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숍, 서브 카테고리로 차별화
바야흐로 멀티 리테일 시대가 도래했다. 백화점, 가두점, 대형마트, 온라인까지 편집숍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그 안을 채우는 콘텐츠를 선별하는 것 또한 주요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기존의 매장에는 없는 참신한 브랜드를 찾던 바이어들은 이제 의류와 가방, 신발 대신 안경, 시계, 양말, 커스텀 주얼리, 리빙 제품 등 패션 브랜드 매장에서 보기 어려웠던 아이템들을 차별화 대안으로 주목하고 있다. 또 최근 이들은 패셔너블한 디자인, 합리적인 가격으로 편집숍의 성공을 좌우하는 키 아이템으로 부상했다.
멀티 리테일 이제는 선택 아닌 필수
편집숍 전성시대가 왔다. ‘무이’, ‘분더숍’, ‘쿤’으로 대표되는 1세대 럭셔리 편집숍의 뒤를 이어 2000년대 중후반 ‘에이랜드’, ‘플로우’ 등 한층 대중에게 친밀해진 2세대 편집숍이 등장한 이후 불과 6~7년만에 편집숍은 패션 리테일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트렌드에 발맞춰 패션업체는 물론 백화점 등 유통업체까지 편집숍이라는 새로운 유통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면서 최근에는 복종, 유통채널을 불문하고 여러 브랜드를 한 곳에서 모아 파는 편집형 매장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와 같은 편집숍의 확대는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을 변화시키며 단순한 원-숍 멀티 브랜드의 개념을 뛰어 넘어 국내 패션 유통 지도를 바꾸고 있다. 가두 편집숍을 통해 대중화 단계에 진입한 멀티 리테일 시스템이 패션의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정형화되지 않은 새로운 유통 패러다임을 주도하고 있는 것. 모노 브랜드들은 소비자들의 다양한 테이스트 충족을 위해 매장에 여러 브랜드를 함께 구성하면서 멀티화를 추진하는가 하면 ‘에이랜드’, ‘톰그레이하운드다운스테어즈’, ‘원더플레이스’, ‘매그앤매그’ 등 가두 상권을 주도했던 편집숍들은 백화점 안으로 들어갔다. 뿐만 아니라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영플라자 명동점을 리뉴얼 오픈하면서 점포 전체를 하나의 편집숍처럼 꾸미는 획기적인 MD를 단행하며 이슈를 모으기도 했다. 온라인에서도 ‘위즈위드’, ‘더블유컨셉’, ‘29CM’, ‘디자이너그룹’ 등 편집숍 사이트가 인기다. 이와 같은 패션 전반의 변화를 통해 편집이라는 유통 형태가 차별화 전략을 위한 장치가 아니라 패션 유통이 나아갈 방향임을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패션 트렌드 변화를 주도하는 20~30대 젊은 소비자들의 쇼핑 방식도 진화를 거듭하며 편집숍의 확대를 부추기고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에 익숙한 이 세대는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 쇼핑 플랫폼까지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다양한 루트를 통해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한다. 값비싼 럭셔리, 제도권 브랜드에 열광하기 보다는 아이덴티티가 분명한 인디 브랜드, 하우스 브랜드에 매력을 느끼고 실용적인 기능성과 자신의 입맛에 맞는 디자인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향후 패션 소비를 주도할 이들은 쇼핑을 위해 가장 먼저 편집숍을 찾을 것이다.
남과 다른 콘텐츠가 편집숍 성공의 열쇠
이처럼 편집숍이 양적 팽창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미성숙한 국내의 유통 기반을 지적한다. 국내 유통이 홀세일이 아닌 위탁 방식이 중심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최근 몇 년 사이 편집숍이 급격하게 늘어난데 반해 질적 성장이 양적 성장만큼 뒷받침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가능성 있는 브랜드의 인큐베이팅보다는 판매가 잘 되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상품을 구성하다보니 결국 각 매장별 차별화 부재라는 문제가 발생했다. 편집숍 시장이 성장기에 돌입한 지금, 매장의 컨셉과 인테리어도 중요하지만 편집숍을 채우는 콘텐츠의 차별화가 향후 생존의 키워드로 작용할 것이다.
2013년 4월호 패션채널 www.fashionchanne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