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은 없다” 저성장은 일상적 경영 환경
패션 업계 전문가들은 내년 패션 경기가 올해보다 더 나빠지거나, 올해와 비슷한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본지가 업계 임원 7명에게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 올해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답한 사람이 4명이었고, 조금은 나아지거나 비슷할 것이라고 본 사람이 3명을 차지했다. 나아질 것이라 답한 사람들도 경기 호전의 요인을 딱히 꼽지는 못해, 올해 경기가 저점을 통과한 것이 아닐까하는 희망 섞인 시각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조정기 이후 회복세 기대
응답자 중 대부분은 올해와 같은 상황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데 공통적인 의견을 보였다. 경기가 회복되는 쪽이나 더 나빠지는 쪽, 어느 방향이든 저성장 기조와 경쟁 과열 구도는 여전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올해와 같은 경기 상황을 단기간의 경향이 아니라 지속되는 경영 환경으로 받아 들여야 한다는 시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경춘 세정과미래 상무는 부동산 경기침체와 지방 선거, 월드컵 등이 경기를 더 안 좋게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상무는“패션 업계 내부적으로는 SPA의 전 유통 확대와 날씨의 변화가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지은 LG패션 상무 역시 올 하반기 유통 업계 실적 하락과 자동차, 건설, IT 경기 위축 등을 들어 내년 상반기까지는 패션 경기가 더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경기를 떠나 오리지널리티 경쟁력의 회복과 효율화에 집중하는 체질 개선 여부에 따라 개별 패션 업체들의 성패가 나뉘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박석용 톰보이 이사는 내년 패션 경기가 올해보다는 다소 나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특정 호재의 영향이기 보다 물가 인상과 내수 침체 등의 조정기를 지나면서 완전히 얼어붙었던 소비 심리가 저성장 기조에 익숙해진 데 따른 영향으로 봤다. 박 이사는“내수 의류 유통 시장은 올해와 같은 양극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자발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 선거·월드컵 등이 변수
박만식 동진레저 이사와 전종성 브랜디드라이프스타일코리아 이사도 올해보다는 나아질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박만식 이사는“올해 저점을 통과한 경기가 미국, 유럽, 중국 등의 경기 부양 및 조정기 이후 기업들의 투자 확대로 조금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역시 내년에 치러질 지방 선거와 월드컵, 동계올림픽 등이 경기 회복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종성 이사 역시 저점 통과 이후의 조정기를 지나 회복세를 기대해 볼 수 있는 시점이라고 답했다. 그는“내부적으로는 아울렛과 온라인의 성장이 표면적이나마 패션 경기를 견인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기용 인동에프엔 부사장과 김남규 신원 상무는 올해와 같은 패션 경기 상황이 일상적인 경영 환경으로 고착화될 것이라며 내년에도 저성장 기조의 불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기용 부사장은“내수 경기의 호황, 불황을 예측하는 것이 무의미하다. 현재와 같은 불황의 저성장 사이클은 10년째 이어져 왔고 일상적인 환경이 되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저성장 기조 속에서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이 크게 변화한 만큼 패션 기업들이 이에 대응할 만한 시스템과 체질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남규 상무 역시“경기가 좋아지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고, 경기가 좋아진다 해도 소비자들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다면 패션 경기의 회복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2013년 11월 26일 어패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