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일로 한국형 SPA, 이것만은 ‘꼭’
유통비용 절감, 판매인력 관리, 소싱 구조 선결이 관건
한국형 SPA 브랜드들이 ‘안방 사수’를 위한 거침없는 행보에 나섰다.
2009년 이랜드의 「스파오」를 필두로 시작된 한국형 SPA 행렬은 이후 제일모직의 「에잇세컨즈」, 이랜드 「미쏘」, 아이올리의 「랩」, 신성통상의 「탑텐」, 브랜디드라이프스타일코리아의 「H커넥트」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올들어 아예 전사적인 역량을 SPA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달 초 SPA로 변화한 「로엠」을 선보인데 이어 슈즈 SPA 「슈펜」과 유아동 SPA 「유솔」 론칭 준비도 서두르고 있다.
이밖에 「톰보이」 「컬처콜」 「르윗」 등 기존 여성복 브랜드 가운데 일부도 SPA로의 전환을 선포하는 등 내수 패션 시장 전체가 ‘SPA’를 부르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하지만 진정한 ‘한국형 SPA’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해외 SPA 브랜드와 비교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를 짚어본다.
◇ SPA의 시작과 끝은 ‘스토어 매니지먼트’
국내 SPA 브랜드와 해외 SPA를 비교할 때 가장 큰 차이는 판매 현장 관리 능력, 이른바 스토어 매니지먼트에 있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스토어 매니저에게 요구하는 역량은 이익 관리, 인력(직원) 관리, 판매로 나뉜다. ‘판매’에만 치중하는 국내 기업과는 차이가 크다.
국내 기업들은 지금까지 소규모 매장 운영에 익숙하다 보니 1000㎡(300평) 이상 매장 운영에 필요한 시스템과 매뉴얼을 구축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신규 점포 오픈이며 상품 개발에 치중하는 과정에서 역량을 투입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현실이다.
「H&M」의 경우 주 20시간 일하는 파트타이머도 정직원으로 채용할 정도로 판매 인력 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다. 매장 판매 유경험자에게 본사 직원 채용시 우선권도 준다. 스토어매니저는 연간 예산 수립부터 인사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권한과 책임을 갖는다.
「유니클로」 역시 대형 매장의 경우 점장과 부점장의 매니지먼트 권한을 강화하고 전문 인력 육성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SPA 브랜드들에게서 스토어 매니지먼트 시스템 강화를 위한 노력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나마 최근 이랜드그룹이 연간 1000명 이상 판매사원을 채용해 리테일 전문가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정도다.
◇ 유통 코스트 절감 해법 찾아야
한국형 SPA로 최근 주가를 높이고 있는 A브랜드는 지난해 70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중 임차료와 판매수수료로 356억원을 지출해 매출액 대비 50.5%가 유통 비용으로 나갔다.
글로벌 SPA 브랜드들은 매출액의 20% 정도를 유통 비용의 마지노선으로 잡는 것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실제 지난해(8월 결산법인) 5049억원의 매출을 올린 「유니클로」는 매장 임차료와 수수료로 1042억원을 지출했다. 매출액 대비 20.6% 수준이다. 「H&M」은 900억원의 매출의 22.8%인 206억원을 유통비용으로 썼다.
전문가들은 국내 SPA 브랜드들의 유통 비용 지출이 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백화점 영업을 위주로 할 때는 평균 3~4배수를 보기 때문에 50% 안팎의 유통 비용 지출이 가능했지만 2~3배수의 수익 구조를 갖고 있는 SPA형 비즈니스 모델에서는 최대 25%를 넘으면 이익을 내기 힘들다는 것이다.
◇ 소싱 능력 따른 자신의 ‘체력’ 감안해야
신성통상이 지난해 론칭한 「탑텐」은 첫 해에만 23개 매장을 열었다. 올해 들어서는 현대백화점에 4개 매장을 추가하는 등 빠른 속도로 매장을 넓혀가고 있다.
신성통상이 빠르게 치고 나갈 수 있었던 데에는 니트 생산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꼽힐만한 수준의 자사 생산 기반을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신성통상은 「탑텐」의 빠른 시장 진입을 위해 2년 전 완공한 미얀마 양곤 공장을 「탑텐」 위주로 운영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한국형 SPA 브랜드들은 아직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물량 수준이 되지 못한다. M브랜드의 경우 경쟁 대상으로 삼는 「자라」보다 가격을 20% 낮게 책정하는 전략으로 접근했다.
결국 평균 마진율이 2배수를 넘지 못해 매출이 잘 나온다는 소문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실적을 종합한 결과 간신히 적자를 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자국 내수 시장에서 탄탄한 외형을 확보한 후에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해외 SPA 브랜드와 정면 승부를 펼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국형 SPA’를 만들기 위해서는 국내 현실과 기업 내부 실정에 맞춘 새로운 모델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2013년 4월 23일 패션인사이트 www.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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