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SPA와 패션 시장 변화

2010-10-15 09:05 조회수 아이콘 908

바로가기

글로벌 SPA와 패션 시장 변화

지난달 16일, 명동 중앙길의 한 매장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1천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려 긴 행렬을 이루고 있었다.
이날 오픈한 글로벌 SPA(제조소매) 브랜드 ‘H&M’의 두 번째 매장에 입장하기 위해 한 시간 이상 줄을 서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굴지의 대기업들이 가세해 ‘유니클로’와 ‘갭’, ‘자라’에 ‘망고’까지 국내에 입성한 후 우리 패션 업계는 판도를 뒤흔들 더 이상의 글로벌 SPA 충격파는 없을 것이라고 자조했다.
지난 3년 간 ‘국내 환경에 적합한 한국형 SPA로 이들과 정면 승부하고, 나아가 세계 시장에도 진출해 보겠다’는 야심찬 도전도 본격화됐다.
그러나 전문기업들이 추진했던 한국형 SPA 브랜드들이 올 하반기 대부분 중단위기를 맞고, ‘흔한 브랜드’ 정도로 인지돼 왔던 ‘H&M’이 그들도 놀랄 정도의 영업 실적을 거두면서 업계는 국내 SPA 시장과 소비자, 이에 부응하는 스스로의 현실에 얼마나 큰 거리가 있는지를 다시금 고민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국내 시장에서의 글로벌 SPA 브랜드 사업 현황과 국내 기업들이 대안으로 선택한 한국형 SPA 사업의 성과와 문제점을 2회에 걸쳐 다룬다.

유니클로 - 올 매출 2,300억 달해

지난 2006년 일본 FR그룹과 롯데백화점의 합작법인을 설립해 국내 시장에 진입한 ‘유니클로’는 현재 국내에서 영업 중인 해외 브랜드 중 가장 큰 외형을 일궜다.
런칭 첫 해 8개 매장으로 시작해 롯데백화점, 롯데마트를 기반으로 급속도로 유통망을 늘렸고 매 해 평균 60%의 매출 신장을 기록해 왔다.
롯데와의 독점 유통 계약이 종료된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유통망 확장 전략을 펴 올해는 결산일인 8월 말 기준 전국 총 52개 매장에서 2,3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부터 3년 간 매해 25개의 신규 점포를 출점한다는 계획으로 내년에는 3,200억원, 2012년까지 100여개 매장에서 4,200억원의 외형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라 - 시장 세분화 대응

롯데와의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지난 2007년 4월 롯데 영플라자 명동점과 삼성동 코엑스몰 첫 매장을 동시 오픈했던 ‘자라’ 역시 독점 유통 계약 기간이 끝나면서 롯데 이외의 백화점, 쇼핑몰, 가두점 등 전 방위로 유통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 문을 연 엔터식스 해운대 스펀지점 매장까지 10월 현재 23개 매장을 운영 중으로, 연말까지 4개 매장 추가가 확정되어 있고 올해 연 매출 1,000억원대 진입이 가능할 전망이다.
스페인 인디텍스사는 ‘자라’의 국내 사업 시작과 함께 매년 평균 10개의 신규 매장을 낸다는 계획 아래 서울과 전국 대도심 상권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유통망 확장 전략을 펴고 있다.
여성복이 중심이 되는 만큼 주요 가두패션상권과 백화점 선점에 초점을 맞춰 50~300평 이상까지 융통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내년에는 ‘자라’에 이은 후속 브랜드 도입도 예고되고 있다.
인디텍스는 ‘자라’의 국내 적정 매장 수를 50개 정도로 보고 있기 때문에 시장을 보다 세분화해 수요를 확대할 수 있도록 브랜드 추가를 계획, 수개 월 전 두 개의 직진출 법인을 설립했고 ‘마씨모듀티’, ‘버쉬카’ 등의 추가 런칭을 준비하고 있다.

H&M - 명동에 2호점 오픈

글로벌 SPA 브랜드 중 유일하게 직진출한 ‘H&M’은 지난 2월 말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이 집결해 있는 명동에 첫 매장을 오픈했고, 지난달 명동에 2호점을 추가로 개설했다.
내년 말 여의도에 위치한 국제 금융센터 서울몰(IFC몰)에도 입점이 확정된 상태다.
본거지인 유럽 지역에서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H&M’은 국내 영업 시작과 동시에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얻었다.
780여평 규모의 1호점에서는 오픈 첫 3달 간 15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져 업계는 연말까지 단일점포 매출액이 3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문을 연 450평 규모의 2호점도 현재 일평균 입점 고객 수가 3~4천명, 주말에는 최대 1만명에 이를 정도로 브랜드 파워를 과시하고 있어 ‘H&M’은 명동 2개 점포로만 올해 400~5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실적에 힘입어 그동안 단독 유통점(쇼핑몰)에만 눈독을 들였던 ‘H&M’은 내년부터는 주요 백화점으로 유통망을 확장한다.
내년 초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1층에 300평 규모의 매장 오픈을 최근 확정했고, 이어 강남점 입점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백화점 입점이 성사된 만큼 그동안 입점이 무산된 타 백화점들로의 진입도 가시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업계는 ‘H&M’이 ‘자라’, ‘갭’과 달리 성인복과 아동복 등 상품 카테고리별로 매장을 나눠 개설하지 않는데다 10% 미만의 수수료를 고수하고 있어 5개 이상의 백화점 매장 추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갭 - 내년에 1천억 돌파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전개하고 있는 ‘갭’은 10월 현재 토틀 매장과 함께 성인복과 아동복 단독 매장, 아울렛까지 총 2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명동 직영점을 시작으로 신세계백화점이 유통 확장의 중심이 됐고, 올해부터는 현대백화점 등 타사 유통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형 매장만을 고수하는 타 SPA 브랜드와 달리 국내 유통 환경에 맞게 평당 효율과 쇼핑의 편의성에 초점을 둬 매장을 확장하는 전략이 특징.
내년에도 가두매장은 광역 상권 별로 안테나샵을 개설하고, 백화점 매장은 효율이 높은 점포에만 PC 구분에 맞춰 남, 여, 아동복을 고르게 분포시킬 계획이다.
2012년까지 연간 매출액 1,6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내년에 1,000억원 돌파를 바라보고 있다.

망고 - 대형 직영점 위주로 전개

‘망고’는 지난해 말 제일모직이 국내 전개권을 인수하면서 수차례의 전개사 변경에 따른 부작용을 털고 세 확장의 기반을 마련했다.
현재 9개 매장을 운영 중인 ‘망고’는 연말까지 이를 유지하고 내년에 5개 정도의 신규 매장을 내기로 했다.
무차별적인 유통 확장과 백화점 입점은 지양하고 서울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 대형 복합쇼핑몰과 가두상권에 대형 직영점을 낼 계획이다.
본사가 저가의 품질 낮은 상품이라는 ‘패스트 패션’의 이미지를 불식하고 ‘상품력’으로 어필하기 위해 범세계적인 마케팅 전략을 펴고 있는 만큼 컨셉과 캐릭터를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환경에서만 신규 매장을 오픈한다는 방침이다

어패럴뉴스 2010.10.15(금) http://www.ap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