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복의 저가 출혈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 업계에 의하면 남성복 시장의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일부 업체들이 매출을 올리기 위해 내놓은 저가 정책으로 인해 기본적인 가격 기준이 무너지고 있다.
한 브랜드가 특정 아이템의 가격을 평균 가격보다 절반 이하로 낮춰 내놓을 경우 경쟁 브랜드들도 이에 대응하기 위한 가격을 책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가 좋을 때는 저가는 저가대로, 고가는 고가대로 각각의 시장을 형성하며 윈윈 형태의 판매 구조로 균형을 이뤘으나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일부 브랜드의 저가 정책은 시장 전체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A브랜드는 이번 시즌 신상품 바지를 6만9천원에 출시했다. 물량도 적은 수량이 아닌 몇 만장을 기획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존 남성캐주얼 브랜드들의 바지 평균 단가는 10만원대 초반임을 감안할 때 정상가 6만9천원은 타 브랜드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시즌오프나 할인을 적용해 5만9천원, 3만9천원까지 낮춰 팔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바지의 정상 판매가 좋았던 브랜드들은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저가 상품을 서둘러 준비하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다.
수트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캐릭터 브랜드들의 수트 정상 평균 가격은 40~50만원대. 통상 저가 라인으로 30만원대, 20만원대 후반까지 만들어 내놓고 시즌오프나 정기세일에 할인을 들어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획 상품으로 9만9천원에 수트를 판매하는 등 파격적인 가격을 내놓는 브랜드가 생겨나면서 경쟁 브랜드들도 이에 대응할 만한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일부 브랜드는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오프라인에서도 판매하면서 가격을 대폭 낮추는 등 단순히 숫자를 맞추기 위한 출혈 경쟁으로 이어져 업계는 기존 가격을 고수할지, 저가 경쟁에 뛰어들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업계 한 사업부장은 “유통에서도 매출을 올리기 위해 저가 상품을 요구하고 있고 기획 상품도 수수료는 정상요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결국 브랜드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저가 정책에도 영향을 받지 않고 일정 가격을 고수할 수 있는 오리지널리티와 경쟁력이 필요하지만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인지도 보다 가격이 우선인 판매 패턴이 계속되면서 남성복 업체들이 저가 출혈 경쟁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3년 5월 9일 어패럴뉴스 www.ap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