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여름, 공무원 반바지 의무화?

2013-06-14 00:00 조회수 아이콘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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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여름, 공무원 반바지 의무화?

공무원 쿨비즈룩 이것만은 제발 피했으면

 

공무원의 여름 쿨비즈 룩에서 대비되는 반바지 패션. 일러스트 김동유


서울시 소속 공무원 A씨(48)는 고민의 늪에 빠졌다. 서울시가 본격적으로 시행한 수퍼 쿨비즈가 막막하기만 한 것. 지금껏 여름에는 흰색 반팔 셔츠에 검은색 정장바지, 일명 ‘펭귄 룩’이 전부였던 그에게 쿨비즈는 넘기 어려운 산이었다. 고민 끝에 캐주얼 셔츠와 옷장 속에 잠자고 있던 반바지를 꺼내 입고, 샌들 차림에 늘 들고 다니는 투박한 서류가방을 들었다.


반면 공무원 B씨(30)는 수퍼 쿨비즈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노타이 셔츠, 반바지의 간소한 차림이 더운 여름에 그야말로 ‘신세계’였던 것. 특히 반바지 차림은 스타일리시하면서도 시원해 일석이조의 효과다. 최근 반바지를 즐겨 입으면서 어울릴만한 로퍼, 클러치 백 등 액세서리도 새로 장만했다. 남성복 브랜드에서도 길이, 컬러, 디자인 등 다양한 스타일의 반바지를 내놓고 있어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2014년 여름, 서울시가 공무원 쿨비즈 의무화를 시행할 경우 나타날 일을 가상한 내용이다. 무더운 날씨 속 에너지 절약의 일환으로 반바지 차림이 보편화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여름철(6~9월)에 반바지와 샌들 착용을 허용하는 수퍼 쿨비즈 복장 지침을 시행했을 때 엇갈린 반응과 함께 여론이 들끓었다.


반바지 찬성파는 자율 복장으로 근무하면서 업무의 능률을 높이고,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어 실용적이라는 의견을 냈다. 반대파는 공무원에게 단정한 복장을 요구하는 것은 공무를 수행한다는 점에서 일반 기업과는 다르다고 본 것으로, 시민을 대하는 민원부서는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표했다. 때문에 비즈니스 캐주얼의 적정 선인 노타이 차림으로 충분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대다수 남성들은 비즈니스 룩으로 반바지 차림은 아직 어색하다는 입장이지만 패션 업계는 반바지 시장이 점차 커질 것을 예고했다. 그동안 주요 트렌디 브랜드가 소량 선보였던 반바지를 올해는 전체 남성복 브랜드의 90% 이상이 출고했다. 반바지를 여름 주력 상품으로 기획해 생산량을 1만장 단위로 물량을 늘린 사례도 많다.


이처럼 서울시를 필두로 사회 전반적으로 반바지 차림이 주말용이 아닌 일반 근무 복장이 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틀을 깨는 파격적인 드레스코드에 보는 이와 입는 이 모두가 혼란을 겪은 만큼, 근무복으로서의 반바지 차림은 시간을 거쳐 단계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


‘청바지를 입고 회사에 가도 깔끔하기만 하면 괜찮을 텐데, 여름 교복이 반바지라면 깔끔하고 시원해 괜찮을텐데’ 라는 노랫말처럼 가까운 미래에는 반바지를 입고 출근하는 남성들의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멋스럽게 반바지 쿨비즈 룩을 연출하기는 쉽지 않다.


◇ 반바지에 어울리는 뉴 스타일?


‘비즈니스 룩의 반바지화’는 패션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인 스타일링에서부터 신발, 가방 등 코디 아이템까지 전체적으로 변화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 바지 기장이 짧아져 다리와 신발이 노출되므로 양말까지 꼼꼼히 신경 써야한다. 늘 입던 정장 차림에서 바지만 짧은 것으로 갈아입으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반바지 차림에는 신발도 어두운 컬러의 구두가 아닌 밝은 컬러의 로퍼나 보트 슈즈가 어울린다. 벨트 착용도 필요하다. 벨트를 착용함으로서 좀 더 갖춰입은 듯한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필요치 않더라도 착용하는 것이 좋다. 가방도 각진 서류가방보다 클러치 백, 백팩 등 보다 캐주얼한 스타일이 적합하다.  


반바지가 아직 낯설다면 회색, 검은색 등 모노톤이 아닌 비비드 컬러가 해답이 될 수 있다. 컬러로 시선을 집중시키기 때문에 단점을 가리면서, 아저씨 같은 느낌도 지울 수 있기 때문이다. 상의는 셔츠나 피케 셔츠를 받쳐 입고 얇은 재킷을 걸치면 비즈니스 룩으로 손색없다.


◇ 타이 대신 스카프, 행커칩 인기


넥타이를 풀면 체감 온도가 2도 가량 내려간다. 노타이만으로도 한결 가볍고 시원하다고는 하지만, 스타일적으로 보면 밋밋하고 지루한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타이를 매지 않으면서 차이나 칼라 셔츠나 아예 칼라가 없는 셔츠 등이 인기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강윤경「지이크파렌하이트」 상품기획실장은 “전반적으로 수트 수요가 줄었고, 노타이 비즈니스 캐주얼 차림이 보편화되면서 타이 판매율은 비교적 하락한 편”이라며 “그러나 타이를 대체할 행커칩, 부토니에르 등 장식용 액세서리가 대중화됐고, 타이를 멋내기용으로 하는 이들이 늘었다. 또 팔찌나 가방 등으로 멋을 내는 남성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 액세서리 라인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 공무원 쿨비즈의 향방은?


올해도 어김없이 공무원 쿨비즈 지침은 실행되고 있다.
지난달 22일 안전행정부는 업무 능률 향상과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하절기 공무원 복장 간소화를 실시했다.


공무원들의 유연하고 창의적인 사고를 진작하기 위해 품위유지와 공직예절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연중 자유롭고 편안한 복장 착용을 권하고 있는 것. 복장의 예시는 상의는 노타이 정장, 콤비, 니트, 컬러 셔츠 등 하의는 정장바지, 면바지 등이 있다. 슬리퍼, 찢어진 청바지 등 지나치게 개성적인 복장 등으로 기강이 해이해진 인상을 주거나, 민원인에게 불편함을 주는 사례가 없도록 당부했다. 또 의전상 넥타이 착용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관행적인 넥타이 착용은 지양했다.


윤종진 안전행정부 윤리복무관은 “간편하고 시원한 복장의 착용으로 업무 능률 향상에 기여하고 냉방기 가동을 최소화해 에너지 절약도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2013년 6월 14일 패션인사이트www.f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