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진단 여성복 업계 위기 탈출

2012-08-06 00:00 조회수 아이콘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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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진단 여성복 업계 위기 탈출, 생존 해법은?
- “옷만 잘 만들면 된다” 자가당착 탈피 ‘혁신’ 절실!

 

패션계 뿐만 아니라 국내 산업 전반의 침체와 점점 더 예측 불가능한 변덕스러운 날씨에 여성복 시장은 타격을 입고 있다. 지각변동이라고 할 만큼 급변하는 소비 트렌드와 유통 패러다임 속에서 방향성을 잃고 흔들리는 여성복 시장은 매출 둔화와 시장 포화 속에서 적자구조가 심화되면서 현재 생존을 위한 사투가 치열하다.

올해 전체 패션시장규모 전망은 37조6381억 원이며 잡화를 뺀 순수 의류시장 규모는 30조 3213억 원. 이중 여성복 시장 규모는 2조9718억 원으로 지난 2009년 3조 6554억 원이었던 것이 매년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상황이다.(표참조) 이는 유아동복 8013억 원, 내의류 1조3762억 원 다음으로 작은 시장규모다. 

과거 ‘패션 산업의 꽃’으로 불리웠던 여성복 시장의 미래에 대해 현재는 암울한 말들만 쏟아지고 있다. 위기에 봉착한 여성복 시장의 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과 소비 해동에 대한 대안은 없을까. 

여성복 시장에서 다년간의 경험과 연륜을 갖춘 전문가들은 글로벌 SPA의 등장은 이미 필연적인 도입이 예고돼왔고 그 보다도 더 큰 문제점은 각 브랜드가 자생력을 갖기 위한 컨텐츠의 다양성이나 깊이가 부족, 심도 있는 비즈니스 툴을 갖추지 못한 것이 현재의 위기를 가져왔다고 입을 모은다. 이는 아마도 여성복만이 가진 문제점은 아닐 듯 하다.

뜨고지는 트렌드나 변화하는 대세에 따라 기업의 미래를 거는 모험은 너무 위험하다는 것. 기업의 역량을 정확하고 철저히 분석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향후 1~2년간 여성복 시장은 30%이상의 브랜드가 정리되는 뼈 아픈 수순을 겪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여성복 시장의 위기 탈출을 위한 해법을 찾고 방향을 제시해본다.

▶롯데백화점 여성패션 부문장 황범석 이사

핵심 가치와 문화·아이덴티티 경쟁이 곧 생존

패션경기가 지속적으로 악화되면서 여성복 시장의 파이는 점점 줄고 더 어려워지고 있다. 10년 전만해도 백화점 내 여성복 매출이 전체 외형의 3분의1 이상이었으나 현재는 4분의 1수준으로 줄었다. 고객들에게 항상 새로운 것을 보여주어야 하다는 입장에서 예전에는 입점하려는 새로운 벤더들이 많이 있었지만 현재는 능동적으로 직접 찾아야하는 상황이다.

과거에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던 리딩 브랜드의 출현이 시장을 주도하며 백화점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는 플러스 알파로 작용했었으나 2005년부터 도입된 글로벌 SPA와 수입 컨템포러리의 확대 등이 내셔널 여성복 시장을 위축시키고 성장 둔화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즌 주력상품의 부재와 브랜드들의 상품 동질화 현상 또한 이유다.

