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MD 개편 ‘이젠 옛말’
시대 변화 못따라가 유명무실…자체 혁신 필요
매년 이맘 때쯤 패션 기업 경영자들의 마음을 졸여왔던 백화점 정기 MD 발표가 올해는 아직까지 조용하다. ‘정기 MD를 축소하고 수시MD를 강화하겠다’는 것이 주요 백화점들의 공식 입장이지만 실상을 따져보니 말 못할 사연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백화점별로 주요 점포 리뉴얼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전체 점포가 움직이는 MD가 불가능하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현재 간판 점포인 본점, 잠실점, 영등포점 리뉴얼이 진행 중이고, 지방 일부 점포도 리뉴얼을 준비하고 있다.
점 리뉴얼을 할 경우 소위 버티컬 MD라고 부르는 점포 구성 자체를 바꾸는 작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정기 MD를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공구별로 나누어서 수시 MD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신세계백화점도 지난 5월 말 충청점을 새로 연데다 강남점의 면적을 확장하면서 이미 대규모 버티컬 MD를 했기 때문에 가을 정기MD 의미가 그다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현대백화점도 상황은 비슷하다. 결국 각 조닝별로 그때 그때 대응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듯하다.
또한 글로벌 SPA 브랜드를 입점 시키다보니 MD를 단행할 공간 자체가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미 지난 2~3년 사이 경쟁적으로 이들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많은 국내 브랜드들이 설자리를 잃었다.
더구나 중소 패션기업과의 상생의 일환으로 2년 동안 백화점 마음대로 매장을 바꾸지 않기로 한 것도 매장 개편을 어렵게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이러한 표면적인 이유 외에 더 중요한 것은 현실적으로 뾰족한 수가 없다는 데에 있다. 시장은 혁신을 요구하고 있지만 기존 패러다임 안에서 변화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이미 편집매장을 확대하는 등 나름대로 변화를 위한 시도를 해봤지만 딱히 내세울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현재까지 나타난 특징만 보더라도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돈 될 만한 브랜드’에는 기대 이상 배려를 하는 반면, 새로운 시도에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이라는 조직이 대기업 특성상 안정을 추구할 수 밖에 없다는 점에는 이해가 되지만 이대로 가다간 명품과 식품관만 남게 될지도 모른다”면서 “백화점들이 자체 편집매장을 구성한다면서 실상은 대행 업체가 운영하는 행태를 아직도 버리지 못했는데 어떻게 소비자들을 끌어 모을 수 있겠느냐”며 쓴소리를 했다.
패션인사이트 2011년 8월 17일 http://www.f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