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행수입 시장 ‘빨간 불’
다시 활성화되는 듯 했던 병행수입 시장이 또다시 암초에 부딪히고 있다.
특성상 크게 확대되지 못하고 들쑥날쑥 했던 병행수입 시장은 최근 2년 사이 전문 업체들이 증가, 중저가 중심의 할인유통인 대형마트로까지 진출을 급속히 확대하면서 활기를 띄는 듯 했다.
오르루체코리아가 전개한 명품 편집숍 ‘오르루체 명품관’이 2010년부터 홈플러스, 아울렛 쇼핑몰 등 대형 유통에 입점을 시작하면서 병행수입 매장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지난해 무려 25개 유통망을 구축했으며, 롯데마트도 재작년 5월 잠실 월드점 2층에 ‘구찌’, ‘페라가모’, ‘프라다’ 등 명품 브랜드 제품으로 구성된 롯데홈쇼핑관을 선보이며 명품 편집숍 구성에 뛰어들었다.
대형마트와 명품이라는 아이러니한 조합은 물론 ‘오르루체’ 매장이 오픈 일주일 만에 2400명 이상의 방문객과 1억 원의 매출이라는 기록을 세우면서 떠들썩한 관심을 이끌어내며 성장 가능성을 엿보였다.
그러나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양극화의 그늘과 병행의 고질적 문제인 다양한 아이템의 원활한 물량 수급, A/S 문제 등이 오버랩 되면서 거품이 꺼져 원점으로 되돌아간 상태다.
오르루체코리아는 지난해 3개년 계획을 세우고 50평 이상 규모의 가맹점 사업까지 시도하며 공격적인 성장을 꾀했으나 결국 사업을 이어가지 못하고 지난해 11월 럭스에비뉴에 사업을 넘겼다.
매출이 추락하면서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활발한 전개에 나섰던 명품숍을 잠실 등 수요가 남아있는 곳을 제외하고는 줄줄이 정리했으며, 남아 있는 점포 역시 만족할만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초기 활발했던 매출이 바닥을 드러낸 데는 정식 수입업체 매장에 비해 부족한 물량이 가장 컸다.
브랜드 수는 역대 최다로 보유했지만 수요가 높은 브랜드 신규 제품이 일주일에 평균 1~2개만 들어오는 등 수량 확보와 아이템의 다양화가 지속되지 못했는데, 결국 이 같은 병행수입의 오랜 숙제를 풀지 못해서란 것이 대형마트 바이어와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또한 잦은 해외여행과 여주, 파주 등 프리미엄 아울렛은 물론 해외 명품 전문 인터넷 사이트까지 구매 창구 증가로 수요가 계속 분산됐고, 선물구매는 백화점이 거의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침체 심화로 잠실 등 특수한 상권을 제외하곤 병행수입 매장을 찾는 중산층 이하의 고객들이 주머니를 닫아버린 영향이 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 신세계, 이랜드 등 거대 기업들이 아울렛 사업까지 활발히 뛰어들면서 직접 해외에서 명품을 들여오는 비중이 확대돼 중소 규모 전문 업체 제품의 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병행수입 시장 역시 결국은 대기업이 잠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패럴뉴스 2012년 2월 13일 http://www.ap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