특히 논 컨셉, 논 에이지를 지향하는 글로벌 SPA는 국내에 시기적으로 다소 늦게 도입됐음에도 내셔널 브랜드 시장에 큰 파장과 균열을 가져오고 빠른 변혁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특히 유통에서 트렌드와 컨셉, 가격의 파괴를 제시한 SPA를 적극 수용하면서 그 파급력이 더욱 거세졌고 고객들은 큰 혼란을 느끼고 있다. 여기에 작년 하반기부터 급격히 나빠진 패션 경기는 부진이 점점 더해가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여성복들은 잡화, 아웃도어 브랜드들에게까지 밀려나 힘을 잃고 파워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여성복 업계는 시장 논리에 의해 급격한 변혁이 요구되고 있다. 백화점도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수 있을까가 가장 큰 고민이다. 이에 CMD들도 더 이상 기다리지 않고 가로수길, 홍대, 동대문, 온라인, 신진디자이너 물색 등 백화점 내 신선한 컨텐츠 도입을 위해 직접 발로 뛰고 있다. 가능성을 찾아 재능 있는 브랜드나 디자이너들에겐 적극적으로 문을 열어 기회를 주고 함께 협업을 통해 인큐베이팅 해나갈 방침이다. 하반기부터는 팝업존도 더욱 특화된다.

하반기 가장 큰 이슈는 젊은 고객의 집객력을 높이기 위해 영플라자의 대대적인 리뉴얼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실험을 할 방침이다. 최근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요소를 적극 도입해 새로운 유통 형태의 매장 구성을 선보일 것이다. 기존의 관념을 깬 신선한 시도가 성공적인 평가를 받으면 향후 백화점의 뉴 사업 모델안으로 확대 할 방침이다.

대신 협력업체들은 아이덴티티가 뚜렷한 스토리가 있는 브랜드들을 육성해 주길 요구한다. 상품과 트렌드에 대한 기본기를 잘 갖추고 있는 내셔널 브랜드들은 저력이 있기 때문에 현재의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기만의 색깔과 스토리, 문화를 담아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핵심 가치와 아이덴티티에 포커스를 맞춰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요소를 찾는다면 그것이 곧 차별화가 될 것이다.

롯데 백화점은 ‘젊고 패션이 강한 백화점’이라는 혁신이 현 과제를 푸는 솔루션이자 화두다. 다소 올드해진 이미지를 쇄신하고 향후 고객이 될 잠재된 새로운 고객 유치를 위해 의도적으로 좀 더 젊어지고 패셔너블해질 것이다. 최근 진행한 잠실점, 본점 등의 여성복 PC 면적 확대와 쾌적하고 업그레이드 된 매장 환경 등을 통해 리뉴얼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어 이 또한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홈플러스 테넌트팀 총괄 박창국 부장

패션 ‘무형의 생명체’ 진화 요구

올 상반기 홈플러스 패션 부문의 판매 소진율은 전년에 비해 마이너스 7~8%의 실적을 기록했다. 몇 년 전과 비교하면 지속적으로 20~30% 마이너스 실적으로 내리막길을 가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상반기 중반부터 시행된 대형마트의 규제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하반기는 규제가 100% 적용돼 리스크가 더 커질 것이다.

홈플러스는 전체 130개 점포 중 50여개가 패션몰로 특화돼있다. 할인점이라는 인식보다 백화점 못지않은 패션몰로 인식되면서 객단가도 백화점의 65% 수준에 이른다. 이중 여성복 매출 비중은 50%를 넘는다. 그동안 패션 테넌트팀의 최대 화두는 마트의 고급화를 통한 ‘트레이딩-업(Trading Up)’이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트렌드-업(Trend Up)’을 추가했다. 이에 각 카테고리 별 최근 패션계의 이슈를 적극 수용한 ‘패스트 패션화’와 ‘셀렉트샵’에 대한 보강 및 컨텐츠 강화가 빠르게 적용되고 있다. 데스크가 아닌 필드MD를 하는 홈플러스 테넌트팀은 이러한 변화에 발 빠르게 움직여 올해 MD의 큰 축을 ‘more casual, more fashionable, more useful’로 잡았다. 이를 중심으로 2015년까지 좀 더 영하고 트렌디한 MD가 구축될 예정이다.

과거 6~7년 전만해도 할인 유통점은 가격이 최대 경쟁력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패션을 구매하는 채널이 너무 다양해지고 소비자들이 셀프 코디네이션 수준까지 올라오면서 할인점에서도 최신유행을 제안해주는 리즈너블한 가격대의 감도 높은 브랜드를 소구한다. 이러한 변화의 불씨에 불은 붙인 것은 글로벌 SPA의 진입이다. 이는 고객들 소비 트렌드의 변화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지만 생산·기획 패러다임의 변화를 더 크게 가져왔다.

