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SPA 진출 8년, 무엇이 바뀌었나
‘유니클로’, ‘자라’, ‘H&M’ 등 글로벌 SPA들이 국내에 발을 들인지 만 8년이 지났다. 2005년 9월 ‘유니클로’를 시작으로 2008년 ‘자라’, 2010년 ‘H&M’ 등 글로벌 패션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대형 SPA들의 국내 진출이 잇따랐고, 8년이 지난 올해 이들 3개 브랜드는 국내 시장에서 1조원 매출 돌파가 전망되고 있다.
이들은 수백평대 매장에서 다양한 상품, 합리적인 가격, 빠른 트렌드를 제시하며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의식 변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브랜드와 가격, 프로모션, 세일 등에 입맛이 맞춰져 왔던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가치소비에 더욱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특히 이들은 한 매장 안에서 다양한 스타일과 아이템을 제안하면서 ‘숍(SHOP)’에 대한 파워와 가치를 높이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의 이들 영향력과 소비자들의 소비의식 변화가 빨라지자 국내 기업들도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에 나섰다. 브랜드 중심의 비즈니스에서 숍 중심으로 방향키를 틀었고, SPA부터 대형화 전략, 유통 브랜드 등 비즈니스의 모델이 다양화되기 시작했다.
◇한국발 SPA의 잇따른 등장
2009년 이랜드는 국내 최초 SPA ‘스파오’를 선보였다. ‘유니클로’ 대항마로 자사 유통을 비롯해 전국 주요 상권에 매장을 확대해나갔다. 이듬해 이랜드는 또 하나의 SPA ‘미쏘’를 런칭했다. 여성 전문 SPA로 속옷 SPA ‘미쏘 시크릿’도 함께 선보였다. 그리고 올해 슈즈 SPA ‘슈펜’과 아웃도어 SPA ‘루켄’, 캐릭터 SPA ‘버터’를 차례로 런칭했다.
제일모직도 지난해 2월 ‘에잇세컨즈’를 선보이며 SPA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핵심 상권에 공격적으로 대형 매장을 열며 글로벌 SPA와의 정면 승부를 벌이고 있다. 미얀마에 자가 공장을 구축하는 등 일찍부터 SPA 비즈니스를 준비해왔던 신성통상도 지난해 6월 ‘탑텐’을 런칭, 국내 대표급 SPA로 육성해나가고 있다.
‘스파오’, ‘미쏘’, ‘에잇세컨즈’, ‘탑텐’ 등 4개 SPA들의 8월말 유통 현황은 총 160개로 ‘탑텐’이 55개로 가장 많으며, ‘스파오’ 49개, ‘미쏘’ 34개, ‘에잇세컨즈’ 22개 순이다. 연말까지 목표는 ‘탑텐’이 65개, ‘스파오’가 55개, ‘미쏘’가 36개, ‘에잇세컨즈’가 26개다. 매출은 ‘에잇세컨즈’ 1700억원, ‘스파오’ 1250억원, ‘미쏘 1200억원’, ‘탑텐’ 1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총 5150억원이다.
이들은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 공략까지 나서고 있다. 이랜드는 올해 ‘스파오’와 ‘미쏘’를 일본과 중국 시장에 진출시켰으며, 제일모직은 내년 중국 시장 진출을 시작으로 2016년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2020년에는 아시아 톱3 SPA 브랜드로 진입한다는 목표다. 신성통상 역시 올해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 자사 브랜드들의 안착과 함께 ‘탑텐’의 중국 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내년쯤 미국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SPA 전환ㆍ숍 비즈 강화
기존 브랜드들의 전략 변화도 주목된다. SPA로 전환하거나 숍 비즈니스를 강화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랜드는 지난해 ‘후아유’를, 올해는 ‘로엠’을 SPA로 전환했다. 가격대를 낮추고,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을 강화하는 등 전략 변화를 통한 새로운 SPA 비즈니스에 나섰다. 물류 시스템도 SPA 비즈니스에 맞게 새롭게 구축했다.
브랜디드라이프스타일코리아도 지난해 스타일리시 캐주얼 ‘에이치앤티’를 대대적으로 리뉴얼, ‘에이치커넥트’를 선보이며 SPA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다. 상품기획부터 생산, 유통에 이르기까지 시스템 구축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지난 5월 강남역, 동성로 등 핵심 상권에 완성작을 선보였다. 이 회사의 글로벌 그룹 리앤풍은 ‘에이치커넥트’를 한국을 비롯해 중국, 싱가포르, 타이완 등 아시아 주요 국가에서 인큐베이팅 한 후 글로벌 시장에 진출시킬 계획이다.
SPA와는 달리 다양한 브랜드를 아우르는 대형 숍 비즈니스도 주목된다. ‘에이랜드’와 ‘원더플레스’ 등 젊은 층을 타겟으로 하는 편집형 숍은 물론 ‘오렌지팩토리’, ‘웰메이드’ 등 중장년 층을 타겟으로 하는 대형 유통 숍까지 다양한 형태의 숍들이 등장하고 있다.
◇유통 브랜드 본격 가동
세정은 지난 8월 대표 브랜드 ‘인디안’ 매장을 유통 숍 ‘웰메이드’로 전면 개편하는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기존 로드숍에서 편집 개념을 더한 신개념 유통 브랜드를 선보였다. ‘웰메이드’에는 ‘인디안’, ‘앤섬’, ‘앤클리프’, ‘피버그린’ 등 세정의 대표 브랜드와 ‘써코니’, ‘고라이트’ 등 글로벌 브랜드들도 함께 구성했다. 여기에 액세서리와 신발 등 아이템을 확장해 20~60대까지 폭넓은 연령대를 아우르겠다는 계획이다.
세정은 연말까지 전국 380여개 ‘인디안’ 매장을 ‘웰메이드’로 교체한다. 또 내년에는 매장을 400개까지 확대, 50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잡았고, 향후에는 중국 등 아시아 지역으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으로 2020년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라브컴퍼니(전 오렌지팩토리)는 일찍이 숍 비즈니스에 뛰어 들었다. 기존 제도권 브랜드들의 이월상품을 매입해 운영되는 팩토리 형태의 아울렛 매장인 ‘오렌지팩토리’를 2000년 첫 선보인 것. 용인, 양주, 수원, 남양주 등 서울 외곽 수도권 중심으로 유통망을 구축하기 시작했으며, 2000년대 중후반부터는 강남 등 서울 중심상권까지 진출했다. 2008년 20호점을 돌파했고, 2010년 40호점, 지난해 60호점을 오픈했다. 8월말 현재 68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특히 ‘오렌지팩토리’는 브랜드들의 이월상품 매입을 비롯해 기존 브랜드들을 인수하며 자체 기획생산에 늘렸고, 현재는 50% 이상이 자사 상품으로 구성돼 있다. 남성복 ‘트래드클럽’을 비롯해 캐주얼 ‘쿨하스’, 여성복 ‘아라모드’, 패밀리룩 ‘코너스’ 등 현재 30여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오렌지팩토리’는 지속적으로 자사 브랜드를 늘려 콘텐츠를 강화하고, 2015년까지 100개 유통망을 구축, 국내 최대 패션 팩토리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2013년 9월 25일 어패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