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 BARCELONA FASHION
이광복의 스페인패션
경기 위축이라는 단어도 이제 거의 이골이 날 때가 되었을만 한 스페인이다.
아주 미미하게나마 수치상의 경제가 조금은 호전되고 있지만 가계는 여전히 월말을 버티기 어렵다는 아우성이 더 크다. 특히 소비가 계속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니 백화점이나 패션몰 등은 이익을 올리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살아남기가 목적이 되어버린 상황이다.
이 즈음에 들리는 패션 소식 가운데, 스페인 내에서 전국에 지점을 두고 있는 SPA 브랜드 중 규모가 중상에 드는 「블랑코」의 점포수를 반으로 줄인 정책은 많은 패션업체들을 다시 한숨짓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장하는 글로벌 브랜드 「자라」나 「망고」 등은 스페인 내의 마이너스를 외부 판매에서 메꾸고 있을 정도로 스페인 판매는 저조함을 보여주고 있다.
◇ 정부의 보조를 좋은 발판으로 삼고 있는 쇼
정부의 원조를 받으면서 지속되고 있는 080 바르셀로나 패션위크의 컬렉션 쇼는 많은 점을 시사하고 있다. 카타란 지방하면 섬유산업이 관광산업만큼이나 중요한 수입원이었다.
중국이나 동유럽 국가들의 섬유산업 성장으로 타격을 많이 받고 글로벌 업계들의 시장잠식으로 중소규모의 패션업체들이 몰락하는 위기를 맞았지만 아직은 손을 놓을 수 없는 기본산업이기도 하다.
전통도 있고 노하우도 있고 창의력도 있으며 소비 습성도 타 유럽에 비해 커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분야이다. 카타란 정부도 이러한 섬유산업의 단맛을 충분히 느꼈기에 안간힘을 하고서라도 섬유산업의 영화를 다시 돌려놓으려고 하고 있다.
부채가 커지고 있는 카탈루니아 지방이지만 섬유산업에 관한 보조는 멈추지 않겠다고 산업부 장관이 발언할 정도로 지지를 받고 있다. 비록 중소 업체들은 글로벌 시장의 흐름에는 역부족이어서 살아남지는 못하지만 「망고」나 「쿠스토」, 「데시구엘」 등의 패션업체들은 바르셀로나라는 이름을 브랜드명 뒤에 붙인 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특별히 정부의 도움을 얻어서 외국으로 힘을 뻗어나가는 것은 아니나 카탈루니아 지방 섬유산업의 잘 갖추어진 인프라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①실리아벨라 ②쿠스토 ③④데시구엘
◇ 컬렉션을 통해 문화적인 감각을 그대로 느끼게 해주는 행사
「망고」의 쇼를 필두로 5일간 펼쳐진 32개의 쇼는 지난 1월에 오픈한 디자인 허브 빌딩(DHUB)에서 진행되었다. 그동안 한 군데의 장소가 아니라 시즌마다 궁전이나 박물관, 공원등 여러장소를 돌며 쇼를 진행해 왔던 080 바르셀로나 컬렉션은 바르셀로나의 구석구석마다 얼마나 좋은 곳이 있는 지를 알려주는 관광 안내 역할도 충분히 해 준 셈이다.
물론 그런 건물들이 패션쇼에 기꺼이 사용 가능하도록 힘을 써 주는 정부의 수고까지도 패션산업 인프라의 한 부분이 되고 있는 점은 패션인의 한 사람으로서 부럽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쇼가 진행되는 동안 디자인 허브 빌딩에서는 바르셀로나 디자인 대상 전시회가 있어 결코 패션은 패션으로 끝나지 않는 디자인 세계의 한 자락이라는 것을 일깨워주었고, 팝업 스토어가 형성되어 젊은 디자이너들의 작품들이 그 자리에서 판매되기도 하였다.
섬유산업 단체들은 업체들 나름대로 컨퍼런스를 열어 현 섬유산업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점에 대하여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교환하는 장도 만들어 졌다.
패션쇼로 끝나는 것이 아닌 포괄적인 패션인의 잔치로 의미를 두어도 좋을 정도로 폭 넓은 행사가 진행되었다.
