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내년 여성복 사업 방향
대기업들의 내년도 여성복 사업 방향이 국내와 해외 사업에 따라 매우 다른 양상을 띠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내수 사업은 컨디션 개선과 유지를 위해 보수적으로, 중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사업은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사업의 경우 올해 패션 시장 전반이 소비침체에 시달렸고, 내년 경기 전망 역시 좋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어 신규 투자에 소극적이다. 그동안 경기 상황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시즌마다 꾸준히 새 브랜드를 내며 오히려 불경기에 틈새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왔던 것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기존 브랜드의 신장 목표도 10% 안팎으로 잡아 기업 신뢰도를 바탕으로 한 동 업계 영향력 유지에 방점을 두고 있다. 매각 의사를 가진 중소기업, 대기업과의 조우를 원하는 디자이너 브랜드가 적지 않아 인수합병으로 덩치를 키우는 방향은 열어두고 있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신세계와 톰보이, 현대와 한섬 같은 추가 ‘빅딜’에는 부정적 전망이다.
반면 해외 사업 부문에 있어서는 전문기업 브랜드에 비해서도 후발주자인 셈이어서 모든 대기업이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을 천명하고 있다. 특히 제1 관문처럼 여겨지는 중국 시장에 대해서는 한류 열풍과 함께 현지의 한국브랜드 선호가 아직 높고 기존에 구축된 그룹사 차원의 생산, 유통, 마케팅 네트워크가 탄탄해 승산도 높다고 보고 있다. SK네트웍스가 ‘오즈세컨’으로 거두고 있는 괄목할 만한 실적도 대기업들을 자극하고 있는 한 요인이다.
제일모직의 경우 라인 확장을 시작한 ‘르베이지’를 비롯해 ‘데레쿠니’와 ‘에피타프’ 등 런칭 만 2년을 넘지 않은 신규 브랜드의 확대를 제외하면 국내 사업에서는 내년에도 이슈가 거의 없다. 대표 브랜드인 ‘구호’가 백화점이라는 한정된 유통에서 이미 외형 성장이 임계점에 다다른 것도 한 이유다. ‘구호’에서 파생한 타 복종 신규 브랜드 구상도 모두 백지화했다는 소문이다. 그러나 미국에 이어 유럽으로 눈을 돌린 ‘헥사바이구호’에는 현지 안착을 위한 지속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 파리컬렉션에서 ‘삼성의 여성복 브랜드’로 입소문이 나며 단 한 번의 컬렉션으로 현지의 관심을 모으는 데 성공했기 때문에 고무적인 분위기다. 중국 시장에서는 이번 시즌 현지에서 런칭한 ‘알쎄’의 볼륨화 전략에 귀추가 주목된다.
코오롱인터스트리FnC부문은 연초 여성복 사업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하면서 지속적인 신규 사업과 M&A를 통해 외형을 키운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김재현 디자이너의 ‘쟈뎅드슈에뜨’를 인수하고 올 가을 볼륨화를 염두에 둔 세컨 브랜드 ‘럭키슈에뜨’를 런칭하는 등 차근차근 플랜을 실행하고 있다. 그러나 메인 포스트에 있는 ‘쿠아’를 전개하고 있는 여성복사업부가 아니라 신규사업팀이 별동부대와 같이 움직이면서 시너지를 내지는 못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유통채널 다각화와 중국 파트너와의 사업 확장 등 여성복 사업의 근간이 되어 온 ‘쿠아’의 마케팅 활동이 가려진 만큼 내년에는 사업부 간 교통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SK네트웍스 역시 국내 사업에서는 ‘하니와이’ 외에는 더 이상의 볼륨화가 의미를 가지는 브랜드가 없어 글로벌 전략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년에는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는 중국에 이어 ‘오즈세컨’의 유럽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으로 하비니콜스 영국, 터키 단독점에 이어 일본 이세탄과 바니스뉴욕 재팬에 입점한다. 패션사업의 전문성과 독자적 행보를 위해 추진되어 온 계열사 분리는 최근 철회로 결론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LG패션은 국내 사업에 조정기를 맞은 모습이다. 지난해 트래디셔널 ‘헤지스 레이디스’와 ‘질스튜어트’의 라인 확장에 투자를 집중했던 것에 비해 올해는 가을 시즌 신규 브랜드 ‘아떼’를 내놨음에도 매우 조용했다. 그동안 ‘모그’, ‘바네사브루노’, ‘질스튜어트’를 이끌며 여성복 사업과 수입, 라이선스 사업을 주도해 온 김영순 전무와 김성민 상무가 모두 퇴진해 내년에는 조직과 사업방향을 전면 손질해 새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외형을 급격하게 불린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내년 단일 브랜드 외형 1천억 돌파, 중국 시장 확대 등 타 대기업에 비해 공격적인 여성복 사업 전략을 가동한다. 톰보이 인수로 급격히 몸집을 불린데다 올 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해 산술적 결과물이 필요한 때이기도 하다. 국내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영캐릭터 ‘보브’와 ‘지컷’ 모두 올해 정체된 외형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물량과 유통확대, 채널 다변화 계획을 세웠고, 초기 단계에 있는 ‘보브’의 중국 사업도 현재보다 약 서 너 배의 볼륨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2012년 12월 11일 어패럴뉴스 www.ap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