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신년사로 본 패션업계…‘생존’ 위한 치열함 담겼다
2014년을 맞은 패션 업계는 여느 때와는 다른 비장한 각오로 중무장했다.
주요 12개 패션 기업이 신년사를 통해 밝힌 키워드를 살펴본 결과 ‘제2의 창업’ ‘완전한 새로움’ ‘계속 기업(Going Concern)’ ‘영속 기업’ ‘금선탈각(金蟬脫殼)’ ‘본질 회복’ ‘기존 프로세스 탈피’ ‘용기있는 도전’ ‘과거 청산’ 등 다소 전투적인 표현이 등장하면서 ‘이대로는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을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아웃도어를 제외하면 사상 유례 없는 불황의 터널을 거닐고 있는 패션 기업들은 불황의 원인을 기업 내부에서 찾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조직원들의 혁신을 주문했다.
특히 변화한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과거의 경험과 사고방식, 성공 노하우를 모두 버리고 완전히 탈바꿈 해야 한다는 것이 주요 경영자들의 신년사에 담긴 주된 내용이었다.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은 소용 없는 과거의 노하우를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지식으로 무장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문했다.
박 회장은 “고객의 새로운 니즈를 남과 다른 방법으로 채워주는 것이 바로 혁신”이라며 “회사는 조직과 일하는 방법, 사고 전체 그리고 성공했던 방법까지 다 버리고 고객이 요구하는 방식으로 새롭게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고객에 맞춰서 내 자신을 탈바꿈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면서 “올해는 글로벌 사업에 더욱더 박차를 가해 국내외 글로벌 현장에서 살아 남아야 한다”고 말했다.
윤주화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대표는 신규 브랜드와 해외 진출 등 신성장동력 개발에 집중하라고 당부했다.
윤 대표는 “론칭 2년차를 지나고 있는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와 ‘빈폴아웃도어’등 신규 브랜드의 사업 확대를 통해 회사의 신성장동력으로 키워나가자”면서 “빈폴, 갤럭시, 로가디스, 구호 등 시장 주도 브랜드의 사업 경쟁력 강화에도 초점을 맞춰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자”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전략상품 개발 및 전략소재 활용, 패션시장의 캐주얼화 가속에 따른 실용적이면서도 패션성이 가미된 상품을 개발하라고 주문했다. 또한 2015년도 에잇세컨즈의 중국 진출에 대비 상품 업그레이드, 소싱처 개발, 국내 매장 활성화 등 내실화를 충실히 실행해 나가자고 덧붙였다.
구본걸 LG패션 회장은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국내경기 악화, 내수소비 둔화, 경제 불확실성 증대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시장과 고객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판단하는 신속한 의사결정과 효율 중심의 경영으로 지속적인 수익 창출을 위한 전방위적 노력을 다하라고 임직원에게 당부했다.
구 회장은 “LG패션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브랜드력 강화 △유통의 효율화 △내부 인프라 구축을 함께 이뤄내야 한다”면서 “상품 기획 및 생산효율 강화를 통한 브랜드력 강화와 업무 프로세스 개선, 품질고급화, 생산 프로세스 정비 등의 세부전략을 제대로 실행해서 브랜드 인지도와 선호도를 향상시켜 고객에게 인정 받는 파워 브랜드를 육성하자”고 주문했다.
그는 또 “국내외 유통망 재정비를 통한 효율적 매장 운영과 점당 매출 증대 방안 강구, 비효율 매장 정리를 통해 유통망의 균형있는 성장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국내 및 중국, 동남아 등의 해외 시장의 매장 효율 개선과 동남아 등지의 신규 시장 개척에도 힘을 기울이자”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인력운영, 시스템, 교육 등 내부 인프라의 재정비를 위해 직무 전문화를 위한 교육을 강화하고,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 및 포상제도를 확충하는 등 조직역량 제고와 차세대 리더 발굴에도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이재수 동광인터내셔날 대표는 2014년을 제2 창업의 해로 삼겠다는 각오와 함께 동광인터내셔날의 새로운 경영 이념과 핵심 가치, 동광 스피릿을 새롭게 선포했다.
