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패럴뉴스 선정 올해의 10대 뉴스
다사다난했던 신묘(辛卯)년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지난해 상승세를 이어받아 올 상반기 패션 업체는 대부분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글로벌 금융위기와 소비심리 위축, 여기에 긴 장마와 이상고온 등 날씨마저 도와주지 않으면서 상황은 급격히 악화됐다.
캐주얼라이징, 편집매장 붐 등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른 새로운 트렌드와 매장이 유행했으며, 한-EU FTA 발효와 한-미 FTA 비준 등 패션섬유산업에 영향을 미칠 역사적인 사건도 이루어졌다. 무엇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압박으로 유통업계가 판매 수수료를 인하하기로 한 것은 가시적인 효과는 아직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빅뉴스 중 하나였다. 올해 발생한 주요 뉴스를 살펴본다.
유통업계 수수료 논쟁
대-중소기업 상생 경영에서 촉발된 유통업계의 지나친 판매 수수료 논쟁이 하반기 패션 시장을 뜨겁게 달구었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전 방위 압박에 못 이겨 판매 수수료를 인하하기로 한 것. 백화점은 지난 10월분부터 판매 수수료를 해당 업체 별로 3~7% 내리기로 했으며, 대형마트와 홈쇼핑은 내년 1월분부터 적용한다. 하지만 빅3 백화점의 경우 적용 대상 업체가 입점 중소기업 총 수의 절반가량인 1,054개로, 판매가 기준으로 연간 외형 200억 원 이하로 제한해 의류 업체의 경우 전혀 혜택을 못 받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오히려 일부 백화점은 수익 보존을 위해 의류 브랜드 수수료를 인상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어 자칫 패션 업체가 공정위와 백화점 간 힘겨루기의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신세계, 톰보이 인수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지난해 7월 최종 부도 처리된 톰보이의 새 주인으로 결정됐다. 서울중앙지법 파산4부가 지난 8월 26일 열린 2차 관계인집회에서 채권단과 신세계가 제출한 톰보이 회생결의안을 가결, 이를 인가한 것. 이에 따라 신세계는 11월 1일 톰보이를 그룹 계열사로 편입하고 신임 대표에 국내패션사업본부를 담당했던 조병하 부사장을 임명했다. 신세계가 톰보이를 인수한 것은 성장 잠재력이 있는 유망 브랜드를 발굴해 다각화된 브랜드 라인업을 구축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해외 명품 브랜드 30여 개를 비롯해 40여 개 브랜드를 보유한 신세계는 지난해 5832억 원, 톰보이는 821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편 SK네트웍스는 한섬과 6개 브랜드에 대한 중국 내 독점 판권 계약을 체결하는 등 올해도 대기업의 패션 사업 진출이 가속화됐다.
토종 SPA 런칭 붐
글로벌 SPA 브랜드들의 세력 확대에 맞서 국내 패션 업체들이 SPA 브랜드를 잇달아 런칭하거나 라인을 확대, 영업을 강화했다. 글로벌 SPA 브랜드들에게 더 이상 안방을 내 줄 수 없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LG패션은 계열사인 LF네트웍스를 통해 올 추동 시즌 30대를 겨냥한 토털 SPA ‘제덴’을 런칭했으며, 이랜드는 ‘스파오’와 ‘미쏘’에 이어 이랜드월드를 통해 SPA 이너웨어 ‘미쏘 시크릿’을 선보였다. 또 내년에는 제일모직이 역시 계열사인 개미플러스를 통해 캐주얼 ‘에잇세컨즈’를, 삼원색이 아동복 ‘에스핏’을 런칭하는 등 3~4개 업체가 SPA를 표방한 브랜드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글로벌 SPA와 토종 SPA 간 경쟁이 불을 뿜을 전망이다.
FTA 시대 개막
한-EU FTA(자유무역협정) 발효에 이어 한-미 FTA가 국회 비준을 통과하는 등 FTA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한-EU FTA는 지난 7월 1일 발효됐다. 이에 따라 4~12%에 이르는 대 EU 섬유 수출 관세가 단계적으로 철폐되며, 마찬가지로 의류 중심의 EU 제품 국내 관세도 없어지게 됐다.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한-미 FTA는 올해 1월부터 발효될 전망이다. FTA는 양날의 칼로 우리의 주력 수출 품목인 섬유는 선진국 시장에서 경쟁력이 높아지지만 의류는 유럽의 명품과 미국의 중저가 제품 수입이 더욱 늘어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또 앞으로 일본, 중국과의 FTA 체결도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돼 바야흐로 무한경쟁 시대에 놓이게 됐다.
캐주얼라이징 바람
전 복종에 걸쳐 캐주얼라이징(Casualizing) 현상이 두드러진 한 해였다. 캐주얼라이징이란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성향에 따라 개성을 마음껏 표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인터넷 발달, 주5일 근무제 확산, 기업 복장 자율화 등 사회적 환경 변화가 소비자들의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캐주얼하게 변화시켰고,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착장도 캐주얼하게 바뀌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청바지에 티셔츠, 점퍼 식의 캐주얼이 아닌 더욱 전문화되고 세분화되면서 전 복종에 걸쳐 정장보다는 캐주얼 판매가 강세를 보였다. 유통업계도 이에 호응,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PC의 영(young) 상품 군을 개발하는 한편 젊은 층 대상의 트렌드를 수용하기 위한 과감한 MD를 시도했다.