국내 섬유산업은 세계 6위 수준이지만 패션 브랜드 비즈니스로는 세계 100위 안에 드는 업체가 없다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는 크리에이티브 능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브랜드를 인큐베이팅하는 유통의 역할과 책임도 크다고 생각한다. 유통의 독과점 또는 성장을 막는 갑을의 논리는 지양해야 한다. 능력이 출중한 내셔널브랜드들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유통이 사명감을 가지고 성장에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한다.

홈플러스는 ‘패션의 플랫폼’과 같은 역할로 협력업체가 성장 기반을 만들수 있도록 진정한 윈윈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시작은 작은 브랜드였지만 열정과 철학, 비전을 가지고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간 브랜드들을 보면 뿌듯하다. 그것이 홈플러스의 존재이유며 근간이라고 생각한다.

하반기에도 대형 마트 규제 외에도 예측할 수 없는 리스크가 산재하지만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한 집객 강화, 현지 직소싱을 늘리고 중간 유통 마진을 줄인 식품류의 대대적인 가격인하 등을 통해 패션몰과의 시너지를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올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트렌드존’을 신설해 편집샵, 패스트패션 브랜드의 면적 확대를 통해 쇼핑에 펀(fun)적인 요소를 가미, 마트도 패션이 강한, 트렌드지향형 패션몰로써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할 방침이다. 

경기 상황이 안 좋지만 ‘소규모 패션업체 매출 100억 원 돌파 육성’, ‘매장 당 10% 이상의 효율업’, ‘테넌트팀 전반의 트렌드 업’이 큰 사업안의 골자다. 패션은 ‘무형의 생명체’와 같아서 지속적으로 진화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도태될 수 밖에 없다. 업체들은 유통 채널의 다양화를 모두 담을 수 있는 브랜딩과 기획·영업을 융합한 MD적 마인드 강화로 현장의 소리를 발 빠르게 상품화시켜야 한다. 상품 기획의 전환과 물량 운용에 대한 변화도 필수다.

속도와 감도, 가격에 대한 신뢰, 소비자의 니즈를 빠르게 수용 가능한 브랜드가 향후 패션계를 이끌어갈 차세대 브랜드가 될 것이다. 과거의 데이터에 의존하지 말고 자가당착에 빠져있는 패러다임을 깨야한다. 이밖에 정부차원의 지원과 유통과 브랜드의 단합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어려운 시기지만 함께 노력한다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신세계백화점 여성 영패션·캐릭터 부문 박상언 CMD

구태의연 방식 타파 시급

상반기 마감결과 여성 영캐주얼과 영 캐릭터 조닝은 한 자릿수 신장세를, 캐릭터 조닝은 소폭 역 신장을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자켓 판매의 둔화가 이어지고 있고 윤달 영향으로 인한 정장 소비 감소, 캐주얼 라이징의 확대 등 착장의 변화가 여성복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감도있는 브랜드에 대한 소비 욕구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것도 요인이다.

영 조닝은 주 소비층이 30~40대가 되면서 브랜드가 다소 올드해지고 영 고객들의 집객력이 떨어져 실질 구매층으로 넘어오지 못하고 있다. 캐릭터는 여전히 수입 컨템포러리의 감도를 못 따라 온다는 이유로 고객들에게 점차 외면을 받고 있다.

이에 영 조닝은 쇼핑의 재미거리를 줄 수 있는 매장 구성과 팝업 매장 확대로 젊은 이미지 확립에 주력할 계획이다. 또한 일 년에 두 번씩 강남점서 개최했던 신진 디자이너 페어가 올해로 5회차를 맞으면서 꾸준한 호응을 얻고 있어 이를 확대 개최한다. 하반기 10월~12월까지 매달 본점과 센텀점, 강남점서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는 발굴된 신진들에게는 기회의 장으로, 자사는 자체편집 매장에 입점 또는 추후 단독 브랜드로 인큐베이팅 될 수 있는 패션생태계를 도모한다. 팝업존은 쉽게 입점 못하는 신규 브랜드들의 시장성 테스트장으로 참여를 확대해 영 조닝에 활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더욱 특화할 방침이다.

