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비해 불리한 납기일과 품질 관리에도 불구하고 국내 패션 업체들이 동남아시아로 생산처를 전환하고 있는 것은 어느 정도 예정된 수순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중국의 인건비가 치솟고 있는 반면 동남아시아는 FTA로 인한 관세 철폐에다 아직 임금이 싸 배수 확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LG패션 정병선 상품기획팀장은 “비용이 낮다는 것 외에는 중국에 비해 생산 여건이 불리하지만 채산성이 맞아야 비즈니스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패션 업체들도 보다 싼 생산 비용을 찾아 동남아시아로 이동하고 있으며, 중국 내수 브랜드들도 동남아로 소싱을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치솟는 임가공 비용에 대한 대안으로 동남아, 특히 아세안 관세협정국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들 국가는 품목과 제조국에 따라 다소 차이를 보이긴 하지만 중국에 비해 평균 50~60% 생산 비용이 저렴한 편이다. 저렴한 임가공비 외에도 아세안 관세협정으로 베트남 인접 국가의 무관세 혜택까지 더해져 지리적으로 멀지만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베트남,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이 대표적인 국가로 나라별 HS 코드에 따라 무관세 또는 낮은 관세를 받고 있다. 원단을 중국에서 받아 선적하는 비율과 현지에서 생산에 들어가는 부자재 비율에 따라 관세율이 적용되고 있는 것. 이 역시 일부 몇몇 아이템을 제외하고는 무관세 혜택을 받고 있다.
중국 내수 브랜드들도 동남아시아로 생산처를 옮기고 있는 것도 국내 패션 업체의 탈 중국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중국의 생산 라인을 대거 확보하기 시작하면서 자국에서 생산처를 보유하지 못한 중국 내수 브랜드들이 높은 생산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동남아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사실 중국에서 품목별로 13~18% 가량의 관세를 지불하고 생산해 온 국내 업체들이 치솟는 임가공비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측은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신성통상 기획MD 김성엽 팀장은 “남성 팬츠의 경우 중국에 비해 국내 생산이 더욱 저렴한 경우도 있다. 중국은 더 이상 중저가 브랜드의 생산처로 볼 수 없으며, 고가 브랜드만이 생산을 할 수 있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3개 지역에서 생산을 하고 있는 글로벌엠에프지 김남훈 차장도 “중국의 비싼 임가공비로 인해 내수 브랜드의 오더량이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며 “직접 현지 공장에 투자를 하거나 독점을 체결하기도 하지만 소싱 전문업체를 통한 오더 문의가 앞으로 더욱 늘어나는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특히 저가 여성복과 캐주얼 브랜드가 대량의 기획 상품을 생산하기 위해 동남아 일대 해외 수출 벤더 공장을 선택했던 것과 달리 타 복종에 비해 중국 생산 관세가 많게는 5% 비싼 남성복의 경우 최소 두 세 시즌은 미얀마,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지를 떠돌며 실패를 겪어 왔다. 따라서 낮은 생산원가를 요하는 내수 브랜드 업체들이 동남아시아로 생산 공장을 이전할 경우 최소 두 세 시즌은 소량의 물량으로 사전 점검이 필요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원풍물산 캐주얼 사업부 신광철 이사는 “생산처 이전 현상은 전 세계의 글로벌 공장인 중국의 고도성장과 이보다 늦게 움직이기 시작한 동남아시아 지역의 값싼 인력 시장 개방이 맞물린 일종의 산업 트렌드로, 좋은 조건을 가진 새로운 파트너는 동남아 지역에서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3월 11일 어패럴뉴스 www.ap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