이 대표는 “창의적 도전 정신과 열정을 바탕으로 최고의 패션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는 기업이라는 경영 이념 아래 3대 핵심 가치인 신뢰 경영, 현장 경영 및 혁신 경영을 구축해가자”면서 “기업의 근간을 이루는 동광 스피릿으로 도전, 열정, 창의성, 스피드, 책임감, 주인의식을 배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경쟁 브랜드들이 체감하는 위기보다 두 배 이상의 긴장감을 가지고 두 배는 더 고통스러울 수 있다는 비장한 각오로 이 어려운 경제 난국을 극복하자”면서 “동광스피릿으로 각자의 정신 무장을 더욱 강화하고 할 수 있다는 아니 반드시 해낸다는 자신감으로 충만하다면 어떠한 고난과 시련도 능히 이겨내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우리가 목표하는 바를 반드시 성취할 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문일우 참존어패럴 대표는 시장이 요구하는 모습으로 완벽한 체질 개선이 필요한 시점임을 강조했다.
문 대표는 “지난해는 소비 패턴, 삶의 방식의 변화로 인한 패션 산업의 재편이 본격화된 시기였으며 여기에 적응하지 못한 많은 브랜드가 시장에서 외면받았다”면서 “트레이딩 업 소비와 트레이딩 다운 소비로 소비 패턴의 양극화가 지속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지금 우리 시장이 요구하는 모습으로 완벽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이러한 흐름속에서 계속 기업(going concern)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과거 브랜드 시대의 패러다임을 철저히 배제하고, 비즈니스 모델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모든 것을 변화 시켜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력히 주문했다.
롯데 ‘공격’ 현대 ‘변화’
백화점 업계도 한껏 긴장감을 고조하며 새해를 시작했다.
롯데는 그룹 차원의 적극적인 투자로 위기를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위험 부담이 있지만 공격 경영을 통해 경기 변화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기업 규모와 사회적 위상에 맞는 책임 있는 자세를 당부한다"며 "겸허한 마음과 열린 자세로 외부의 소리를 수용하는 유연성 있는 조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주문했다.
롯데는 올해 복합쇼핑몰과 아웃렛을 포함 국내에서만 6개의 신규 점포를 낸다. 베트남 하노이와 중국 선양을 포함하면 8개로 늘어난다.
국내에서는 오는 5월 입주를 시작하는 잠실 롯데월드타워(제2롯데월드, C2)에 명품관인 에비뉴엘 잠실점이 문을 열고, 하반기에는 롯데몰 수원역점이 개점한다. 고양, 구리, 광명 등 수도권 3곳에서는 아웃렛 신규 점포를 출점한다. 연말 개장이 예정된 광명 아웃렛의 경우 이케아 1호점 부지에 동반 입점하는 것이어서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려있다. 동부산에는 백화점·아웃렛·롯데마트까지 합쳐진 복합쇼핑몰이 들어선다.
중국에서는 5월 선양(瀋陽) 복합몰 사업이 모습을 드러낸다. 1단계로 백화점·영플라자·롯데시네마 등 3개 부문이 영업을 시작하고, 내년에는 롯데마트가, 2016년에는 테마파크가 각각 개장한다.
이어 9월에는 롯데백화점의 베트남 첫 점포인 하노이점이 문을 연다. 특히 베트남은 롯데가 동남아시아의 주요 거점 국가로 선정한 곳이어서, 신격호 총괄회장이 신년사에서 주요 사업으로 따로 언급할 정도로 그룹 차원의 관심이 높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사업구조 합리화를 통해 그룹의 강점과 핵심 역량을 강화하고 확장해 달라"며 치밀한 대비를 바탕으로 한 장기 성장전략 모색을 주문한 바 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역시 올해 첫 화두로 ‘경영의 변화’를 강조했다.
정 회장은 2일 서울 무역센터점에서 열린 현대백화점그룹 합동시무식에서 “중장기적 관점의 경영 위기 관리체제가 요구된다”며 “우리나라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기존 경영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새로운 시각으로 기존의 업무프로세스와 영업현장의 변화를 관찰해 잘못된 관행을 개선해 나감으로써, 고객과 시장의 변화에 따른 경영위기를 기회로 바꿔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의 방점은 미래성장을 위해 R&D를 강화에 두고있다.
정 회장은 “단기성과에 연연하지 말고 10년 이상의 미래를 내다보고 그룹의 지속성장을 위해 필요한 연구와 구체적인 실천전략을 수립하고 실천해 나갈 것”을 당부했다.
그는 “조직문화는 우리의 경쟁력이고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는 기반인 만큼, 임직원 모두가 ‘나부터 바꾸자’라는 의지를 갖고, 스스로 작지만 의미 있는 실천을 해 나가자”라고 덧붙였다.
한편 백화점 빅3 가운데 신세계는 올해 신년사를 내지 않았다.
김정명 기자 kjm@
2014년 1월 10일 패션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