캐릭터 브랜드들은 기존에 고수하던 것에서 빨리 타파해 건전한 경쟁 구도를 만들고 조닝을 이끌어갈 하이엔드 컨셉 브랜드들의 확대와 육성이 절실하다. 기존에는 리딩 브랜드에서 히트 아이템이 출시되면 전 브랜드에 유사 아이템의 카피 및 확산 양상으로 매출을 이끌어가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히트 아이템 자체의 부재가 이어지고 있다.

브랜드들은 유통 채널이 너무 많아지고 SPA 브랜드들의 여파로 더욱 깐깐해진 소비자들을 어필 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야한다. 아이덴티티가 확실하지 않고 지불가치가 없는 가격대만 높은 브랜드들은 설자리가 점차 없어지고 있다.

많은 내셔널브랜드들이 리뉴얼을 준비하고 있을 만큼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고 글로벌 SPA의 성장세도 어느 정도 정점을 찍었기 때문에 아직 가능성은 많다고 생각한다. 셀러브리티와의 콜라보, 한류 열풍에 합류해 시너지를 위한 엔터테인먼트와의 협업 등 새로운 시도로 진화하고 있는 국내 브랜드들을 응원한다. 지속적으로 새로움을 시도하지 않으면 금방 식상함을 느끼고 기존에 볼 수 없던 상품들을 끊임없이 제시, 특별함을 추구해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브랜드의 몫이다.

신세계백화점은 대형 행사 위주의 매출 올리기보다 프리미엄 이미지를 고수하며 정상 상품을 활성화 할 수 있는 연계 프로모션, 스타일 제안전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브랜드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건강한 유통채널이 되도록 힘쓰겠다.

▶트렌드랩506 이정민 대표

온라인 시장 확대, 시장 변혁 중심

현재 여성복 시장의 위기는 디자인만 잘하면 된다는 구시대적 발상에서부터 초래되고 있다. 최근 가장 많은 의뢰를 받는 컨설팅은 브랜드 전략에 관한 것이다. 시장 상황이 어렵다보니 갈 길을 못 찾고 방황하는 브랜드들이 이를 타파할 해법을 찾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이제 옷으로만 승부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것이다. 감도와 가격 경쟁에만 포커스를 맞추기보다 시시각각 변하는 소비자들의 쇼핑 사이클에 주목해야 한다.

오프라인을 무너뜨린 것은 글로벌 SPA보다 더 무서운 온라인 시장의 확대다. 온라인 시장은 꾸준히 변화에 대응하며 독자적으로 차별화된 혁신을 이루어왔다. 하지만 오프라인 브랜드들은 그에 비해 기존 유통에만 의존해 신선한 컨텐츠 개발을 게을리 했다.

패션은 스트림 비즈니스다. 전 단계에서 얼마나 기반을 잘 만드냐가 현재의 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소재의 선택부터 완제품으로 나오기까지 열과 줄로 이어진 모든 협력업체들과 유통은 갑을의 논리에서 벗어나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기업은 내부를 비대하게 확대하기보다 분산경영을 통해 최대한 심플하고 명료하게 만들고 협력사들과의 파이를 키워 스트림부터 탄탄하게 다져 함께 아이디어를 논의하고 고민을 해결해 가야한다.

여성복은 2년 내 현재에서 30%까지 시장이 정리, 축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희소성이 가치가 되는 시대에 돌입, 아이덴티티가 살아있는 브랜드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것이며, 재기발랄한 신진 디자이너들의 파이는 더욱 커질 것이다. 또한 기업들의 M&A가 가속될 것이며 이 과정에서 신규 런칭은 줄고 진입이 용이한 수입 브랜드가 대체될 것이다.

