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오픈 프라이스

2010-07-12 10:08 조회수 아이콘 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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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오픈 프라이스

지난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오픈 프라이스(판매 가격 표시) 제도의 핵심은 ‘상시 할인’에 대한 제한에 있다.

다시 말해, 백화점이 평소 정상 가격으로 판매하다 1년에 몇 차례 정기세일을 할 때는 ‘30% 할인’ 등의 표시를 할 수 있다.

아울렛몰과 같은 상설 할인 매장도 역시 1년 전, 혹은 그 이전 팔던 정상 가격 대비 할인율을 표시할 수 있다.

따라서 백화점이나 아울렛몰 등의 경우 오픈 프라이스에 따른 혼란은 매우 미미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오픈 프라이스가 쟁점으로 삼고 있는 ‘상시 할인’은 상품기획 단계에서 높은 배수를 매겨 권장 소비자 가격을 높게 표시하고, 매장 출시 직후 혹은 일정 기간이 지나 40~70% 세일을 해 준다는 식으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판매 행위의 불투명성에 있다.

지경부 측은 ‘상시 할인’의 정상 가격과 할인 가격의 폭이 20% 이상일 때 오픈 프라이스가 적용된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들어 물가 상승과 소비자 혼란을 초래하는 원인으로 지적되어 왔으며, 일부 공중파의 고발 프로에서 여러 번 다루어지기도 했다.

따라서 일부 알려진 바와 같이 가격 정책권 자체가 유통에 넘겨진다는 해석은 와전됐다고 볼 수 있다.

권장 소비자가격 표시 자체가 완전히 금지되고, 유통 업체 측이 결정한 판매 가격만을 표시하는 완전한 의미의 오픈 프라이스는 직매입 유통이 일반화된 미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제도다.

미국의 경우 1975년 오픈 프라이스 제도 시행 이후 전반적인 상품 가격 인하와 질적 서비스 경쟁이 이루어지는 등 소매 유통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

이는 판매 대행 차원의 위탁 유통이 일반화된 국내 패션 유통 구조 상 도입 자체가 불가능한 제도다.
재고 자산에 대한 소유권과 책임이 모두 제조업체에 있는 상황에서 가격 정책권만을 유통이 소유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에 가깝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 시행을 두고 업계 여러 곳에서 이러한 과잉 해석이 일고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99년 국내 가전제품에 대한 오픈 프라이스 제도가 시행되면서 하이마트와 이마트 등 대형 유통 업체들이 대량 구매와 낮은 마진율로 영향력을 키운 데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류 품목과 유통 구조의 특성상, 가전제품과 같이 오픈 프라이스 시행이 유통 구조 자체의 변화를 일으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문제는 정기 세일이 아닌 ‘상시 할인’이 일반화된 가두점과 대형마트다.

특히 중가 및 중저가 어덜트 및 캐주얼 업계의 경우, 출시 직후 정상 가격 대비 30~50% 세일 택을 붙이는 것이 주효한 영업 정책으로 자리를 잡아왔기 때문에 오픈 프라이스 제도의 타겟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대한 관련 업계의 반응은 오픈 프라이스 제도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게 지배적이다.

패션그룹형지의 한 관계자는 “우리 회사의 경우 판매가의 평균 배수율이 3.8~4.2배 수준인데, 배수율을 일부로 높게 책정했다는 판단에 동의하기 어렵다. 백화점 제품은 통상 5~6배수를 매기는 것으로 안다”며 “300만명의 회원 고객 중 재구매를 하는 고객이 80%가 넘는데 그 고객들이 모두 속아서 구매를 했단 말인가. 가격은 철저한 시장 논리의 문제”라고 말했다.  

대형마트도 사정은 비슷하다.

중가 및 중저가 볼륨 브랜드의 비중이 높고, 하이퍼 의류 매장에서도 역시 정상 가격에서 40~50%를 할인해 판매하는 정책이 일반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혼란이 확산되고는 있지만, 업계는 장기적으로 가격 정책 및 마케팅 방식의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데는 동의하고 있다. 

정확한 시행안과 기준을 확인하고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어패럴뉴스 2010. 7. 12(월) http://www.ap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