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자본과 실력있는 디자이너의 만남, 이 같은 M&A는 과연 대기업의 새로운 비즈니스로 성공할수 있을까. 코오롱이 1세대 슈즈 디자이너 이보현의 「슈콤마보니」를 인수하면서 “다음엔 또 누구?”라는 궁금증을 남긴다. 그만큼 업계에서 성공한 디자이너들이 대기업 품으로 속속 들어가면서 새로운 행보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코오롱은 최근 1~2년 새 석정혜 디자이너의 가방 브랜드 「쿠론」, 김재현의 여성복 「쟈뎅드슈에뜨」 「럭키슈에뜨」, 그리고 「슈콤마보니」까지 벌써 3번째다. 「쿠론」은 인수 당시 2개 매장이었던 브랜드를 올해 매출 300억원대로 키우면서 핸드백 시장의 리딩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쟈뎅드슈에뜨」는 컬렉션 위주로만 선보이던 것을 세컨 라인인 「럭키슈에뜨」를 새롭게 선보여 매출까지 잡아나가고 있다. 코오롱은 이들 브랜드를 통해 스포츠 남성복에 강했던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감성적인 부분으로까지 이어가며 이미지 업에도 분명 성공했다. 또 이들 브랜드가 기업의 글로벌화에도 촉진제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브랜드와 디자이너를 M&A 해 1석3조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제일모직과 정구호의 만남은 이미 이 회사 여성복사업부(「구호」 「르베이지」 「데레쿠니」)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헥사바이구호」가 뉴욕컬렉션에 진출해 한국 패션의 우수성을 알리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그리고 지난해 정욱준의 남성복 「준지」를 인수해 새해 F/W시즌 「준지」 세컨 라인을 런칭하겠다는 그림을 그렸다. 이 회사 상무로 근무하는 정욱준은 이외에도 「니나리치」의 디렉팅을 맡는 등 크리에이티브한 감성을 불어넣고 있다.
대기업이 유망한 디자이너의 스폰서가 돼 국내 디자이너의 글로벌화를 돕는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데 반해 디자이너를 기업의 틀에 가둬 이전 만큼의 색깔과 감도가 퇴색된다는 점에서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대기업의 비즈니스 마인드와 디자이너의 궁합이 그 만큼 잘 맞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코오롱의 한 관계자는 “기존에 코오롱의 체제와 다르게 디자이너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등 기업의 새로운 감성이자 수익원이 되도록 하고 있다”면서 “이들 브랜드들의 기대이상 선전하면서 기업의 이미지 또한 업그레이드된다는 점은 사내에서도 좋은 자극제가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