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들어 매년 두 자릿수 신장을 해오던 남성 토털 코디 시장의 성장 기조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 2002년 에스티오의 ‘에스티코’ 런칭 이후 젊은 남성들의 소비 트렌드에 맞춰 중저가 셔츠와 타이, 액세서리 등을 세트로 판매하는 남성 토털 코디 시장은 그동안 고성장을 지속해 왔다. 하지만 2009년 역신장 이후 지금까지 매출이 답보 상태를 보이는 등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시장 태동기 때 10여개에 달했던 브랜드 수도 현재 에스티오의 ‘에스티코’, 모브의 ‘더셔츠스튜디오’, 더베이직하우스의 ‘더클래스’ 등 3개 브랜드만이 남았다.
현재 이들 3개 브랜드의 유통은 순수 가두매장 318개, 대형마트 매장은 72개점으로 몇 년째 목표로 한 매출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에스티오의 ‘에스티코’는 지난 2010년부터 1천억원 달성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자사 브랜드 ‘비노’와 ‘폴앤루이스’를 합쳐 지난해 9백억원에 그쳤고, 올해 역시 1천억원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모브의 ‘더셔츠스튜디오’는 올해 90개점에서 3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더베이직하우스의 ‘더클래스’는 셔츠와 타이에서 수트와 캐주얼 품목을 확대하며 중가 남성 시장 진출을 가시화 했으나 모 브랜드 격인 ‘마인드브릿지’와 차별화하지 못하고 제품력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매장은 늘었으나 토털 코디 시장의 성장세가 한풀 꺾인 가장 큰 원인은 상품에 대한 투자 부족과 이에 따른 가치 창출의 한계를 들 수 있다. 초기에 시장을 형성한 ‘에스티코’와 ‘더셔츠스튜디오’는 아직도 디자인 인력이 존재하지 않는다. 상품기획은 전반적으로 기획MD가 진행하고 있으며, 매입 비중도 상당 부문을 차지하고 있다. 소비자 가격의 25% 수준인 원가 구조에 맞춰 완제품을 매입하거나 생산에만 주력, 저가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에 맞춰 디자인 인력을 배제한 것이다. 이 같은 전략이 시장 형성 초기 단계에서는 슬림한 핏감을 반영한 실루엣에 초점을 맞춰 성공을 하기도 했으나 제품 개발의 한계를 보였고, 새로운 것에 대한 구매 욕구와 트렌디한 제품 소비를 위해 젊은 고객들의 온라인 시장 이탈이 더욱 확대됐다. 여기에 백화점 셔츠 시장의 침체에 따른 상위 유통 브랜드의 저가 기획 상품 공급량 확대도 토털 브랜드의 성장에 장애요소로 작용했다.
토털 코디 브랜드들은 이에 맞서 객단가를 높이기 위한 아우터 비중을 강화하고 있으나 제품 기획력과 소싱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토털 코디 업체 한 기획MD는 “브랜딩에 기초한 아이덴티티를 표현하기 위한 제품 투자와 개발 보다 카피에 초점을 맞춰진 기획 시스템으로 인해 브랜드의 영속성이 낮은 것 같다”고 말했다. 토털 코디 브랜드의 주력 유통 채널인 가두상권의 쇠퇴도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가두상권이 쇠퇴하면서 이들 브랜드는 집객력이 높지만 비용이 많이 드는 아울렛과 대형마트로 눈을 돌리기도 했으나 효율을 내지 못하고 있다. 대형마트에서 살아남지 못한 토털 코디 브랜드는 지난해 초반부터 상당수 매장을 철수하는 등 유통 채널의 한계성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현재 대형마트 매장은 ‘에스티코’가 40개점 ‘더클래스’ 6개점, ‘더셔츠 스튜디오’ 26개점으로 작년에 비해 그 수가 크게 줄었다.
결국 7~10평 규모의 중소형 매장에서 창업을 시작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을 가진 토털 코디 브랜드는 볼륨화를 위해 비 의류 매장인 액세서리, 주얼리, 휴대기기 및 통신사 대리점을 공략했으나 오픈과 철수를 반복하며 돌려막기 식 영업 전략이 한계에 다다랐다. 뷰티용품점과 음료 테이크아웃 매장이 소형 매장 임차인과 건물주들 사이에 급격히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동일 상권 내 최소 1~2개 경쟁 브랜드가 인접해 있다 보니 저가 제품을 판매함에도 사은품과 다양한 할인제도를 실시, 매출은 높아도 이익률이 높지 않은 것도 가두상권에서 영향력을 상실하는 원인이 됐다. 지난 2008년 중단한 브랜드에 몸담고 있던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 형성 초기에는 어떤 복종보다 빠르게 성장하며 탄탄대로를 걷는 듯 했으나 점 단위 매출이 개선되지 않아 물량 확보를 통한 원가 구조 확보에도 제동이 걸렸다. 생산량을 줄여 재고 부담은 벗어날 수 있으나 원가 확보에 한계가 있고, 물량을 확대할 경우 상하위 매장 간 매출 격차와 재고 부담 등이 복합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시장 과포화 상태에서 이익도 올려야 하고 시장 점유율도 높여야 하는 이중 부담이 작용하고 있는 토털 업체들은 경쟁사와 뚜렷한 차별화와 그에 걸맞은 상품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해 보인다. 또 다른 업계 한 관계자는 “감성 소비가 증가하는 한편에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고객들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글로벌 SPA 브랜드와 같이 고품질에 낮은 가격대의 제품이 각광을 받는 이유는 ‘가격이 싸다’라는 측면보다 ‘싸고 품질이 좋다’라는 인식이?깔려있기 때문이다. 토털 코디 브랜드 역시 이 같은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13년 1월 3일 어패럴뉴스 www.ap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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