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생존 위한 체질개선

2012-09-17 00:00 조회수 아이콘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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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 생존 위한 체질개선
고비용 구조·비효율 점포는 과감히 정비

 





리테일 시대 적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해야


패션기업들이 생존을 위한 과감한 체질개선을 단행하고 있다.
방만하게 운영했던 비효율 조직을 과감하게 정리하는 것은 기본이고, 효율이 낮은 점포는 철수하고 있다.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침체와 판매부진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란 것이다.


최근 몇 년간 국내 패션 시장의 변화를 주도했던 A사는 이달 초 지사를 통합하고, 40여명의 본사 직원을 정리했다. 얼마 전에도 M&A를 단행할 만큼 잘 나가는 기업으로 인식됐지만 비효율 사업부가 많아 구조조정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중견 캐주얼 업체 B사는 100여명의 본사 직원을 정리하고, 70여명의 물류직원을 아웃소싱으로 전환했다. B사는 10여 개의 백화점 점포와 직영점도 비효율을 이유로 정리했다.


대기업인 이랜드그룹도 최근 「후아유」와 「스파오」 「미쏘」등 SPA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쉐인」과 「콕스」를 중단하기로 했다. 가능성 높은 사업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차별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통한 체질개선도 활발하다.
성장기에서 성숙기로 시장 환경이 바뀌었고, 패션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이 변했는데, 과거 방식으로 쥐어 짜서는 난관을 헤쳐나가기 어렵다는 것 이다.


지난 2010년 4월 코오롱 품에 안긴 패션잡화 브랜드 「쿠론」은 최근 패션업계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다. 작년 외형의 2배인 200억 원을 지난 달 가뿐히 넘은 데 이어 올해 400억 원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무려 400%의 높은 신장율 이다.


하지만 「쿠론」이 주목 받는 이유는 ‘외형 신장’이 아니다. 이 브랜드는 석정혜 디자이너에 의해 2009년 출시됐다. 고성장 가능성을 파악한 코오롱이 그 이듬해 석정혜씨를 코오롱 임원으로 영입하고, 브랜드를 인수했다. ‘디자이너 브랜드 감성’과 ‘대기업 시스템’의 결합이란 측면에서 초기부터 주목 받았다. 결과는 성공적 이었다.


패션잡화 디자인 전공자나 경험자는 전무했지만, 디자이너는 매장 판매까지 관여하고, 영업부는 상품기획에 참여하는 등 10여명의 부서원이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움직이며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었다. 또 지난해 10월엔 파리 플러스방돔이란 전시회에 참가해 25만 달러를 수주 받는 등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석정혜 이사는 “코오롱이 가진 해외 인프라와 조직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인프라가 받쳐줬기 때문에 브랜드 고유의 감성을 최대한 발휘했고, 이는 국내외 소비자들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코오롱은 최근 「럭키 슈에뜨」란 디자이너 브랜드를 인수해 여성복 시장에서 제2의 「쿠론」을 만들어가고 있다. CMG 김묘환 사장은 “시장 흐름을 결정하는 기준과 판이 바뀌고 있다. 좋은 제품을 만들어 점포를 오픈 하면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식으론 생존하고 어렵다.


기획에서 마케팅에 이르기 까지 제조자 관점인 4P 전략이 아닌 소비자 관점의 *4C 전략이 필요하다. 4C의 전략 위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와 같은 고비용 구조로는 미래 보장 못해
중견 패션기업 C사는 올 가을 아웃도어 브랜드를 출시했다. 유명 브랜드를 라이선시로 계약했기 때문에 비싼 로열티를 부담해야 했다. 또 백화점 위주로 유통을 전개해야 한다는 조건, 일정 비율은 미국 직수입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등 모든 항목이 까다로웠다. 이 회사는 연간 7억 원을 들여 빅 스타를 광고 모델로 계약하는 출혈을 했지만, 유통망 개설은 10개 미만에 그쳐 용두사미가 됐다. 매출도 바닥을 맴돌며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올 들어 출시한 상당수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C사와 사정이 다르지 않다. 심지어 상반기 출시한 D브랜드는 이미 정리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후발 주자들이 앞다퉈 돈 되는 시장이라고 생각하고 적게는 50억 원 많게는 100억 원 이상 쏟아 부었다. 그러나 아웃도어 시장은 꼭지점을 찍고 공급과잉과 이익하락의 성숙단계로 접어들어 과거와 같은 고수익의 장미빛 미래와는 거리가 멀다. 연세대 경영대학 장대련 교수는 “상향과 하향의 불규칙한 격동기에는 그에 맞는 경영 시스템과 위기 예측 조기 경보 시스템, 최적의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며 “체험 마케팅처럼 고객 감동을 줄 수 있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제품 라인업 다각화를 통한 순발력 있는 대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진원지 역할을 할 수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 개설을 구체적인 방안으로 설명했다.


*전통적인 마케팅 전략인 4P(Product, Price, Place, Promotion)가 공급자 중심의 관점인데 비해 4C(Customer Benefits, Cost to customer, Convenience, Communication)는 철저히 소비자 관점의 시장 접근법 이다.
 

2012년 9월 14일 패션인사이트 www.f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