해외 브랜드 M&A
글로벌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는 국내 패션 업체가 전 세계 M&A(기업인수합병)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최근에는 유럽의 재정위기 심화와 선진국의 경기침체로 해외 유명 브랜드들이 국내 패션 업체에 손을 내밀고 있을 정도다. 제일모직은 지난달 80년 전통의 이탈리아 명품 피혁 브랜드 ‘콜롬보’를 인수했다. 향후 글로벌 패션 사업을 위해 헤리티지가 있는 명품 브랜드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콜롬보’ 인수를 결정한 것이다. 이랜드그룹도 지난 7월 이탈리아 명품 잡화 브랜드 ‘만나리나덕’과 영국 니트웨어 전문기업 록캐런 오브 스코틀랜드를 인수했다. 이밖에 휠라코리아가 이탈리아 스포츠 브랜드 ‘디아도라’를, 패션그룹형지가 이탈리아 여성 아웃도어 ‘와일드로즈’를, 슈페리어가 이탈리아 명품 ‘마틴싯봉’의 국내 판권을 인수했다.
롯데-신세계 아울렛 경쟁
프리미엄 아울렛 시장에서 롯데와 신세계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무대는 파주였다. 신세계첼시아울렛은 여주점에 이어 올 3월 통일동산 인근에 파주점을 오픈했다. 그러자 롯데는 이달 초 파주출판단지 내에 국내 최대 규모인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파주점을 개설했다. 파주점은 롯데의 5번째 아울렛이자 김해점에 이은 두 번째 프리미엄 아울렛이다. 또 파주점을 시작으로 내년 하반기 부여와 청주에, 2013년 이천에 추가로 프리미엄 아울렛을 열 계획이다. 신세계첼시 역시 오는 2013년 부산점을 개장하는 등 아울렛 점포수를 늘릴 방침으로 있어 양 사 간 아울렛 경쟁은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프리미엄 아울렛 외에 자루아울렛이 아산에 ‘퍼스트빌리지’를 오픈하는 등 전국에는 올해 10여개의 아울렛이 추가로 들어섰다.
디자이너 해외 진출 활발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받은 중견 디자이너들의 해외 진출이 어느 해보다 활발했다.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보인 디자이너는 이상봉. 이상봉은 지난 8~9월 한 달 간 영국 헤롯백화점에서 열린 ‘한국특별전’에 참가한데 이어 뉴욕패션위크와 파리패션위크에도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상봉은 또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9월 뉴욕 링컨센터에서 개최한 ‘컨셉코리아 뉴욕’ 행사에 도호, 손정완 등과 함께 참가해 주목을 받았다. 서울시의 글로벌 패션 브랜드 육성사업인 ‘Seoul’s 10 Soul’에는 김재환, 김재현, 고태용, 김선호, 이승희, 이재환, 이석태, 신재희, 스티브J & 요니P, 최범석 등 10팀이 선정돼 지난 9월 세계 최대 트레이드 쇼 중 하나인 ‘트라이노’에 참가했다.
편집매장 열풍
멀티숍, 편집숍, 카테고리 킬러 등 다양한 형태의 편집매장이 선을 보였다. 슈즈뿐만 아니라 여성복, 수입 브랜드, 컨템포러리, 잡화 등 복종도 다양하다. 현재 편집매장 브랜드를 선보였거나 준비하고 있는 중견 업체 수만 15개에 이른다. 편집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점차 확대되고 대중화됨에 따라 미래사업의 방향키를 편집매장에 놓고 있는 것이다. 또 ‘에이랜드’, ‘원더플레이스’ 등 새로운 감각을 앞세운 편집숍이 젊은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패션 1번지 명동에는 20여개의 편집매장이 성업 중이다. 편집매장 붐은 전통적인 개념의 ‘브랜드’ 시대가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유통과 제조가 분리된 패션 비즈니스가 국내에서도 본격화됨을 뜻한다.
긴 장마와 이상고온
올 한해는 패션 업체들이 유독 날씨 덕을 보지 못했다. 6월 말부터 시작된 장마는 8월까지 이어지면서 여름 장사를 망쳤다. 겨울 장사는 이상고온 때문에 판매시기를 놓쳤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강추위가 예보되면서 다운 물량을 크게 늘린 패션 업체는 12월 초까지 예년에 비해 섭씨 10도 가량 기온이 상승하며 영상의 날씨가 이어지자 울상을 지었다. 이에 따라 백화점 업계는 겨울 정기세일 기간을 연장하는 등 비상 판매 대책에 나섰으며, 노세일 정책을 고수하던 아웃도어 업계마저도 세일에 들어갔다. 세일에도 불구하고 물량을 소진시키지 못할 경우 자금난에 봉착할 것을 우려해 일찌감치 아울렛 업체에 재고를 판매하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경기침체와 함께 날씨가 올 하반기 패션 업체의 최대 복병으로 등장한 것이다.
어패럴뉴스 2011년 12월 29일 http://www.ap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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