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봉제산업, 제대로 지원해야
쾌적한 환경 갖춰 20~30대 젊은 인력 유입할 때
특별법 제정으로 안정된 해외 인력 수급 선행돼야
패션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봉제산업 육성’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국내 봉제산업은 80년대말 이후 인건비 상승으로 중국과 동남아 등 해외 이전이 급속히 이뤄졌다. 그러나 최근 중국 제조 인건비가 월 500달러 이상으로 늘어나고, 인력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한계를 보이고 있다.
수요자인 내수 패션기업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90년대말부터 저임금을 기반으로 한 중국 특수를 누렸지만, 최근 중국 소싱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소싱대란’에 직면하게 됐다. 물량이 많은 경우 베트남, 미얀마 등 동남아로 소싱처를 이전하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중소 기업들과 인디 브랜드는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한 채 비싼 비용을 부담하는 실정이다. 비싼 소싱 비용은 고스란히 소비자가에 반영돼, 결과적으로 소비자로부터 외면받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 도심형 봉제산업 활성화 절실
이런 배경에서 국내 봉제산업을 되살려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최근 국내 기업을 위협하는 글로벌 SPA 브랜드에 대응하기 위해 도심형 봉제산업 육성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한국의류산업협회 장정건 전무는 “봉제산업에서는 인력 수급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40~50대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도심에 위치해야 한다. 특히 20~30대 젊은 인력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밝은 조명과 분진 제거시설 등 작업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또 숙련된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지원 시설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봉제공장은 외형적 수치로는 적지 않지만, 규모와 환경적인 측면에서는 대부분 영세한 수준이기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현재 서울 중랑구에만 2000개 이상의 제조공장이 등록돼 있고, 경기 성남시에도 700여개 공장이 가동중이다.
봉제공장을 운영 중인 세기플래닝 김동석 대표는 “최근 해외에서 국내로 리턴하는 기업에겐 각종 혜택을 부여하고 있는데 비해 기존 기업에겐 인색하다. 기존 기업에게도 환경 개선 등 인프라 구축 지원이 필요하다. 또 특별법을 제정해서라도 저렴한 인건비의 해외 인력을 우선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의류협회·서울시 등 일부 단체 적극적
전반적인 지원이 열악한 가운데, 일부 단체와 지자체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의류산업협회는 서울시 지원으로 중랑구에 11개 공장이 입주한 중랑지원센터를 운영 중이며, 2개월 과정으로 100여명의 봉제인력을 배출하기도 했다. 또 성남시는 성남섬유제조사업협동조합을 통해 상대원동에 12개 봉제공장을 입주시킨 ‘의류 클러스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곳에는 자수공장과 패턴개발실 등 관련 기업도 입주해 있으며 최근에는 8명의 인디 디자이너도 입주시켜 상호 자연스러운 협업을 유도하고 있다.
성남섬유제조사업협동조합 한대현 전무는 “입주 업체는 최소 관리비만 부담하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자수와 패턴개발, 디자인 개발 등 관련 기업들이 한 공간에서 협업함으로써 높은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식경제부도 지난 15일 섬유센터에서 신임 안병화 미래생활섬유과장이 주선한 가운데 봉제산업 관련 단체 임원과 봉제기업 경영자들과 함께 봉제산업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방안을 협의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 내수 패션기업 및 인디 브랜드와 협업 필요
수요자인 내수 패션기업과 적극적인 협업도 봉제산업 활성화의 과제로 지적된다.
CMG 김묘환 대표는 “소싱을 단순히 가격으로만 접근해서는 한계가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효율성이 검증된 수도권 내 제조업체와 연계해야 한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생산 스케줄을 조정한다면 패션업체와 봉제업체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시장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온라인 및 인디 브랜드와 협업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엔쥬반 홍은주 대표는 “최근 국내 시장에는 실력있는 디자이너 브랜드가 우후죽순으로 생성되고 있어 고무적이다. 그러나 이들은 물량이 적어 생산에 어려움을 겪는실정이다. 인디 브랜드는 국내는 물론 해외 유력 전시회에서도 각광받고 있는 만큼 제조업체도 이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한다면 보다 많은 성공사례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12년 10월 18일 패션인사이트 www.f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