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5일부터 21일까지 백화점 업계는 17일간의 봄 정기 일을 진행했다. 신년 세일에서 빅3 백화점 모두가 10% 안팎의 전년 동기 대비 역신장을 했었기 때문에 봄 세일에서는 기간, 참가 규모, 물량, 프로모션 등 모든 면에서 전력투구를 할 수 밖에 없었다. 결과는 간신히 8% 신장률에 턱걸이.
전통적으로 매출 기여도가 크고 세일 성패를 좌우해 왔던 패션 부문은 그나마 평균 신장률에도 미치지 못했다. 남, 여성 정장군은 대규모 행사에도 불구하고 빅3 백화점에서 5% 이상 역신장 했고, 보통 두 자릿수 신장해 왔던 영 패션군도 10%에 한참 모자라는 신장률에 그쳤다. 오히려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노 세일을 고수하는 아웃도어군만 20% 대 신장률을 올려 ‘세일’이라는 명칭도 무색하게 했다.
업계에서는 이제 더 이상 ‘백화점 세일=매출 효자’라는 공식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한 여성복 업체 임원은 “총 매출을 올려주거나, 재고를 소진할 기회가 되거나, 하다못해 홍보의 수단이라도 되야 하는데 올해 진행된 두 번의 세일에서는 매출은 줄고, 재고는 늘고, 집객은 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모 커리어 브랜드는 가격경쟁력이 있는 상품이면 판매가 활성화될까 싶어 기획상품을 대량 출시했다가 다음 세일을 기약해야하는 처지가 됐다.
그동안 매출 보증수표라 여겨졌던 세일이 도통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한 골프웨어 본부장은 “백화점 업태가 저성장에 접어든 것은 수년전부터고 내수 경기 침체, 불안한 정세, 이상기후는 변수가 아닌 상수다. 외형만 늘리면 된다는 사고에서 기인한 유통업계의 잘못된 관행과 소비자를 제대로 읽지 못하는 패션업계의 합작품이 지금의 백화점 세일”이라고 말했다. 유통사와 패션사 스스로가 세일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다는 얘기다.
우선 업계 전문가들은 하나의 거대 유통기업이 백화점, 아울렛, 온오프라인 쇼핑몰 등 다채널 유통으로 점포를 확장하면서 필연적으로 소비자 나눠먹기와 집객 감소를 불러왔다고 지적한다. 롯데백화점 본점 고객을 롯데닷컴에 빼앗기는 식으로, 같은 그룹사 유통끼리도 한 브랜드를 놓고 경쟁하게 돼 입점사들은 유통망만 늘렸지 효율은 떨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소비침체에 대한 대응으로 각종 명목으로 가격인하 행사를 진행하면서 소비자들이 세일에 대한 메리트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업계가 집객 효과를 노려 실시하는 업텍 가격정책이나 임의할인 역시 세일의 정상적인 기능과 잇점을 퇴색시키는데 한 몫을 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봄 세일 실적 부진에 따른 후속 조치로 이달부터 남성복에 대해 그린프라이스제를 부활시켰다. 그동안의 음성적 할인 판매와 신제품의 무리한 가격 할인이 정기세일의 의미를 축소시켰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 캐주얼 브랜드 본부장은 “실속구매 성향은 강화되고 가격저항은 심해졌는데 세일 효과를 느끼지 못하니 소비자들이 홈쇼핑, 인터넷쇼핑으로 이탈한다. 소비자 분석과 상품개발은 시간과 돈이 드니 미뤄두고, 좀 팔린다 싶은 상품으로 우르르 몰려가 가격경쟁을 하려니 객단가만 뚝 떨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3년 5월 7일 어패럴뉴스 www.ap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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