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업계에 판매 전문 인력의 수요가 크게 늘면서 전문가 양성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업계에 의하면 종전 가두점 판매 인력이나 백화점 숍 매니저 및 판매사원과 달리 편집숍이나 SPA 등 직영 체제의 대형 유통점이 늘어나면서 그에 적합한 전문화된 인력을 필요로 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리테일 비즈니스의 큰 틀에서 숍 브랜딩이 활성화됨에 따라 본사의 디자이너나 머천다이저 못지않게 숍 디렉터 혹은 숍 머천다이저의 기능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과거 캐주얼에서 시작된 수퍼 바이저(Super Visor)와 맥을 같이 하기도 하지만, 전국에 흩어져 있는 가두점의 통일성을 기하기 위한 비주얼머천다이저 차원에 그치면서 실효를 거두진 못했다. 반면 최근 업계가 관심을 가지는 숍 디렉터 내지 숍 머천다이저는 단순 접객 및 판매 행위를 넘어 단위 점포 내 상품 구성과 MD, VMA, 고객 분석 등 광의의 인스토어 머천다이저 기능까지 포함한 전문 인력을 뜻한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사실상 현재까지 판매 인력들은 이렇다 할 전문 양성 시스템이 전혀 없이 소외된 변방에 머물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장 경험을 통해 연차에 따라 숍 매니저에 오르는 과정이 전부여서 기업들의 양성 시스템이나 교육 기관 부재는 물론 안정적인 수요공급 시스템도 정착되지 못했고, 전문 직업이라는 인식도 당연히 부재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판매사원이 3D 업종이 된지 오래다. 백화점 지방 점포들은 숍 매니저나 판매사원을 구하는 일이 무척 어려워졌다. 전문가 과정을 통해 성공 모델이 생겨야 하는데, 30년 전과 똑같은 상황에 머무르면서 지원 인력이 점점 줄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패션 업계를 둘러싼 환경이 복잡해지고 예측이나 분석이 어려워지면서 현장에 대한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본사의 디자이너나 MD는 물론 홍보, 물류 부서까지 현장감을 높이지 않으면 성공이 쉽지 않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숍 자체의 기능이 부각되는 편집숍이나 SPA는 백화점 단일 브랜드 매장에 비해 훨씬 더 복잡하고 전문화된 역량이 필요하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유럽의 글로벌 SPA ‘자라’나 ‘H&M’의 경우 본사 교육부터 물류, 매장에 이르는 수개월간의 교육 과정을 거친 인력을 매장에 배치하기로 유명하다. 숍 매니저들은 판매 분석과 고객 분석, 비주얼 머천다이징, 직원 관리 등 광범위한 업무를 맡는다. 일본의 편집숍들은 점장이 상품을 선택해 재고 관리까지 담당하는 방식으로 단위당 점포의 효율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같은 브랜드라 하더라도 점포에 따라 상품과 매장 VMD가 다른 것도 그 때문이며, 해당 매장의 모든 과정을 점장이 디렉팅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일찍이 정착시켜 왔다. 이를 통해 비정규직이나 임시직이 아닌 본사의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현장을 기반으로 한 육성 과정을 통해 전문가로서 지위를 확보하는 사례들이 늘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국내 패션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그러한 시스템을 구축하기에는 비용과 시간에 대한 투자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최근 이랜드가 SPA 전문 판매사원을 직접 채용, 육성키로 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대기업 이외 중소 패션 기업들은 현재로서는 외부 교육 기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2013년 4월 11일 어패럴뉴스 www.ap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