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부는 편집샵 열풍
패션 업계에 다시 편집샵 열풍이 불고 있다.
종전 편집샵 사업은 초기 투자비가 적게 든다는 점 때문에 전문 업체들이 수입 물량 위주로 운영해 왔으나 최근 들어 대기업들이 발 벗고 나서면서 신 유통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부 백화점이 자체적으로 시도하거나 수입 업체들이 운영해 온 편집샵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고사했다.
지속적인 물량 조달 시스템의 부재가 가장 큰 원인이었고, 유통 환경이나 소비자 인식의 부재, 소비 패턴의 획일화 등 대외적 환경의 제약도 컸다.
하지만 최근 들어 남성복, 여성복 등 전 업계, 전 연령대에 캐주얼화가 확산되는데다 획일화된 패션 매장을 넘어서고자 하는 시도들이 늘어나면서 다시금 관심이 늘고 있는 추세다.
제일모직과 LG패션, 코오롱 등 남성복 주력의 대기업 3사들이 내년 편집샵 브랜드를 런칭하기로 한 것도 남성 패션 시장의 ‘캐주얼라이징’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캐주얼화는 곧 정장 중심의 획일화된 남성복 시장이 패션화된다는 뜻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금력을 보유한 대기업들은 정장 이후 남성복 시장의 성장 동력을, 캐주얼 브랜드와 편집샵에서 찾고자 하고 있다.
남성복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장이 충분히 형성된 이후에 진입할 경우 성공 가능성이 더 낮을 수 있다. 해외 남성 패션을 선도적으로 도입하고, 새로운 유통 형태를 테스트하는 선행 작업을 통해 선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남성을 대상으로 한 전문화된 편집샵이 일반화되어 있다.
구두 편집샵, 액세서리 편집샵, 의류 편집샵 등이 수십평에서 수백평 규모로 백화점이나 쇼핑몰 등에 입점해 있다.
하지만 일본은 인구가 1억2천만명에 달하고 남성 패션 시장의 캐주얼화가 국내보다 훨씬 앞서 진행됐다는 점, 남성들의 패션에 대한 욕구와 소비가 훨씬 발달해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실제 남성복 시장 일선에 있는 관계자들 상당수가 ‘시기상조’라는 반응을 보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인디에프 ‘트루젠’ 김규목 상무는 “정장 중심에서 캐주얼로 남성 패션의 주류가 이동한 이후라야 편집샵이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상태에서는 실질적인 소비층이 매우 협소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캐주얼화는 단순히 온 타임에 정장을 입던 남성들이 캐주얼을 입는 차원 뿐 아니라 패션에 대한 주관과 소비력을 가진 소비층이 늘어나는 환경 변화를 포함하고 있다는 얘기다.
제일모직의 컨템포러리 수입 편집샵 ‘블리커’와 보끄레머천다이징이 런칭한 수입 남성 잡화 편집샵 ‘밴드오브플레이어즈’ 등이 닻을 올렸지만, 실질적인 수익을 올리기까지는 여성 등 타 복종에 비해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종전 편집샵은 잡화나 액세서리, 골프 등에서 주로 선보여 왔으나 그보다 구성과 운영이 훨씬 까다로운 의류로 확산되는 추세에 있다.
백화점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외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 및 상품을 발굴하고, 한층 업그레이드된 패션의 테이스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집샵을 미래 패션 유통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성 수입 잡화 편집샵 ‘밴드오브플레이어즈’를 비롯해 여성 수입 잡화 편집샵 ‘라빠레뜨’, 의류 중심으로 백화점에 입점한 ‘코인코즈’를 전개하고 있는 보끄레머천다이징에 이어 대현과 아이올리 등 여성복 전문 기업들도 내년에 편집샵 브랜드 런칭을 예고하고 있다.
또 홈플러스가 문을 연 주니어 편집샵 ‘틴존’과 알케이엑스의 모자 멀티샵 ‘햇츠온’ 등도 매장을 확대하고 있고, 백화점 층이 주도한 프리미엄진과 액세서리, 디자이너 편집샵 등도 점차 더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기존 편집샵의 경우 협소한 점포로 인해 편집샵의 성격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거나, 저렴한 국내 조달 상품만 팔려나가는 등 여전히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상품을 100% 사입해 구성하는 본류의 편집샵 이외에 자체 브랜드의 외관을 편집샵 형태로 꾸미는 시도들도 있어왔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해 왔다.
김강화 인터보그인터내셔널 대표는 “일본이나 해외 선진국의 경우 대형 유통에서부터 직매입이 발달해 왔기 때문에 소형 직매입 점포라 할 수 있는 직영 편집샵이 발달해 왔다”며 “하지만 유통 비용이 비싼 국내에서 과연 효율을 내는 유통 형태로 자리를 잡을 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어패럴 뉴스 2010.11.29(월) http://www.ap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