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형·절약형 소비패턴 확산
갈수록 심해지는 경기불황으로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이 변화하고 있다. 같은 값을 주더라도 할인 폭이 큰 상품, 같은 상품이라도 보다 값이 저렴한 상품을 구매하려는 이른바 ‘불황형·절약형 소비패턴’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11일 롯데백화점 강남점 8층 행사장에서 열린 ‘금강’, ‘에스콰이아’ 이월상품 대 방출 행사에는 고객들의 꽉 찬 발걸음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직원들이 박스를 뜯기가 무섭게 소비자들이 구두를 낚아채 가는 모습이 여기저기서 나타났다. 반면 정상매장에는 손님들의 발걸음이 뜸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이 제 값을 주고 상품을 사가기 보다는 행사상품 중심으로 구매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저가 슈즈 브랜드들의 약진도 주목된다. 미국 스트리트 슈즈 ‘탐스’는 백화점 제화 코너에 정식 매장을 열고 유통망을 빠르게 확보해가고 있다. 백화점 내 제화 코너에 중저가 브랜드가 단독 매장을 낸 것은 처음으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페르쉐’, ‘찰스앤키스’, ‘스티유’, ‘버니블루’ 등도 백화점과 쇼핑몰, 가두상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의류매장에서도 정상상품보다는 행사상품 중심으로 구매가 이뤄지고 있다. 올 여름 캐주얼 시장에서 가장 잘 팔린 상품은 1만원 전후반대의 초저가 아이템들이다. 기본 티셔츠를 비롯해 민소재티, 원피스 등 초저가 아이템들의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성복 역시 중저가의 단품 중심의 아이템들이 매출을 주도하고 있으며, 스포츠ㆍ아웃도어도 중가 아이템들이 주로 판매되고 있다. ‘웨스트우드’, ‘마운티아’ 등 중저가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올해 전년 대비 30~40%의 고성장을 달리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SPA 브랜드들이 초저가 아이템이 쏟아져 나오면서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으며, 경기불황으로 알뜰구매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소비패턴은 불황과는 무관하다는 명품 군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올 들어 백화점 명품 매장에는 국내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뜸하다. 해외 관광객들의 명품 구매는 늘고 있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는 줄면서 성장세가 주춤하다.
지난 4월 롯데백화점은 해외 패션 브랜드 부문 매출은 25개월 만에 처음 매출이 감소세를 보였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명품 군 매출이 지난 2월 19%에서 3월 17%, 4월 2.3%로 급 하락세를 보였다. 백화점 여름정기세일 기간에도 현대백화점 명품 군은 12%, 신세계백화점은 9%로 지난해 대비 반 토막 실적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명품을 선호하던 젊은 층과 중산층들이 경기불황으로 소비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중고 명품은 활황을 보이고 있다. 오픈마켓 11번가에 따르면 중고 매출 가운데 명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20% 내외였으나 지난달에는 30% 이상으로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캐주얼 업계 한 임원은 “실용주의 소비 확산과 함께 경기불황이 지속됨에 따라 당분간 초저가 소비행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는 국내 업체들의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12년 8월 20일 어패럴뉴스 www.ap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