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전문 경영인 시대 열린다
글로벌 브랜드·양극화 영향…성과 검증된 책임형 CEO 요구
최근 엠케이트렌드 김문환 부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으로 패션업계 전문 경영인 체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캐주얼 업체 엠케이트렌드는 지난 1일자로 김문환 상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면서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로써 캐주얼 업계는 지오다노코리아, 에이션패션, 지엔코에 이어 엠케이트렌드까지 4대 주요 기업 모두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한 셈이다.
현재 패션업계에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포함해 20여명의 전문 경영인이 활동하고 있다. 30조원 이상의 시장 규모와 기업 숫자에 비해 아직은 적은 편이다. 흔히 패션사업은 적은 투자금으로 시작할 수 있고, 수시로 시장 상황이 바뀌기 때문에 오너의 직관과 추진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인식 때문에 전형적인 ‘오너형 사업’으로 인식돼온 영향이 크다.
그러나 최근 기업의 연매출 규모가 2000~30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나고, 창업 1세대 오너들의 노령화로 인해 오너를 대신해서 보다 체계적으로 경영할 수 있는 전문 경영인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해외 SPA 브랜드를 비롯 글로벌 빅 브랜드의 진출이 활발해지고 국내 기업 간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오너형 사업의 한계를 실감하고 있다. 이에 따라 리딩 기업을 중심으로 중장기 차원의 체계적인 생존 및 성장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기업과 브랜드에 대한 중장기 비전 △확실한 수익관리 △체계적 인재관리 및 양성 △시장 흐름에 대한 깊이있는 통찰력 등 패션사업 전반에 걸쳐 종합적인 실력을 갖춘 전문 경영인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김묘환 CMG 대표는 “한국 패션 시장의 고도 성장기가 끝났다. 고도 성장기에는 빠른 의사결정이 경쟁력이었기 때문에 오너의 능력이 중요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성숙기에는 네트워크와 시스템이 생존을 위한 주요 경쟁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그만큼 네트워크와 시스템에 의한 조직을 만들고 리드할 수 있는 전문 경영인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봉 2~3억원, 성과 따른 인센티브 추가
전문 경영인에 대한 예우 또한 크게 개선되고 있다. 확실한 성과를 성과를 낸 경영자에 대해서는 고액 연봉 외에도 파격적인 인센티브와 한 발 더 나아가 스톡옵션이나 지분 증여도 시행되고 있다. 현재 패션기업 전문 경영인들의 연봉은 2~3억원 수준. 상당수는 수익에 대한 인센티브를 추가로 받고 있으며, 스톡옵션이나 지분 증여도 이뤄지고 있다.
오너 입장에서는 기업의 성장을 이끌고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면 능력있는 전문 경영인에게 주는 연봉과 인센티브가 아깝지 않다는 인식이 일반화 되고 있는 것도 최근의 흐름이다. 상품이나 영업 등 어느 한 분야에만 뛰어난 사람보다는 오너를 대신해 확실히 수익을 낼 수 있는 경영자가 필요하다는 인식에서다.
스타급 CEO도 등장하고 있다. 캐주얼 시장에선 지난 98년 이후 캐주얼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한준석 지오다노코리아 사장과 마루 라디오가든 폴햄을 연이어 성공시키며 한국 캐주얼 시장의 살아있는 역사로 평가받는 박재홍 에이션패션 사장이 최우선 순위로 꼽힌다. 지금은 잠시 현역에서 물러나 있는 이석화 사장도 전문 경영인 체제가 정착하는데 적지 않은 공헌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 이선효 동일드방레 사장은 「갭」 「바나나리퍼블릭」에 이어 「라코스테」로 또 한번 히트를 침에 따라 흥행 보증수표란 별칭까지 얻었다.
여성복에선 김교영 사장, 조승곤 사장이 가장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캐주얼과 대기업이 대부분인 남성복에 비해 시장이 수시로 변화하고 순간적인 오너 판단이 중요하다고 인식돼온 여성복은 상대적으로 전문 경영인 체제에 소극적이다.
일찍부터 전문 경영인 체제가 일반화된 대기업군에서는 황백 사장과 백덕현 사장, 김해성 사장이 대표 주자다. 백 사장은 지난해 복귀와 함께 최고의 실적을 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으며, 김해성 사장은 「보브」 「지컷」의 안정화에 이어 톰보이 인수로 향후 시장 내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스포츠웨어 시장에선 민복기 사장이 단연 돋보인다. 민 사장은 「나이키」와 「휠라」에서 쌓은 실력을 바탕으로 「이엑스알」 「컨버스」 「카파」 등 연이은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내며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다.
전문 경영인은 아니지만 마이더스의 손으로 인정받는 임원도 적지 않다. 이춘수 신성통상 부사장은 지난해 내수 사업 부문에서 140억원의 이익을 남긴 능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어덜트 캐주얼 마켓의 김한흠 전무는 「PAT」와 「올포유」에 이어 「엘레강스스포츠」를 1000억원대 브랜드로 성장시킨 주역이다. 곽희경 사장은 외부 투자를 통해 「마코」의 성공 스토리를 써 내려가고 있다.
SK네트웍스의 조준행 상무는 오브제 인수 이후 SK가 패션 시장의 차세대 핵심 기업으로 부상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향후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 동광인터내셔널로 자리를 옮긴 강석주 전무는 현재 추진 중인 구조조정 업무와 주요 브랜드 중장기 전략 수립과 실행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경우 전문 경영인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패션인사이트 2011년 8월 12일 http://www.f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