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맞춤 패션, 변화 바람 솔솔
합리적 가격에 맞춰 입을 수 있어 선호도 증가
사진은 「반하트 디 알바자」의 정두영 CD와 배우 김우빈이 맞춤 의상 제작에 관해 회의 중인 모습.
자칭 ‘셔츠 마니아’ 박표순(28)씨는 “100 사이즈를 입으면 통이 많이 남고, 95 사이즈는 소매 길이가 짧아 불편했다. 맞춤 셔츠는 팔 길이와 품이 딱 맞아서 편안한 피팅감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기반 맞춤 브랜드 「스트라입스」의 셔츠를 구입한 전윤호(30)씨는 “활동은 자유롭되 스타일은 유지되는 쾌감이 자신의 체형을 원망하며 기성복을 입던
이들에게 ‘옷에 갇히지 말고 자유를 얻으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 같다”는 후기를 남겼다.
최근 남성 소비자들 사이에서 맞춤 패션이 핫한 트렌드로 떠올랐다. 특히 패션 커뮤니티나 입소문을 타고 젊은 층이 대거 몰리면서 맞춤 시장 수요가 급증했다.
니치마켓인 맞춤 시장을 제대로 겨냥한 신생 브랜드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정장, 예복뿐 아니라 셔츠, 팬츠 등 캐주얼 아이템 맞춤 수요를 적극적으로 반영했고,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찾아가는 서비스, 10만원대 미만의 합리적인 가격, 일주일 내 배송 등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최근 들어 맞춤 패션이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업계 전문가들은 “기성복 트렌드와 마찬가지로 캐주얼라이징에 포커스를 맞춘 것이 주효했다.
기성복 대비 합리적인 가격, 빠른 속도를 강조한 것 등 기존의 맞춤복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요소들이 맞춤의 키워드로 떠오르면서부터"라고 설명했다.
또 소비 성향이 개인화되면서 내 몸에 꼭 맞고, 원하는 디자인을 골라 입을 수 있는 맞춤복에 남들과 다른 것을 원하는 이들의 수요가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 만족도 높아 입소문 훨훨
정두영 「반하트 디 알바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일반적으로 개인 소득이 2만 달러가 넘어가면 기성복에서 맞춤 비스포크로 남성 마켓의 축이 이동하기 시작한다고 한다. 이는 소득 증가에 따른 소비자의 취향 고급화, 남과 차별화된 스타일을 추구하는 개인화 등으로 맞춤 시장의 영역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론칭한 맞춤 브랜드 「사로」는 빠른 속도로 안정 궤도에 접어들었다. 기성과 맞춤의 장점을 융합한 새로운 형태로 선보여 맞춤을 생소해하는 청년 층과 기존 맞춤을 지겨워하는 장년 층을 모두 잡겠다는 전략이 통한 것. 셔츠 평균 5만원대, 재킷 10만원대 등 거품을 뺀 가격대도 주효했다.
퀄리티에 대한 만족도가 쌓인 덕분에 전화 상으로 ‘알아서 해달라’고 주문하는 고객도 제법 늘었다고. 배우 류승수, 최필립, 박건형 등 남자 연예인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어 특별한 마케팅 없이도 홍보 효과는 점점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 외국인 관광객도 맞춤 선호
신원의 남성복 「반하트 디 알바자」는 수트, 재킷 등 일부 아이템의 맞춤 라인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패션위크 런웨이에서 볼 수 있었던 컬렉션 라인도 맞춤을 시작했다. 맞춤 라인은 매출 비중으로 봤을 때는 전체의 10% 정도로 높지는 않다.
국내 소비자는 연예인 의상으로 알려져 맞춤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중국, 일본 등 외국인 관광객의 수요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우 외국인의 맞춤 라인 구매 비중이 30% 정도로 높은 편이다.
중국인 판매 사원 채용, 이탈리아 브리오니에서 연수한 테일러 투입 등으로 적극 응대하고 있다.
◇ 언제든 부르면 찾아간다
온라인, 모바일 기반의 「스트라입스」는 '맞춤은 오프라인'이라는 고정관념을 깼다. 매장이 없는 대신 ‘로드테일러’라고 부르는 전문가가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직접 찾아가는 '콜 스트라입스'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광고, 홍보 비용을 줄인 대신 발로 뛰는 전략을 택한 것. 사이즈를 재면서 자연스레 일대일 스타일링 상담도 이뤄져 호응이 좋고, 본사 측에서도 가장 가까이서 고객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 전략 수립에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고 직접 진행해 가격과 속도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판매가 4만 9000원선을 맞췄고, 주문 후 일주일 안에 받아볼 수 있는 빠른 프로세스를 만든 것. 현재는 셔츠만 제작하지만 상품 문의가 이어져 여름용 반팔 셔츠, 팬츠 등 라인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2013년 6월 3일 패션인사이트www.f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