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에게 꼭 필요한 브랜딩 성공 요인 7가지 (4)
가치, 품격과 자부심의 브랜딩
‘칼 라거팰트’와 H&M 의 콜래보레이션 사례
◇ 가치의 의미
마케팅 관점에서 볼 때 '가격'은 판매를 더 증대하기 위한 전략적 개념이었지만, 브랜딩 관점에서의 ‘가격’은 ‘가격대비 가치(value for money)’를 의미합니다.
소비자들은 자신에게 중요하고 보다 가치 있는 제품을 구매하는 데에는 지출을 아끼지 않고, 덜 중요한 제품을 구매하는 데에는 저렴한 가격과 양을 우선시 하는 등 실속있는 소비를 추구합니다.
트레이딩 업(Trading up)과 트레이딩 다운(Trading down)이라고 불리는 이러한 구매경향은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더욱 두드러지는 추세입니다.
소비자들은 필요(needs)에 의해 브랜드를 구매하기 보다는 마음이 원하는(wants) 브랜드를 구매합니다. 구두를 여러 개 갖고 있는 여성도 이번 시즌 유행하는 스타일의 새로운 구두라면 또 사고 싶어합니다.
이 때 소비자들이 느끼는 브랜드의 가치는 브랜드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불황기 마케팅에 있어 가격전략, 그 중에서도 가격할인 정책이 강력한 무기라는 것은 저도 동의합니다만 이 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는 최후의 승자는 결국 카테고리 내 최저의 가격을 제공하는 단 하나의 브랜드이거나, 저렴한 가격대비 높은 가치를 제공하는 브랜드입니다.
엄청난 자본력을 바탕으로 가격이란 무기를 활용할 수 있는 극소수의 브랜드가 아니라면 거의 모든 브랜드는 필히 브랜드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입니다.
◇ 가치는 소비자가 부여하는 것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려면 소비자의 마음이 원하는(wants)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해서 원하는 바로 그것을 제공해 주어야만 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소비자라면 어떤 브랜드 경험이 행복할까” 라고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특별한 대우를 받고 싶어 합니다. 여러 식당을 제쳐두고 나를 알아주는 단골 식당을 찾아가는 이유는 알아보고 반갑게 맞아주는 주인이 있고, 나의 식성과 메뉴를 알고 있고, 가끔씩 나만을 위한 특별 서비스가 제공되기 때문입니다. 함께 간 일행에게 칭찬과 부러움까지 받는다면 그 소비자는 자청해서 그 식당의 홍보대사가 될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어딘가에 소속되고 싶은 마음도 갖고 있습니다. ‘할리데이비슨’ 같은 브랜드는 전 세계적으로 64만명이 가입한 H.O.G(Harley Owners Group)라는 동호회가 운영되고 있는데, 몸에 브랜드의 로고를 타투로 새길 만큼 수많은 열혈 마니아들이 브랜드 문화를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때로는 소비자 스스로가 어떤 경험을 원하는지 모를 수도 있습니다. 이때 상상하지도 못했던 경험을 제공해 기분 좋게 놀라게 하는 것도 브랜드의 가치를 높여 줍니다. 다시 말하면 가격에 연연하지 않고 그 브랜드를 선택할 확률을 높이는 것입니다.
브랜드의 콘셉과 오리진이 타깃으로 하는 소비자에게 가치있게 전달될 때 소비자는 그 브랜드를 “이건 딱 나를 위한 브랜드야” 라고 느끼게 됩니다. ‘마크 턴게이트(Mark Tungate)’는 <스타일 중독자들>이란 책에서 패션 소비자들에 대해 “우리는 단지 옷 한 벌을 사는 게 아닙니다. 정체성을 사는 것입니다” 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결국 가치는 브랜드가 만들지만 그게 과연 가치가 있는지는 소비자가 점수를 매깁니다. 좋은 점수를 받으려면 출제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 가치를 높이는 콜래보레이션
‘콜래보레이션(Collaboration)’이란 문화적 가치를 가진 브랜드가 서로가 가진 매력을 합쳐 혼자의 파워 이상 가는(1+1=3 이상) 시너지를 도출하는 브랜딩 전략을 뜻합니다. 콜래보레이션이 중요한 이유는 한정된 브랜딩 자원을 효율적,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소비자에게 식상하지 않은 신선한 매력을 전달해 브랜드의 가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강력한 가격정책을 무기로 갖고 있는 브랜드가 콜래보레이션까지 접목시키면 브랜드 가치상승 효과는 더욱 크게 나타납니다. 1947년 탄생한 H&M은 콜래보레이션에 있어 지속적이고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2004년 칼 라거펠트, 2005년 스텔라 매카트니, 2006년 빅터 앤 롤프, 2007년 마돈나, 2008년 꼼 데 가르송-레이 가와쿠보, 2009년 메튜 윌리엄슨, 지미 추, 소니아 리키엘, 2010년 랑방, 2011년 베르사체, 2012년 마틴 마르지엘라와의 협업이 대표적 사례로 꼽힙니다.
