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위기 '브랜드 통째 사볼까'
한국이 유럽 패션 업계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국내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 패션유통업체들이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선진 패션 브랜드 인수에 본격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유로존 위기로 싼 매물이 많이 나와서 해외 브랜드의 국내영업권이나 상표권, 라이선스를 가져오던 것에 그치지 않고 최근에는 아예 브랜드 본사를 통째로 사들이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자금난에 허덕이는 유럽 패션 브랜드 본사는 우리나라 기업의 안정된 자금력으로 브랜드의 가치를 이어갈 수 있고, 국내 기업은 유럽 고급 브랜드를 가져옴으로써 국내뿐 아니라 중국 등 신흥시장 공략과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 진출에 상당한 메리트를 얻을 수 있다. 실제로 중국이나 신흥 해외 시장에서 현지 유통망을 뚫을 때 유명한 유럽 브랜드를 갖고 있는 기업에 대한 신임도가 높아진다는 관계자의 말도 있다. 유럽 브랜드를 보유함으로써 회사 위상이 높아지는 것은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반년 사이 국내 패션기업이 인수한 유럽발 패션 브랜드는 5개다. 지난해 6월 휠라코리아(대표 윤윤수)가 인수한 「아큐시네트」를 시작으로 「만다리나덕」 「콜롬보」 「까스텔바작」 「시크릿폰폰」이 그것이다. 대기업에서 시작해 중소기업까지 그 바람이 이어지고 있다.
중소 패션유통 업체인 앤플러스21(대표 최현규)은 최근 한화 약 37억원(250유로)에 이탈리아 가방 브랜드 「시크릿폰폰」을 인수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10년 「시크릿폰폰」의 국내 라이선스를 획득한데 이어 지난해 12월에 상표권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앤플러스21은 「시크릿폰폰」의 본사인 이탈리아 SPP Srl의 지분 50%를 확보해 최대 주주가 됐다. 「시크릿폰폰」을 기존의 핸드백, 지갑과 함께 화장품, 진캐주얼, 선글라스 등 다양한 복종을 개발해 토털 패션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엑스알코리아(대표 민복기)는 지난해 9월 프랑스 디자이너 브랜드 「까스텔바작」을 약 120억 6000만원(800유로)에 인수했다. 중소기업이 해외 브랜드를 인수한 사례로 당시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지난해부터 디자이너 까스텔 바작과 꾸준히 브랜드 컨셉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 상반기부터 젊고 톡톡 튀는 감성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선보일 예정이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를 담은 상품을 보여주겠다는 브랜드의 비전에 패션 업계의 관심도 높아진 상태다.
대기업들의 해외 브랜드 인수는 본격화한 상태다. 이랜드(대표 박성경)가 지난해 7월 이탈리아 가방 브랜드 「만다리나덕」을 인수했고, 제일모직(대표 박종우)이 지난 11월 이탈리아 악어가죽 브랜드 「콜롬보 비아 델라 스피가」를 인수해 세계적인 이슈로 떠올랐다.
이 밖에도 LG패션(대표 구본걸)은 최근 이탈리아 남성복 브랜드 인수 작업을 마무리 짓고 있는 중이며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대표 박동문)은 유럽의 남성, 스포츠 브랜드를 인수하기 위해 좋은 브랜드를 찾고 있는 중이다. 대기업들의 적극적인 해외 브랜드 인수와 함께 중소패션기업들의 움직임이 더해져 앞으로 해외 패션 브랜드 인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패션비즈 2012년 2월 1일 http://www.fashion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