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장사 왜 안 되나 했더니

2012-07-25 00:00 조회수 아이콘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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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장사 왜 안 되나 했더니...

 

 

여름 시즌 패션 소비의 채널 이동이 극명해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의하면 최근 시즌오프에도 불구하고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패션 시장의 침체가 경기나 날씨보다는 SPA와 인터넷 쇼핑몰 등으로의 소비 채널 이동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백화점과 가두점은 6월 중순부터 사실상 시즌오프에 들어갔다. 여기에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9일까지 한 달간의 파격적인 정기세일에 들어갔지만 세일 전 상황과 비교해 별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7월 중반까지 매출을 세일 이전 상황과 비교한 결과 보합 내지 소폭 역신장한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백화점들이 전개하는 닷컴 매출도 정체를 보이고 있다.

반면 SPA 브랜드와 인터넷 소호 쇼핑몰의 경우 여름 시즌 매출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는 소비 합리화에 따른 브랜드 선호도 저하가 단품을 주로 찾는 여름 시즌에 더 심해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비싼 금액을 투자하는 아이템과 저가를 쉽게 구매하는 아이템을 구분해 소비하는 패턴이 고착화되면서 여름 시즌 브랜드 시장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트렌디한 상품은 이제 저가 시장의 차지다. 똑같은 원피스를 인터넷 쇼핑몰은 3만9천원, 마트 브랜드는 7만9천원, 백화점은 27만원에 판다. 겨울 아우터와 달리 여름 단품에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브랜드 값을 지불할 소비자는 없다”고 말했다. 올해는 특히 6월 초부터 한 여름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예년에 비해 저가 단품 구매가 일찍 시작돼 채널 이동이 심했던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여성, 남성, 캐주얼 등 전 복종에 걸쳐 확산되고 있다. 에프알엘코리아가 전개하는 ‘유니클로’는 지난해 남성 구매 비중이 50%를 넘었다. 올 여름 시즌에도 남성 소비자들의 구매 비율이 더 늘어나면서 매출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간단한 트레이닝복과 바람막이 등 아웃도어 및 스포츠 소재를 사용한 여름 시즌 단품 구매가 남성 소비층에 의해 압도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여성용 홈웨어와 브라탑도 예년에 비해 판매율이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남성 라인의 다각화 및 확대를 진행해 온 ‘유니클로’는 올 추동 시즌에도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제일모직의 SPA ‘에잇세컨즈’는 봄 시즌에 비해 여름 시즌 매출이 크게 높아졌다. 봄 시즌 젊은 20대가 주력 소비층이었던 것에 비해 여름 시즌 들어 30대 이상의 소비층이 집중 유입됐기 때문이다. 복종별로는 단품을 찾는 남성층의 구매력이 크게 높아져 향후 남성 라인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기도 했다.

여성복 업계는 통상적으로 춘하 시즌 대비 추동 시즌 매출 대비율을 1.5배가량으로 보고 있다. 유럽이나 미국 등지의 브랜드가 1.1~1.2배인 것에 비해 국내 브랜드들은 추동 시즌 매출 쏠림이 심한 편이다. 하지만 올해는 이보다 심한 1.7배가량으로, 연간 매출의 70% 가량이 추동 시즌에 쏠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춘하 시즌 매출은 그만큼 다른 채널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스타일난다’와 ‘난닝구닷컴’ 등 여성복을 취급하는 상위 인터넷 쇼핑몰의 경우 여름 시즌 매출이 거의 40~50%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겨울에 비해 객단가가 낮은 점을 감안하면 수량 기준으로는 여름 시즌 판매율이 훨씬 높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백화점 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이 심해 구매를 하지 않는 소비자들이 많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소비를 멈췄다기보다는 더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면서 채널 이동이 많아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추동 시즌 기획에 더 집중하는 브랜드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수입 시장이나 기타 채널의 비중이 이 기간에도 역시 높아지면서 국내 기존 브랜드 시장은 샌드위치 신세에 처해 있다고 보는 시각도 늘고 있다.

김소희 말콤브릿지 대표는 “저가의 트렌디한 상품을 취급하는 규모 지향적 브랜드와 독자적인 컨셉으로 승부하는 고급 브랜드 시장으로의 양극화가 더 심해질 것”이라며 “로컬 브랜드들은 컨셉과 규모를 동시에 추구하면서 스스로 애매한 경계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2012년 7월 25일 어패럴뉴스 www.ap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