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섬유업체, 상반기 ‘헛장사’
패션·섬유 업체들의 올 상반기 영업실적이 작년에 비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가 최근 발표한 ‘12월 결산 법인 올 상반기 영업실적’에 의하면 패션·섬유 업체들의 매출은 대부분 소폭 증가하거나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42개 업체 중 매출이 증가한 업체는 24개로 절반을 넘었으나 영업이익과 순익이 증가한 업체는 각각 8개에 불과해 전체의 약 80%가 순익이 줄거나 적자를 보았다. 영업이익과 순익이 적자를 본 업체도 각각 13개와 15개에 달해 예년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이는 작년 상반기 실적 호조에 따른 기저 효과와 함께 내수 및 글로벌 경기침체 때문으로 풀이된다. 작년의 경우 조사 대상 37개 업체 중 매출이 증가한 곳은 33개, 순익이 늘어난 곳은 24개사에 달했다.
<패션> 대규모 할인 판매로 ‘헛장사’
경기침체와 함께 오락가락하는 날씨가 판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아우터 물량이 몰려 있는 1분기에는 이상고온으로 매출이 줄어들더니 2분기에는 이른 무더위와 장마로 간절기 장사를 망친 것이다.
이에 따라 패션 업체들은 너도나도 대규모 할인 판매에 나섰으며, 결국 남는 게 없는 장사를 한 꼴이 됐다. 이는 중견 업체는 물론 비교적 경기 영향을 덜 받던 대기업들도 마찬가지였다. 제일모직과 LG패션은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2.1%, 6.8% 신장했지만 순이익은 9.2%, 23.7% 줄어들었다. 한섬도 매출은 5.6% 증가했지만 순익은 4.1% 감소했다.
중견 업체는 사정이 더욱 안 좋았다. 상당수 업체가 매출이 소폭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감소하거나 적자를 봤다. 28개 업체 중 매출이 늘어난 곳은 17개에 달했으나 영업이익이 감소하거나 적자를 본 곳은 20개에 달했다. 그만큼 매출을 늘리기 위해 할인 폭을 늘리는 등 가격 정책을 잘 못 펼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에다 날씨마저 도와주지 않아 상반기 실적이 예상보다 더욱 안 좋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반면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 수출 업체들은 선전했다. 특히 영원무역은 매출이 14.0%, 순익이 22.6% 증가했으며, 한세실업은 매출이 21.8%, 순익이 74.8%나 늘었다. 이는 우호적인 환율과 원부자재 가격 안정, 생산기반과 품질안정화로 시장점유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섬유> 원료가 폭등에 원사가 하락
면방과 화섬 등 섬유 업체는 상황이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이들 업체는 유럽 발 금융위기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의 직격탄을 받았다. 여기에 제품 가격에 반영된 원료 가격마저 비싸 최악의 시즌을 맞았다.
면방은 경방, 동일방직, 일신방직, 대한방직, 전방, SG충남방직 등 모든 상장사의 순익이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원면 가격 인상과 수요 감소 여파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큰 폭의 적자를 본 것이다. 매출도 대부분 두 자릿수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비싼 원면을 싸서 만든 원사 가격이 경기침체로 폭락하는 바람에 30% 정도 손해를 보고 팔 만큼 영업 환경이 안 좋았다”고 말했다.
태광산업, 휴비스, 웅진케미칼 등 주요 화섬 업체들도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와 원사 가격 약세로 실적이 부진했다. 우량 업체인 태광산업마저 매출이 두 자릿수 감소하고,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됐다.
올 상반기 패션·섬유 업체의 실적 악화는 어느 정도 예상된 일로, 내수 경기가 바닥을 모르고 가라앉고 있고,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지 못한 데 기인하고 있다. 여기에 작년 상반기 실적 호조로 상대적으로 올해 실적이 나빠질 수밖에 없는 기저 효과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문제는 작년 하반기부터 하락세로 돌아선 영업실적이 4분기 째 이어지고 있다는 것으로, 올 3분기 역시 경기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자칫 침체가 장기화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2012년 8월 27일 어패럴뉴스 www.ap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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