현재 딜레마에 빠져있는 여성복 시장은 무한 경쟁이라는 전쟁터에서 정확한 타겟팅과 포지셔닝으로 자기만의 총알이 필요하다. 일시적인 트렌드나 현재의 이슈로 쉽게 런칭되는 오리지널리티 없는 브랜드들은 스타일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기업 자체가 흔들릴 것이다.

제조사 마인드에만 집중해 리테일이 더욱 중요해지는 것을 보지 못한 것이 현재의 위기를 가져온 이유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만 유일하게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진행되는 패션 비즈니스가 과거에는 유통에 의존해 브랜드가 빨리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이었지만 현재는 한계점이 되고 있다. 자체적인 자생력을 키워 경쟁력을 높이고 중장기적으로 ‘넥스트(Next)’를 위한 대안 마련이 절실하다.

브랜드들은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제품 이상의 혁신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살 수 있는 명분을 줘야한다. 기준이 모호할 수 있지만 남들이 다 하는 것 말고 우리만이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트렌드, 가격, 상품, 아이덴티티 등 다양한 요소 중 우리만이 잘 할 수 있는 밸류가 무엇인지 기업의 역량과 강점을 되돌아봐야 한다. 이를 분석해서 제일 잘 할 수 있는 것을 비즈니스 모델로 개발해 남다른 것을 제시해야 하는 시점이다.

▶대현 ‘블루페페’ 사업부 권혁남 상무

초근접 기획, 적재적소 공급 관건

‘블루페페’는 올 상반기 컬러와 디자인에 과감한 변화를 시도,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도 목표대비 107% 초과 달성으로 선방했다. 기존에는 시즌 고정 주도 아이템에 현 트렌드를 가미한 기획이 주였다면 최근에는 이러한 상품들은 소비자들에게 차가운 외면을 받고 있다.

몇 년전부터 ‘블루페페’는 선기획 비중은 20%도 채 되지 않을 정도로 줄였으며, 90% 이상을 국내 생산으로 돌려 날씨와 외부환경을 즉시 반영한 초근접 기획으로 전환해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판매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인기를 끌었던 아이템은 오히려 기획에서 제외한다.

누구에게나 리스크로 작용하는 날씨와 경기는 제외하고 현재 여성복 시장의 화두는 소비자들의 착장 변화다. 전통 스트리트 브랜드라고 해서 여전히 보수적인 성향을 유지하고 지방 상권 소비자들이 트렌드에 뒤쳐진다는 생각은 큰 오산이다. 또한 경기에 따라 할인율에 대한 변동폭이 너무 유동적이고 대리점 운용의 잦은 정책 변화는 단기적인 수익은 좋아질 수 있으나 소비자들의 신뢰가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블루페페’는 시장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정책은 철저히 지양하고 기존의 원칙을 고수하고 정착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전통 가두 브랜드의 진부하고 고착화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여성복 업계를 리딩하기 위한 혁신적인 변화의 중심에서 확신과 자신감을 얻었다.

지난 5년간 가두 어덜트 브랜드들이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을 지나 현 시장 포화 상태에서 거품이 빠지는 급속한 구조 재편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두상권에서 여성복이 주도하는 시대는 지났다. 대신 ‘블루페페’는 틈새를 공략하는 독자노선으로 전통 스트리트 여성 브랜드의 선봉이 되는 것이 목표다. 볼륨보다는 확고한 아이덴티티를 유지하고 백화점 브랜드와 견주어도 트렌드나 상품성이 전혀 뒤처지지 않는, 리딩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방침이다.

현 상황을 적재적소에 반영해 즉시 출고가 가능한 시스템 구축 강점으로 자신감 있는 상품 기획과 지속적으로 구매 욕구를 일으킬 수 있는 매력적이고 새로운 상품 제안으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계획이다. 여성복 경기는 하반기에도 여전히 낙관적으로 보기 어려울 것이다. 위기 대응 능력을 갖춘 업체들은 살아남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브랜드들은 철저히 약육강식의 논리가 적용될 것이다.

