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플라자 반란으로 ‘조연’들의 화려한 데뷔
새로운 ‘주연’이 시장 변화 이끈다
상품 차별화와 판매에 대한 강력한 의지 절실
‘영플라자의 반란’을 신호탄으로 국내 패션 시장의 ‘판’이 바뀌고 있다.
지난 5일 그랜드 오픈한 롯데 영플라자 명동점에는 53개의 크고 작은 브랜드들이 새롭게 입점했다. 그동안 소위 ‘제도권’이란 틀 속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카시나」 「브라운브레스」 「원더플레이스」 「킷슨」 「라파레뜨」 「스타일난다」 「모비토」 등 이름도 생소한 브랜드들이 즐비했다. 대부분 홍대입구와 가로스길 등 스트리트와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명성이 자자했지만, 백화점 유통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브랜드였다.
매장 입지도 파격적이다. 이들은 모두 백화점의 명당 자리라고 할 수 있는 1, 2층에 비교적 넓게 자리잡았다. 인테리어도 브랜드 성격에 맞게 자유분방하게 표현하는 등 모든 것이 파격이다.
◇ 패션계 주-조연 교체 예고
최근 부산 본점과 명동에서 보여준 롯데 영플라자의 변신은 패션 시장의 ‘주-조연 교체’를 예고하고 있다. 일부 점포지만 롯데라는 메이저 유통이 팔을 걷어부친 만큼 향후 가파른 변화는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타임스퀘어, 디큐브시티, 눈스퀘어, 스퀘어원 등 새로운 메이저 채널로 부상하고 있는 복합 쇼핑몰의 변화는 이들 신진 세력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하고 있다.
셀렉트숍 『원더플레이스』는 최근 가장 주목받는 신진 기업. 이 회사는 올 가을에 영플라자 부산점과 명동점, 타임스퀘어, 눈스퀘어, 인천 스퀘어원 등 주요 점포에 대부분 입점하면서 유통가 블루칩으로 부상했다. 14개점으로 유통망을 늘린 이 회사는 올해 최소 500억원 이상의 외형이 예상된다.
역시 셀렉트숍인 『카시나』와 『텐바이텐』 『킷슨』 『라파레뜨』 『아이디』 등도 전면에 등장하면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보끄레머천다이징의 『라파레뜨』는 유통망이 31개로 늘어났고, 매출도 35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카시나』도 영플라자 2개점과 눈스퀘어에 자리를 잡았다. 「스마일마켓」과 「스파이시칼라」 『코오스』 등 동대문 베이스의 브랜드와 셀렉트숍도 변화에 편승해 세력을 확장시키고 있다.
영플라자 오픈 이후 『원더플레이스』와 『킷슨』 『카시나』 등이 하루 700만~900만원을 판매하며 효자 브랜드로 평가받고 있으며, 패션 모자 브랜드인 「모비토」가 평일에도 7㎡ 면적에서 200만원대 매출을 올리며 깜짝 스타로 등장하기도 했다.
◇ 기존 브랜드, 조연으로 뒤쳐질 것인가?
새로운 세력의 등장으로 기존 기업들은 크게 위축된 양상이다.
영플라자만 보더라도 새로운 신진들의 다채로운 이벤트로 활기를 띄고 있는 1, 2층에 비해 3, 4, 5층에 자리잡은 기존 브랜드는 침체된 분위기였다. 매장에서 만난 한 여성복 브랜드 본부장은 “새롭게 변신한다는 것에는 찬성하지만 기존 브랜드에게도 똑같은 기회를 줘야한다. 검증이 안 된 신진에게는 좋은 위치에 넓은 면적을 내주고, 인테리어도 맘껏 표현하게 하면서 기존 브랜드는 15㎡ 안팎으로 내몰아서는 제대로 경쟁할 수 없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차별화 되지 않은 디자인과 재미없는 상품구색, 소극적인 판촉 프로모션으로는 더 이상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만족시켜 주는 것은 물론 주류 시장에서 밀려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었다.
복수의 전문가들은 “상품이 차별화되거나 판매 의지가 명확해야 한다. 최근 유통업체부터의 푸대접은 과거 백화점과 대리점이란 테두리 속에서 안주해온 결과이다. 7층에 자리잡은 「유니클로」 매장을 보더라도 가격과 판촉 이벤트에서 ‘반드시 팔겠다’는 의지가 명확하다”며 기존 기업의 각성을 주문하기도 했다.
최근 국내 패션 시장이 SPA와 셀렉트숍이란 두 축을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을 인지한다면 그에 걸맞는 방향성을 선택하고 과감히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몇몇 기업들의 적극적인 대응도 눈에 띄었다.
“오픈 전야제에 참석한 후 충격을 받았다”는 에이션패션 박재홍 사장은 팀장급 이상 전 직원을 영플라자에 집결시켜 2시간 동안 면밀하게 살펴보고 명동에서 대책회의를 진행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2012년 10월 15일 패션인사이트 www.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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