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사 ‘상생경영’은 없다
백화점 등 대형 유통 업체들이 연초부터 협력사에 무리한 요구를 남발해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해 정부의 상생경영 압박으로 주춤했던 입점 수수료도 작년 하반기부터 0.5% 가량 인상을 추진하고 있어 최고 37%선에 이르게 될 전망이다.
최근 입점 업체들이 유통사로부터 받는 스트레스는 과거와 양상이 다르다. 매출 관리나 수수료 인상 차원을 넘어 구체적인 영업 정책에 유통사들이 개입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몇몇 여성복 업체들은 유력 백화점으로부터 특정 수입 브랜드가 사용하는 마네킹으로 교체할 것을 주문받았다. 일명 액션 바디라 불리는 이 마네킹은 동작이 크고 역동적인 것이 특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마네킹을 교체하는 데 드는 비용은 둘째 치고라도 브랜드 특성을 표현하는 비주얼 머천다이징의 요소를 여러 브랜드에 동일하게 요구한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롯데는 일부 주요점에서 매장 간 파티션을 없애는 작업을 벌여 빈축을 사기도 했다. 미국이나 유럽의 백화점처럼 편집매장 느낌을 내기 위한 것으로, 이는 지난해 신세계백화점이 강남점을 리뉴얼하고 수입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키면서 마담, 디자이너 매장을 대폭 줄이고 편집매장처럼 통합한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올 봄 MD 개편을 앞두고는 캐주얼 등 일부 효율이 저하되고 있는 복종에 매장 및 브랜드 리뉴얼 계획을 제출하라고 강요해 불만을 키우기도 했다. 또 다른 한 관계자는 “미국이나 유럽의 유통은 상품을 협력사로부터 매입하기 때문에 그것이 가능한 구조인데, 국내 백화점들은 그들을 흉내 내기 위해 업체에 비용을 전가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일부 효율이 나는 점포를 제외한 지방 다수 점포의 판매사원 수수료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업체들의 비용 부담을 늘리고 있다. 실제 여성복 매장의 경우 판매사원 수수료는 15~18% 사이인데, 판매사원을 구하기 힘든 지방 일부 점포의 경우 20%를 넘어서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다.
할인율에 대한 압박도 거세 2월 한 달 간 대다수 업체들이 공개 혹은 비공개로 20% 세일에 10% 할인 쿠폰을 제공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체들은 연초부터 이익구조 악화를 크게 걱정하고 있다. 현재 업체들이 처한 상황을 산술적으로 계산해보니 기우(旣憂)라 하기엔 상황이 심각했다.
연간 매출이 500억원인 브랜드를 상정할 경우 평균 배수율 5배수에 총 판매율을 65%에 놓고 생산원가 155억원, 백화점 수수료 185억원, 판매 수수료 85억원, 본사 간접비 50억원 등을 빼면 15억원이 남지만, 법인세 등을 빼면 적자가 발생한다는 계산이 나왔다. 결국 업체들은 재고 장사로 이익을 내는 일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데, 최근 아울렛 유통 수수료까지 25~29%로 크게 높아지면서 이조차 쉽지 않은 일이 되어가고 있다.
2013년 3월 4일 어패럴뉴스 www.ap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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