⑤후스띠시아 루아노 ⑥쉬퍼 & 아르께스 ⑦수르 ⑧자조 & 브룰
◇ 젊은이들의 실업률 해결은 이렇게
당시 G20 정상회담이 젊은이들의 실업문제를 주로 다루고 있을 때인데 바르셀로나 패션 행사의 총괄 담당자 미켈 로드리게스씨의 컨퍼런스에서의 발언이 인상적이었다.
“스페인 젊은층의 50%가 실업자라고 할 정도로 젊은이들의 실업률이 높은데 스페인의 「자라」나 「망고」, 「데스이괄」 등의 세계적인 패션 기업들이 공장을 스페인으로 가지고만 와도 고실업률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이런 신선한 발언으로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했다. 실제로 그런 움직임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스페인의 경기 위축으로 낮아지고 있는 임금과 노동조건의 취약, 경험있는 노동력 등이 점점 비싸지고 있는 중국에서의 생산경비와 별 다름이 없어지는 장점을 가지게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많은 이들에게 품게해 주었다.
실제로 중국으로 공장을 옮겨 재미를 못 보고 다시 유턴하고 있는 공장들이 니트산업이 발달한 마타로나 타라고나에 하나 둘 늘고 있다고 하니 섬유산업의 판도가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⑨망고
◇ 쓸만한 디자인 한다는 디자이너들
080 이라는 숫자로 시작된 컬렉션은 카탈루니아 지방의 우편번호에서 따왔다는 이름처럼 매우 지역적인 색채를 띠었다.
창의적인 면에서는 전국 규모의 마드리드 컬렉션을 뛰어넘었다.
통통 튀는 아이디어뿐이 아니라 생산기술이나 생산능력 등이 갖추어진 지역이다 보니 아이디어만 뛰는 디자인이 아닌 실제로 웨어러블한 패션 등 구색을 제대로 갖춘 디자이너들이 많다.
외국에서는 인정을 받았지만 스페인에서는 새롭게 데뷔한 디자이너, 수르, 셀림 드 소마빌라, 후에서 베테랑으로 몇년을 스페인 패션을 지탱해주고 있는 디자이너들 실리아 벨라, 떼세엔, 조셉 에이브릴, 기예르미나 바에사, 후스띠시아 루아노, 자조 & 브룰과 해외에서 솔솔 유명세를 타고 있는 디자이너들 이올고스 엘레프테리아데스, 쉬퍼 & 아르께스, 100년이 넘게 전통을 이끌고 있는 패션업체들 꼰도르, 예르세, 나울오버, 뿐또 블랑코, 물론 글로벌로 뻗어간 「망고」, 「쿠스토」, 「데시구엘」 등으로 카탈루니아는 그래도 아직은 알아줄 많은 업체와 쓸만한 디자이너들로 가득찼다는 느낌을 갖게 해 준 컬렉션이다.
모두가 의욕적이고 자신감과 패기에 넘쳐 있었다.
⑩망고 ⑪예르세 ⑫ 이올고스 엘레프테리아데스 ⑬미리암 폰사
◇ 2014년 봄, 여름에는…
2014년 S/S는 밝고 화려한 색상과 훼미닌으로 가득찬 세상이다. 러플과 레이스와 같은 여성스러운 디테일들이 많이 사용되고 바디 컨셔스와 같이 밀착된 실루엣이 아닌 루즈한 실루엣이 대세였다.
액세서리의 대담함과 함께 화려함은 도를 더해가지만 어디까지나 전체적인 분위기는 가벼웠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는 교훈을 안겨주었다.
「망고」는 새롭게 스포츠 라인을 전개하면서 요가나 피트니스에 어울리는 스포츠 라인을 전개시켜 주었고, 남성복 브랜드 「H.E.」를 전개하면서 탄력을 받아 아동복 라인도 론칭할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어 내년부터 아동복의 판도가 조금은 변화를 줄 것이며, 특히 「자라」의 인디텍스 그룹의 키즈 「클라스」와의 승부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 8월 14일 패션인사이트www.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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