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委 새 표준거래계약서 MD개편에 영향

2013-08-22 00:00 조회수 아이콘 2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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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委 새 표준거래계약서 MD개편에 영향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6월 확정한 대형 유통업체와 납품(입점)업체 간 표준거래계약서 개정안이 올 추동 시즌 MD개편부터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개정안은 대형 유통업체들이 납품(입점)업체와 계약을 맺을 때 미리 약정하는 판매수수료, 판매 장려금 외에 거래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추가비용 부담요구의 명확한 분담기준 부재로 납품업체가 대부분을 부담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중 매장 인테리어 비용의 경우 백화점의 사정(MD개편, 매장리뉴얼 등)으로 변경 시 원칙적으로 백화점이 부담하고, 좋은 위치로의 매장이동 등 입점업체에게도 이익이 되는 경우 전체 비용의 50% 안에서 입점업체가 분담토록 돼 있다. 브랜드 컨셉 변경, 매장 위치 변경 희망 등 입점업체가 개별적으로 인테리어를 변경코자 하는 경우에는 소요비용은 대형 유통업체와 입점업체가 협의해 분담하도록 했다.

이러한 기준은 백화점들이 올 추동 MD개편에서 점포 리뉴얼이나 매장 위치이동, 브랜드 교체를 이전보다 축소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점포별로 철수 브랜드 매장을 채우는 정도만 있었고, 브랜드 실적에 따라 매장 위치를 바꾸고 환경을 정비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유아동 PC처럼 자진 철수 브랜드 매장들이 상당수 나와 매장 간 위치조정 등이 이뤄질 만한 PC에서도 빈자리를 다른 브랜드로 채우는 정도로 그쳤으며, 시행 초기인 만큼 개정안의 법 적용범위 등을 확실히 파악하기 어려워 NPB 입점에 있어서도 혹시 모를 문제 소지를 만들지 않기 위해 매우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MD를 추진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MD를 최소화해 진행했고, 분당 등 일부 점포의 리뉴얼은 다음으로 미뤘다. 다음 개편에서도 공정위의 움직임과 그에 따른 동 업계의 대응을 지켜본 후 리뉴얼을 결정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말에는 현대아이파크몰이 인테리어 비용을 한 입점업체에 부당하게 전가한 혐의로 민변과 참여연대를 통해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되기도 했다. 전용부분 인테리어 비용을 100% 전가한 것은 물론 자신들의 소유 공간인 공용부문의 인테리어 비용도 100% 떠넘겼다는 이유에서다.

이렇듯 추동 MD개편을 전후로 새 표준거래계약서의 시행을 본격적으로 실감하게 되면서 개정안에 대한 백화점과 납품(입점)업체들의 구체적인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한 바이어는 “표준거래계약서가 누구에게 이득이 되는 것인지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통사 입장에서는 1년이라는 기준이 생겨 모든 것을 1년 단위로 해야 하는데, 이에 따른 문제점들이 발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MD개편이 춘하 시즌 진행되면 추동에는 MD가 없기 때문에 브랜드들이 다음해 춘하 MD개편에 맞춰 브랜드를 런칭해야 한다는 것. 이럴 경우 추동 런칭이 줄어들면서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대응하는 것이 무뎌질 수밖에 없고, 브랜드 입장에서도(특히 신규의 경우) 유통 진입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노후화된 점포의 리뉴얼이 제때 이루어지지 않는 것도 문제다.

납품(입점)업체 측에서는 개정안의 적용범위와 처벌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남성복 브랜드 업체 한 관계자는 “표준거래계약서 상에 ‘백화점, 대형마트 홈쇼핑 등과 같은 대형 유통업체’라고 돼 있는데 다점포 쇼핑몰과 아울렛은 해당사항이 없다고 봐야하는 것인지 우선 헷갈리고, MD개편에 있어서도 매장 간 자리이동이 없어지면서 손해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업체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유통사가 이전처럼 MD개편을 하면서 개정안에 맞춰 본인들이 부담할 금전적인 비용을 들인다면 협력업체에게 도움이 되지만, 결과적으로는 비용을 들이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자리이동을 하지 않는 상황을 가져왔기 때문에 손해라는 것. 협력업체들이 개정된 법에 따른 혜택을 못 받을 뿐 아니라, 좋은 실적을 올리고도 더 나은 자리로 갈 수 있는 기회마저 오지 않게 됐다는 것이 이유다. 의도적으로 MD를 축소하는 것을 제재하는 다른 법안이 없는 상황에서는 개정안이 큰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납품(입점)업체들의 입장이다.

유아동복 업계 한 임원 역시 “이번 MD개편은 숫자는 채웠으되 내용은 부실하다고 볼 수 있다. 을을 위한다지만 이번 표준거래계약서 역시 확실한 도움을 주기엔 허점이 많은 공정위의 탁상행정으로, 보다 공정하고 실질적인 힘을 발휘할 법의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3년 8월 21일 어패럴뉴스www.ap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