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유통가에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던 직매입 열기가 수그러들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이 직매입 백화점을 공식화하면서 롯데, 현대 등 주요 백화점으로 불붙기 시작한지 1년여 만이다.
비록 테스트 차원에 불과하긴 했지만, 직매입 유통은 기존 수수료 시스템의 한계에 직면한 유통업계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인식하면서 이슈로 부상했다. 하지만 국내 패션 유통 환경이 오랜 수수료 직영 방식을 유지해 온데다, 직매입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섣불리 나서고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지난 1년여 간 테스트를 진행해 온 유통 업체들은 그 실효성에 대해 회의적이라는 결론을 내고 있다. 작던 크던 구성을 갖춘 다수의 브랜드가 움직이는 국내 패션 시장에서 아이템으로 승부를 내는 직매입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른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백화점은 작년까지 매입팀별로 금액을 할당하면서까지 직매입을 독려해 왔으나 올해는 그러한 시도 자체가 거의 사라졌다. 직매입 시스템이 안착된 미국 및 유럽 백화점에 대한 시장조사를 벌이며 사업성을 검토해 온 롯데는 국내 환경과 내부 시스템, 인력 구조를 고려할 때 수익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
롯데 한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의 백화점들이 가지고 있는 직매입 시스템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많이 다르다. 생각과 달리 제조업체 부담이 클 뿐만 아니라 경기 등 외부 환경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에서 탈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재고 부담이나 이익 보전 등의 별도 계약이 존재하는 조건형 직매입 시스템이 일반화되어 있고, 경기가 나빠지면 바잉이 위축되면서 곧바로 제조업체에 타격을 준다는 것이다. 여기에 바잉과 판매 관리를 별도로 담당하는 인력 풀로 인해 현재 국내 백화점에 비해 두 배에 달하는 인력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유통 업체들은 직매입 대신 PB(자체상표)를 확충해 자가 발전의 원동력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롯데는 자체 브랜드 확보를 늘리는 한편, SPA부터 명품에 이르는 브랜드 풀을 확장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자체 브랜드 사업을 담당하는 글로벌패션사업부문이 해외 브랜드 확보부터 국내 브랜드 인수 등 다양한 방식으로 브랜드 풀을 확장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대와 신세계도 마찬가지다. 신세계는 이미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통해 브랜드 풀을 확보하고 PB 비중을 키워왔는데, 최근 명품부터 SPA 이르는 수입 브랜드 확보에 더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현대 역시 PB를 키우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백화점, 대형마트 할 것 없이 선진국 유통 업체들 대부분이 40%가 넘는 PB를 통해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는데, 저성장 기조에 진입한 국내 유통 역시 그러한 상황을 감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매입 백화점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해 온 이랜드리테일도 최근 기조는 PB 확대다. 이미 수 십 개의 PB를 자사 아울렛몰 및 백화점 등에서 전개해 온 이랜드는 자체 소싱을 통한 편집숍을 전 복종에 걸쳐 지속적으로 개발 중이다.
또 패션 계열사 브랜드들이 SPA 및 편집숍 사업에 나섬에 따라 이를 집중적으로 입점시켜 다른 유통과 차별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울렛이 주력인 만큼 재고 직매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지만, 유통 운영 시스템 자체를 직매입으로 전환하고자 했던 당초 계획은 상당 부분 수정됐다.
2012년 8월 23일 어패럴뉴스 www.ap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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