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패션 기업들이 수입 사업 몸집을 키우고 있다. 해를 넘기고서도 여전히 불투명한 경기 전망, 패션 시장 침체에 업계 전반이 자체 브랜드 런칭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에 비해 수입 사업에 대해서는 일단 보유 브랜드 수를 공격적으로 늘리는 모습이다.
◆신세계, 해외 브랜드만 32개
보유 해외 브랜드 수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경우 올 봄 시즌 현재 단독 매장을 전개하고 있는 해외 브랜드(편집숍 브랜드 포함) 수만 32개에 이른다. 32개 브랜드의 총 매장 수는 올해 200개를 넘어섰다. 지난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총 매출액 약 7883억원 중 3842억원을 수입 사업으로 올렸다. 올 해는 기존 전개사인 한섬으로부터 판권을 가져온 ‘셀린느’와 ‘지방시’, 가을 런칭 예정으로 수입과 라이선스 상품을 병행 전개하게 될 아웃도어 ‘살로몬’까지 수입사업부가 관장하는 대형 브랜드가 더 늘어난다. 이 밖에도 전개 협의 중인 브랜드를 포함하면 올 해 안에 새 브랜드를 추가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특히 신세계는 최근 우리 업계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가장 막강한 협상력을 가진 기업으로 꼽힌다. 30여 개 브랜드를 전개하는 동안 직진출을 결정한 ‘코치’ 등을 제외하면 영업부진이나 경쟁사에 밀려 브랜드를 유실한 사례가 없다. 직진출 만을 고집하던 미국 SPA 브랜드 ‘갭’을 설득했고, ‘알렉산더왕’을 놓고 제일모직과 일전을 벌여 결국 독점딜러로 매장을 냈다. 현대에 편입되는 시점의 한섬에게서 ‘셀린느’와 ‘지방시’ 판권도 가져갔다. 오랜 수입사업 노하우와 함께 신세계백화점과 프리미엄아울렛이라는 자사 유통채널도 든든한 뒷배다.
◆현대, LG, 일모, SK 등도 확대
이런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학습 모델로 해 한섬을 전격 인수했다가 신세계에 ‘셀린느’와 ‘지방시’를 뺏긴 현대는 올해 적극적인 수입 사업 확대 전략을 내놓고 심기일전하고 있다. 연내 1~2개, 매 해 3~4개의 해외 브랜드를 도입한다는 전략이다. 물론 현대백화점과의 시너지를 노린다. 현대백화점이 직접 수입 전개해 왔던 ‘쥬시꾸띄르’와 ‘올라카일리’도 한섬으로 넘겨 힘을 실었다.
자사 유통이 없는 제일모직과 LG패션, SK네트웍스 등은 최고가의 하이엔드 브랜드 보다는 매스티지 브랜드를 다수 확보해 유통을 볼륨화하고, 단일 브랜드 외형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전략을 쓰고 있다. 제일모직 ‘띠어리’의 경우 남여성복을 합해 연간 외형 1천억원을 넘어섰고, LG패션은 인터웨이브, 한스타일 등 중소 수입전문기업의 M&A를 통해서만 5~6개 브랜드를 한꺼번에 확보해 왔다. 여기에 라이선스 계약을 통한 현지화 전략으로 대중성을 더욱 높이는 방식이다. SK네트웍스는 수입 사업으로만 패션 사업을 시작해 내셔널 브랜드 사업을 역으로 키웠다.
◆1세대 쇠퇴, 중견 여성복 부상
대형사들의 득세와 비례해 국내 수입브랜드 시장을 처음 형성했던 1세대 전문기업들은 쇠퇴한 모습이다. 그 자리를 여성복 중견사들이 대신하고 있는데 지난 2월 코오롱에서 프랑스 컨템포러리 ‘산드로’를 인수하고 브랜드 추가 도입으로 8개 해외 브랜드를 운영하게 된 아이디룩이 대표적 신흥 강호로 부상 중이다.
세계 시장에서 한국 패션과 패션 시장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해외 브랜드와 기업을 인수하는 중대형 거래 또한 줄을 잇고 있다. 자금 동원력이 풍부한 대기업들은 주로 인지도가 매우 높지만 경영 상황이 악화된 유럽 럭셔리 브랜드나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들을 대상으로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프랑스, 이탈리아의 유력 패션하우스로부터 국내 기업들에게 인수 의향을 묻는 제안서도 부쩍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전문기업들은 ‘밀레’, ‘카스텔 바작’을 각각 인수한 밀레와 이엑스알처럼 해외 시장을 보다 용이하게 공략키 위한 발판으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독점 수입원에서 아시아 판권을 확보하는 방법으로 판을 키워가며 가능성을 확인한 이후 시장을 늘려가는 사례도 늘고 있다. 올 초 미국 어그부츠 ‘베어파우’에 대한 아시아 지역 브랜드 전개권을 확보한 김영천 윙스풋코리아 사장은 “무분별한 인수보다 전문 업체로서 디자인과 상품력 등 실력을 검증받고 나서 해외 브랜드를 인수하는 것이 롱텀(long term) 비즈니스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위험부담 적고 접근 쉬워 선호
이처럼 대형사와 전문기업 모두 독점 판권 확보, 독점 시장 확대, M&A 등 여러 방법으로 수입 사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처럼 경기가 좋지 않을 때에는 무엇보다 브랜드를 아예 새로 만드는 것보다 사업개시는 용이하고, 위험부담은 적기 때문이다. 자체 브랜드 사업은 투자되는 자금과 인력 규모가 크고 준비기간도 오래 걸리는 반면 수입 사업은 일단 대상 브랜드만 결정되면 상품의 선택과 수입, 판매 절차가 간략하다. 매입 비용만 충분하면 단기간에 사업 규모를 키우기 쉽고, 많은 수의 브랜드를 한꺼번에 확보하는 것도 가능해 상장기업의 경우에는 자산 규모를 불릴 필요가 있을 때에도 활용된다. 한국 시장 진출을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는 브랜드들이 줄을 서고 있는 시장 상황도 한 몫을 한다.
주한 프랑스대사관 경제상무관실 오연수 상무관은 “프랑스 패션 브랜드들의 한국 시장 진입을 위한 페어를 연간 2회 정례화했다. 콧대 높았던 유럽 브랜드들이 국가 지원과 투자를 통해 달려올 정도로 한국 시장에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해외 브랜드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한 여성복 업체 임원은 “일단 기존 매장 내에 숍인숍으로 구성해 보고 단독 전개를 고려하고 있다. 인지도가 어느 정도 받쳐줄 경우 내셔널 브랜드 보다 유통 확장과 재고 소화가 쉽다”고 말했다.
2013년 3월 25일 어패럴뉴스 www.ap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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