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로데오거리 살아나나
거품 빠진 압구정에 진출하려는 패션 업체들이 조금씩 늘고 있다. 압구정 로데오거리는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 중반까지 지하철 신분당선 개통에 대한 기대감에 반짝 활기를 보였다가 침체의 길로 접어들어 이곳에 진출했던 브랜드들이 많이 철수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플래그십 스토어를 위한 대안 상권을 찾지 못한 일부 브랜드를 중심으로 이곳에 진출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이달에는 보끄레머천다이징의 SPA ‘코인코즈’가 1~2층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50평대 규모의 이 매장은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와 기성복 브랜드의 의류 외에 다양한 품목을 구성해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LG패션이 전개하는 슈즈 액세서리 편집숍 ‘라움 에디션’도 런칭 이후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압구정에 열었다. 지난 2일 오픈한 플래그십 스토어는 60평 규모로 20~30대 젊은 층을 타겟으로 15개 해외 브랜드를 편집 구성했다. 오픈 첫날부터 4일 동안 일평균 1천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선전했다.
지난달 12일에는 벨기에 가방 브랜드 ‘헤드그렌’이 컨테이너 박스에 독특한 컨셉을 담아 20평 규모의 매장을 오픈했다. 또 지난달 말에는 신분당선 인근에 독일 직수입 ‘에스프리’가 국내 1호점, 이탈리아 팔찌 ‘크루치아니’가 2호점, 남성 편집숍 ‘디스클로우즈’ 가두 1호점을 개설했다. 로데오거리 메인 상권에는 백팩 브랜드 ‘인케이스’가 막판 오픈 준비를 하고 있다.
이처럼 압구정에 진출하는 브랜드가 늘고 있는 것은 여러 요인이 있지만 저비용에 큼직한 매장을 강남에 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크다. 현재 압구정은 메인 거리 외에는 권리금이 없는 매장이 상당수에 이르고 공실률도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부동산 거품이 많이 빠져 20평 기준으로 월세가 4백~6백만원선, 60평 기준으로 1천만원대로 형성돼 있다.
천정부지로 오른 가로수길, 도산공원, 청담동, 강남역에 비해 가격적인 메리트가 있는 것이다. 최근 이곳에 매장을 오픈한 헤드그렌코리아의 강근식 사장은 “압구정은 가로수길이나 강남역 보다 주차환경이 나은 편인데다 아직 부유층의 유동인구가 많고 연예인들의 발길도 잦아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 적합하다”고 말했다. 또 LG패션 정석영 대리는 “20~30대를 대상으로 신선한 감도의 수입 브랜드가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한 첫 진출지로 추천할만한 곳”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관계자는 매출에 대한 높은 기대감은 갖지 말라고 충고하고 있다. ‘에스프리’를 전개하는 언디즈비코리아 신재웅 팀장은 “매출을 논하기에는 아직 압구정 상권이 살아났다고 보기 어려우며, 매출의 등락폭이 크다는 것도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차량 이동을 많이 하는 고객들의 성향 때문에 일방통행으로 변한 압구정 로데오거리가 매력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2013년 5월 16일 어패럴뉴스www.ap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