제할 것을 제안했다.


최근 어덜트 캐주얼 시장의 과열은 10년 전 이지 캐주얼 시장과 유사하다는 것이 업체 대다수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1997년 IMF 직후 저렴한 가격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던 이지 캐주얼은 대리점 마진 올리기 경쟁과 지나친 할인 경쟁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결국 몇몇 브랜드 외에는 종적을 감출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패션인사이트 2010. 6. 22(화) http://www.f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