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브랜드 M&A 급물살 타나
최근 중견 여성복 업체인 A사는 자사 B 브랜드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올해로 전개 8년차인B 브랜드는 롯데, 현대, 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을 중심으로 50여 개 유통망을 운영하고 있으며 브랜드 인지도도 상당히 높다. 매출도 지난해에 비해 다소 하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중상위권을 마크하고 있다.
A사 대표는 상황이 어렵지는 않지만 잘 되는 브랜드에 집중하기 위해 매각하려고 한다며 브랜드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노면 상권과 아웃렛 타운 등으로 유통망을 확대해 볼륨화시킬 수 있는 기업이라면 매력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복 업체 'C'사도 비슷한 입장이다. 이 회사는 백화점에만 20여 개 유통망을 전개하고 있는데, 최근 롯데, 신세계에서 이 시장에 대한 영업 공간을 축소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한계 상황’이 왔다고 판단하고 브랜드 매각을 추진 중이다.
패션업계의 브랜드 M&A가 또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롯데와 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에서 몇몇 상품군에 대한 영업 면적 축소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하면서 관련 업체들이 브랜드 매각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한 업체 경영자는 “고가 럭셔리에 이어 매스마켓에 이르기까지 저렴한 가격과 발빠른 트렌드를 앞세운 해외 브랜드들이 국내 백화점에 등장하면서 사업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 40%에 가까운 판매 수수료와 날로 높아지는 판매관리비와 인건비, 특히 최근 국내외 소싱 환경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더 이상 수익을 낼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하소연 했다.
그러나 이 경영자는 “백화점 사업만 할 수 밖에 없는 우리 회사는 수익성에 한계가 있지만 노면상권과 아웃렛 쇼핑몰, 대형 마트 등에 대한 네트워크가 구축된 기업은 새로운 성장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브랜드 M&A에 대한 소문이 흘러나갈 경우 브랜드 가치가 폭락하기 때문에 매우 조심스럽지만 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유영균 이래프로퍼티홀딩스 대표는 “흔히 브랜드는 이미지가 생명이기 때문에 M&A를 할 경우 가치가 폭락하지 않을까, 혹은 유통업체로부터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하고 우려한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기업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브랜드 M&A는 필요하다. 특히 지금과 같은 브랜드별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되는 상황에서는 과감한 M&A를 통해 한계 사업은 정리하고 잘 할 수 있는 핵심 사업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규 사업을 준비하는 기업들도 M&A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국내 패션시장이 성숙기로 접어들면서 신규 브랜드를 출시해서는 진입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들기 때문에 인지도 있는 브랜드를 인수함으로써 비용 절감은 물론 성공 확률도 높이겠다는 것이다.
3년 전 캐주얼 브랜드를 인수한 ‘E’사는 최근 또다른 브랜드를 M&A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성장세인 어덜트 캐주얼과 여성 볼륨 마켓을 두고 저울질 하고 있으며, 진출 방식은 기존 브랜드 인수를 통해 진입할 계획이다. 이 회사 임원은 “백화점과 노면 상권에 유통망을 형성하고 있는 브랜드를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M&A는 매각하는 기업과 인수 기업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만 브랜드 가치 하락과 백화점 MD 개편 시 불이익 등을 이유로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 같은 브랜드라 하더라도 어떻게 경영하느냐에 따라 새롭게 성장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해당 업체는 물론 유통업체 관계자들의 이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패션인사이트 2010. 6. 30(수)http://www.f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