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백화점이 ‘인디 브랜드’ 앞길 막는다

2012-04-13 04:43 조회수 아이콘 1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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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백화점이 ‘인디 브랜드’ 앞길 막는다

대형 백화점들의 횡포에 한국 패션산업의 ‘젊은 피’가 곪아가고 있다.
최근 롯데·신세계·현대 등 대형 백화점들은 인디 디자이너들을 대상으로 한 ‘디자이너 팝업 스토어’를 앞다퉈 오픈하고 있다. 인디 브랜드를 전개 중인 인디 디자이너들은 유니크한 디자인을 찾는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과 맞물려 최근 국내 패션산업의 활력을 불어넣는 ‘젊은 피’로 인식되고 있다.

 

백화점 역시 매출 진작을 위한 프로모션으로 이들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참가하는 ‘팝업 스토어’를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일부 브랜드는 자체 편집숍에 정상적으로 입점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45%’에 이르는 위탁판매 수수료와 무리한 행사 참여에 대한 일방통보, 부실한 판매환경 등으로 인디 브랜드들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영세 신진 디자이너에 위탁 판매 수수료 45% 씩 챙겨
“싫으면 나가” 당장 현금 아쉬운 디자이너 울며 겨자먹기
퓨처오더 사입 시스템 도입 등 유통선진화 위한 노력 긴요

 

S백화점은 강남점 3층에 7개 브랜드로 구성된 구두 편집숍을 운영 중 이다. 판매 수수료는 45%이며, 지난 3일부터 8일까지는 일방적으로 9층 이벤트홀에서 열리는 슈즈 디자이너 페어란 행사에 참가시켰다.

 

일반적으로 백화점들이 진행하는 팝업 스토어는 25% 수준이고, 특히 단기간에 현금 매출을 올릴 수 있어 ‘정상 위탁 매장’에 비해 매력적이다. 그러나 백화점들은 힘의 우위를 이용해 마구잡이식으로 참가시키거나 일단 참가한 다음에는 무조건 매출이 나와야 하기 때문에 인테리어와 물량에서 디자이너들을 압박한다. 팝업 스토어 관련 진열장과 디스플레이 용품은 모두 디자이너들이 자체 조달해야 한다. 심지어 백화점에서는 인테리어 경쟁을 부추기기도 한다.

 

한 디자이너는 “백화점 요구가 지나치게 일방적이지만 당장 현금이 급하니 참가하게 된다. 그러나 매출 압박 때문에 일단 판매가 잘 되는 ‘쎈’ 디자인을 동대문에서 사입해서라도 매출을 맞추고 있다. 이 때문에 디자이너들 사이에서는 동대문 어느 점포에서 사입해 왔는지 다 알고 있고, 과연 디자이너 브랜드라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해 회의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백화점은 11일부터 같은 점포 여성복 매장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이 백화점 편집숍에 입중 중인 B 브랜드는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싶어했지만, 백화점측에서는 ‘백화점 입점 브랜드의 이미지’를 이유로 참가를 막았다. 그러나 꼭 참가하고 싶으면 백화점 정상 수수료인 45%를 적용하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 백화점은 여성복 편집숍 입점 브랜드는 45%인데 비해 팝업 스토어는 25%의 판매수수료를 받고 있다. B 브랜드 관계자는 “처음에는 백화점 입점 브랜드이기 때문에 이미지 때문에 참가하지 말라고 했지만, 결국 판매수수료가 이유였다”며 어려움을 하소연 했다.

 

일단 한 백화점에 입점한 이후에는 경쟁 백화점 팝업 스토어에 참가하는 것도 지적하는 등 대형 백화점의 횡포에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홍역을 앓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들은 “디자이너 브랜드는 국내 패션·유통업계가 공동으로 양성시켜야 할 미래 자산이다. 셀렉트숍이 일반화되는 리테일 시대를 맞아 홀세일 브랜드와 함께 디자이너 브랜드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디자이너 브랜드가 양질의 콘텐츠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음 시즌 상품을 수주 오더 할 수 있는 유통업체들의 퓨처(Future) 오더 시스템이 필요하다. 특히 디자이너는 상품기획과 차별화된 이미지를 만드는데 전념하고, 백화점과 셀렉트숍은 사입해 판매를 책임지는 역할 분담이 절실하다. 자금력과 전문 인력이 있는 대형 유통업체가 앞장서 인디 브랜드를 양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패션인사이트 2012년 4월 13일 http://www.f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