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 업체, 오더 “받을까 말까”

2012-07-31 00:00 조회수 아이콘 10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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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 업체, 오더 “받을까 말까”

 

내년 춘하 시즌 패션 업체의 원단 발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협력 업체들이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이고 있다. 패션 업체들의 긴축 경영이 늘고 자금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면서 협력 업체들이 오더 수주와 피해 방지를 위해 거래 업체 내부 사정 파악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패션 업체의 재고 물량이 늘어나면서 완제품 오더를 받아도 중간에 이를 취소, 납품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고, 어음 결제가 최장 6개월까지 미뤄지면서 협력 업체들은 상담 요청이 들어와도 선별해서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이달 중순 남성복 전문 기업인 미도가 부도를 내는 과정에서 내년 상반기 원단 발주를 진행했던 협력 업체들 중 내부 사정에 정통한 일부 업체는 막판에 원단을 봉제공장에서 빼내 피해를 받지 않았다. 자금 사정이 원활하지 못하고 어음 결제를 막지 못할 것이라는 정보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협력 업체는 지난 시즌까지 원단과 완제품 납품을 진행했던 A브랜드에 올해는 추동 시즌 원단만 발주 받아 한차례 진행했고, 내년 상반기에는 거래를 하지 않기로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재 A브랜드의 어음 결제가 6개월까지 늘어났고, 내부 상황에 맞지 않을 정도의 빅 오더를 요청해와 고민 끝에 발주를 받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중소 전문 업체의 경우 발주 물량이 적더라도 결제조건만 맞으면 큰 무리 없이 진행했던 업체들조차 상담 자체를 꺼리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과의 거래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최근 재고 물량이 크게 늘어난 B사의 경우 베트남에서 완제품 수트 생산을 위해 투입했던 물량 중 절반가량을 현지 협력 업체에게 떠 넘겼다. 재고 소진에 주력해야 한다는 내부 방침에 따라 당초 사업계획을 수정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문제는 입고 시기가 긴 동남아 업체와의 거래는 이미 선발주로 진행이 된 상태여서 협력 업체가 고스란히 피해를 보게 된 것이다. 피해 물량도 수트 2만착에 달한다. B사의 협력 업체에 등록된 일부 업체는 이 같은 사실을 알고 겨울 시즌 일부와 내년 상반기 오더를 받지 않았다.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협력 업체 스스로 방어에 나선 것이다. 협력 업체 한 대표는 “B사 재고 보유 물량이 상당하다는 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다. 오더를 받고 생산하더라도 100% 입고가 되는 게 아니라 일부는 협력 업체가 중간에 떠 앉는 일이 최근 빈번히 발생되고 있어 조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완제품 프로모션과 원단 컨버터 업체들은 이 같은 위험 요소를 줄이려고 일괄 공정이 가능한 대형화 또는 밀(mill)로 등록해 중견 기업 이상의 통합 소싱팀과 거래에 나서고 있으나 이마저도 규모와 단가 경쟁에 밀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전히 협력 업체는 패션 업체들에게 동반 성장의 파트너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문제는 어려운 환경일수록 갑과 을의 관계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 7월 31일 어패럴뉴스 www.ap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