2013년 11월에는 이자벨마랑과의 콜래보레이션이 예정되었다는 발표 만으로도 텐트치고 기다릴 거라며 블로그에 소식을 공유하는 소비자들이 수두룩 할 만큼 패션 피플을 흥분시키는 뉴스가 되었습니다.
20세기 후반 가장 영향력 있는 패션디자이너로 일컬어지는 샤넬의 디렉터 칼 라거펠트와의 콜래보레이션은 당시 패션업계에 충격을 선사하며 H&M의 이미지를 단번에 쇄신시켰고, H&M 브랜드를 세계적 패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 하는데 기여하였습니다.
칼 라거펠트는 엄청난 대중적 PR효과를, H&M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합리적인 가격에 세계적 명품을 손에 넣을 수 있었으니 윈윈(WIN-WIN)의 효과를 톡톡히 본 셈입니다.
◇ 희소성의 가치 리미티드에디션
‘리미티드에디션(Limited edition)’은 남들이 갖지 않은 희소성 있는 브랜드를 소유하고 싶어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가장 잘 반영하는 브랜딩 전략입니다.
루이비통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팝아티스트인 ‘무라카미 다카시’와 손잡고 만든 리미티드에디션 라인은 루이비통 고유의 모노그램을 밝고 컬러풀한 디자인으로 변형하여, 다소 고루했던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또한 시리즈별 한정판으로 희소성을 높였기에 중고품의 가격이 더 올라가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는데, 이는 리미티드에디션을 통해 성공적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하고 재도약시킨 사례로도 손꼽힙니다.
거리를 거닐다가 나와 똑같은 옷이나 가방을 든 사람과 마주치면 서로 민망해지고, 남들이 가질 수 없는 것을 갖고 있으면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것처럼 소비자는 나만이 가질 수 있는 제품으로 개성을 추구하고자 합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대량 생산이 아닌 한정 생산 제품 자체로는 수익을 올리기 힘들지만 적절한 리미티드에디션 전략을 통해 열광적 소비자들의 지지와 함께 이슈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기본적으로는 브랜드 콘셉을 바탕으로 하지만 그 틀에 얽매이지 않는 창의적인 시도를 할 수도 있기에 소비자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할 수도 있습니다.
◇ 특별한 혜택이 주는 가치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적절한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가격전략을 방어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세일을 해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했다 하더라도 회원들에게만 세일 혜택을 드린다고 강조한다면 브랜드는 당위성을 부여하면서도 비교적 우아하게 세일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불황이 지속되다 보니 정기세일 이외에도 갖가지 이름을 붙여 지속적으로 세일 행사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러한 편법이 지속되면 영리한 소비자는 결국 브랜드를 신뢰하지 않게 되고 브랜드의 단명을 재촉하게 됩니다. 눈 앞의 상황이 어렵더라도 브랜드는 어떻게든 가치를 잃지 않거나 상쇄할 수 있는 신중한 접근을 해야 합니다.
세일을 하지 않는 대신 구매 시 특별한 증정품을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입니다. 대신 증정품의 퀄리티가 조잡하지 않고 품격이 있어야 합니다. 거기에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희소성까지 있다면 오히려 증정품을 얻기 위해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생겨날 수도 있습니다.
소비자의 등급을 나누어 일정 구매기준에 도달한 소비자 그룹에게만 증정하는 혜택들은(특별하게 만든 등급별 기프트나 행사 초청 티켓 등) 자부심을 느끼게 할 뿐 아니라 등급상향 욕구도 불러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제도를 잘 활용하는 곳이 항공사의 마일리지 프로그램 입니다. 길게 늘어선 줄 옆으로 한 단계 높은 등급의 소비자가 빠른 체크인 서비스를 받는 모습을 지켜보거나, VIP 라운지, 추가화물 무료 등의 경험을 한 번이라도 해봤다면, 한 브랜드를 집중적으로 이용해서 더 높은 등급으로 상승하고 더 좋은 혜택을 받고 싶은 마음이 커질 것입니다.
브랜드의 입장에서는 가치를 깎아먹는 할인이나 재고부담의 걱정을 덜며 판매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혜택의 마법입니다.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역시 내가 이 브랜드를 계속 이용하는 것이 옳았어, 난 특별한 대접을 받잖아”라고 느끼도록 지속적으로 명분과 자부심을 심어준다면, 소비자는 그 특별한 느낌을 바탕으로 결정적 순간에 가격의 장벽을 허물어 버리는 것입니다.
2013년 8월 28일 패션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