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깊어지면서 패션 업계에 각종 편법 세일이 다시금 성행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통상 ‘임의 할인’이라 칭하는 비공식적인 가격 할인이 거의 전 복종으로 퍼진 가운데, 이른바 목표를 채우기 위한 매출 찍기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대적으로 할인 폭이 적은 백화점 여성복에서 가장 크게 성행하고 있다. 특히 오랜 기간 매출이 침체 일로인데다 백화점에서 상대적 수세에 몰리고 있는 디자이너, 모피, 니트 등 여성정장 존이 가장 심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2년 전 롯데백화점은 고질병으로 고착화된 임의 할인을 근절한다는 방침 아래 해당 존에 대해 그린 프라이스제(정상 가격을 인하하고 정찰제 판매를 원칙으로 하는 제도)를 시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임의 할인이 한동안 주춤하는 듯 했으나 실효를 거두지 못한 채 최근 매출 저하가 심해지고, 백화점 업계의 면적 축소가 이어지면서 노골적으로 성행하고 있다.
특히 이들 브랜드의 경우 숍 매니저를 비롯한 매장 판매 사원의 파워가 세 본사와 백화점 측 모두 암묵적으로 눈을 감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단골 위주 장사로 매니저가 관리하는 고객들에 대한 임의 할인을 막을 수 없다는 현실론이 이미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금 결제를 하는 경우 백화점 수수료를 뺀 만큼 할인을 해 주거나, 일반 판매 기간에 미리 할인을 해주고 매출을 세일 기간에 등록하는 방식은 거의 전 존에서 일반화되어 있다 시피한 상황이다. 세일 기간 중에는 10% 정도 추가 할인을 하고, 이를 백화점이 덮어주고 임의 할인만큼 빠진 매출은 반품으로 처리하는 식이다.
최근에는 캐릭터와 커리어에까지도 이러한 임의 할인이 확산되면서 백화점 뿐 아니라 이들의 매출 비중이 높은 아울렛까지 성행하기 시작했다. 백화점에 입점한 브랜드의 경우 정상 매출과 행사 매출의 수수료가 다른데, 임의 할인을 통해 판매한 제품을 정상 매출로 처리해 유통 비용을 과다 지출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여성복 중견사의 경우 이러한 오랜 관행이 발각되면서 주요 경영진이 사퇴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부 업체들의 경우 본사 측에서 바코드의 행사 매출 키를 오픈해 비공개 할인을 공식화해 할인 판매 분에 대해 정상 매출 수수료를 지불하는 경우를 차단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여성복 업계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수익 구조 악화, 장기적으로는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 붕괴가 뻔히 예상되지만, 당장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을 하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2012년 10월 9일 어패럴뉴스 www.ap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