대현은 끊임없이 시도하고 꿈틀되는 열정, 단일되고 합심된 탄탄한 맨파워를 바탕으로 잠재력을 갖고 있다. 기본기를 갖추고 헤리티지와 히스토리를 갖고 있는 저력으로 소비자들이 직접 찾아오고 상품력으로 승부하는 여성복이 될 것이다. 올 초 선보여 대단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신규 ‘듀엘’처럼 프리미엄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향후 여성복을 이끌어갈 차세대 브랜드로 업계 전반에 활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할 계획이다.

▶신원 제1패션본부 김남규 본부장

급속한 재편 이루어 질 것

국내시장 경제 악화와 유럽 재정위기, 글로벌 SPA 시장 확대 등 국내외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상반기 매출 신장에 악영향을 끼쳤다. 변화무쌍한 날씨는 복종을 막론하고 각 브랜드들에 매출 역신장을 심화시켰다.

자켓, 트렌치 등 과거에 관습처럼 팔리던 아이템들이 외면당하며 매출 하락의 주요인으로 꼽혔다.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른 아웃도어, 스포츠 패션 마켓의 확대가 캐주얼라이징을 촉구하며 여성복 시장의 둔화를 가져오기도 했다.

현재 가장 큰 이슈인 글로벌 SPA 확장 여파에 대해 많은 말들을 하고 있지만 그들의 출현이 내셔널 브랜드의 매출을 잠식했다는 시각은 다소 과장된 부분이 있다. 그보다 합리소비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준과 시각을 평준화한 역할을 하면서 고객들의 눈높이를 높여놨다고 생각한다. 가격과 품질에 더욱 깐깐해진 소비자들은 쉽사리 지갑을 열지 않는다.

무조건 싸다고 구매하지도 않는다. 경기에 따른 부침은 있지만 의류 구매에 대한 여성들의 욕구가 사라지지 않는 이상 지불가치가 있는 상품에는 여전히 아낌없는 구매를 할 것이다.
대신 불황을 통해 여성복 시장의 과도한 거품이 빠지고 시장이 정리되는 재편이 급속히 이루어질 것이다. 향후 여성복은 헤리티지와 뚜렷한 아이덴티티를 보유하고 있느냐가 브랜드의 생사를 결정할 것이다. 소싱력 확보 여부도 더욱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원은 태생적인 소싱력 강점을 바탕으로 불황 탈출을 위한 유통 채널 확대에 나선다. 매장으로 소비자들을 유도하는 전통적인 방법에서 벗어나 다양한 채널을 넘나들며 쇼핑하는 하이브리드 쇼핑족들을 겨냥해 홈쇼핑, 온라인 사업을 확대한다.

또한 생산본부가 각 사업부에 귀속되면서 더욱 스피디한 시스템을 갖춰 선택과 집중의 물량 운영으로 효율 극대화에 초점을 맞출 전략이다. 원가 절감과 배수 구조를 확보할 수 있는 우리만의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에 외부 환경이 좋지 않아도 여전히 공격적인 투자가 지속될 것이다.

‘위기는 또 다른 기회’라는 말처럼 시장이 위축돼있는 불황을 오히려 재도약 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것이다. 그동안 많은 풍파와 굴곡을 겪어온 신원의 경험과 커리어를 바탕으로 현재의 혼란과 변화에도 의연하게 대처할 방침이다.

각 브랜드가 처한 상황에 따라 상품의 안정과 매장의 환경적 요소, 비주얼 업그레이드 등을 통한 융합과 시너지를 도모해 차분히 돌파구를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최근 진행한 글로벌 명품 사업 확대를 위한 M&A도 그 일환이지만 비어있는 고가 여성복 라인업을 위한 내셔널 명품 브랜드 런칭도 곧 가시화할 계획이다.

 

2012년 8월 6일 한국섬유신문 www.k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