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여성 캐릭터, 종이호랑이 됐나

2013-11-04 00:00 조회수 아이콘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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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여성 캐릭터, 종이호랑이 됐나

캐릭터캐주얼 업계가 시들어가고 있다.

업계에 의하면 백화점을 주력 유통으로 하는 국내 캐릭터캐주얼 브랜드들이 단기적으로는 소비자 감소에 따른 매출 하락과 함께 지난 수년간 신규 진입도 부재해 시장의 활력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타임’, ‘구호’ 등 볼륨이 크고 위기관리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 일부 대형사 브랜드를 제외하면 PC 실적이 2년 연속 마이너스 신장하고 있고, 올 해 세일에서는 한 차례도 플러스 신장을 하지 못했다. 리뉴얼 공사를 통해 면적을 크게 늘리고 쇼핑 환경을 개선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의 경우 점포는 전년 대비 10%대 매출 신장을 기록하고 있지만 내셔널 캐릭터군은 오히려 10% 가량 정상 매출이 줄었다. 입점 브랜드 수에 있어서도 지난해에 이어 올 해 역시 빅3 백화점 모두 국내 브랜드를 추가하지 않았다. 현대백화점 한 바이어는 “닷컴 매출이 합산되는 등 관리 수위가 높은 수도권 점포는 상황이 좀 나은 편이지만 지방점포에서는 평균 15% 정도 매출이 떨어졌다고 보면 된다. 히트 상품도 없고, 치고 올라오는 브랜드도 없다. ‘여성복의 꽃’이던 시절도 옛말”이라고 전했다. 

백화점 내에서 객단가가 높은 중심 PC로 꼽히던 내셔널 캐릭터군이 이처럼 성장을 기대하기 힘든 PC가 된 데에는 우선 해외 브랜드들의 세가 커진 점을 꼽을 수 있다. 롯데 본점 캐릭터PC에 속해있던 수입브릿지군은 2008년 12개에서 현재 두 배로 늘어났고, 서울을 비롯해 대전, 부산 등 대도심 점포에서의 신장율과 매출 기여도는 내셔널군을 압도하고 있다. 지난 수년 간 ‘프렌치 컨템포러리’로 소비자 선호가 쏠리자 국내 브랜드도 리뉴얼 또는 비슷한 풍의 새 브랜드를 내게 되면서 PC가 세분화, 정통 캐릭터 브랜드들이 노후화 이미지를 안고 고립된 점도 한 요인이 됐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업계 전문가들은 전문기업들의 건강하지 못한 체질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오너와 그 가족 중심의 닫힌 경영으로 인해 조직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고 사람 또한 제대로 쓰지 못하는, 즉 인력관리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모 캐릭터 브랜드 기획 총괄 임원은 “카리스마 있는 디렉터가 브랜드 전면에 나서 운영은 물론, 브랜드 인지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며 이 업계를 키워왔다. 문제는 이십년 가까이 지난 지금, 다음 세대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력의 순환도, 퇴출도 없다. 키우지 못했으니 쓸 사람이 한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디자인 인력 뿐 만 아니라 현재 업계에서는 사업부장급의 40대 기획MD 전문가도 구하기가 힘들다. 여성복 시장에서도 판매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해 기획과 생산, 출고 시기 등을 조절하는 MD 역할이 커졌지만 그동안 업계에서 훈련된 인재를 길러내지 못한 탓이다. 수년 간 볼륨 캐릭터 브랜드에서 일하다 올 해 영캐주얼 브랜드로 자리를 옮긴 한 MD 책임자는 “상생도 없고, 그렇다고 공정한 경쟁도 없다. 근 15년 동안 여러 회사를 거쳤지만 부동산 이외의 순수한 투자를 하는 오너가 드물었고, 신규 브랜드를 하면서도 직원들에게 뚜렷한 목적의식을 심어주지 못했다. ‘나’, ‘내 사업’에 갇혀있는 폐쇄성이 침체에 한 몫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3년 11월 4일 어패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