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비껴가는 여성복
숨겨진 무기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여성복 브랜드 수가 넘쳐난다. 하지만 소비자는 디자인이 ‘거기서 거기’라고 말한다. 컬러감과 소재도 별반 차이가 없다. 패션시장 소비 위축의 원인을 단순히 경기 침체로 돌릴 수 없는 이유다.그럼 잘나가는 브랜드는 뭐야? 소비자를 만족시키지 못해 외면받는 브랜드의 고민이 시작됐다.
지난해 패션 경기는 암담했다. 특히 여성복은 2012년에 이어 더없이 힘든 시기를 겪었다. 이유는 여전히 경기가 어렵고 전망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굳이 들자면 글로벌 브랜드를 비롯한 국내 SPA 브랜드의 강세와
컨템퍼러리 조닝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빼고는 큰 재미가 없는 한 해였다.
게다가 패션유통은 백화점 외 온라인,로드숍, 다양한 SPA 브랜드의 대형 매장 등으로 다양한 유통 채널이 증가하고 있고,라이프 스타일의 다변화로 선호도도 세분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여성복 브랜드들은 까다로워진 소비자의 니즈를 맞추지 못하고 그때그때 트렌드만을 수용하기에 급급해 제품에 대한 매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또 여성복 홍수의 대안으로, 효율 낮은브랜드를 접거나 SPA 브랜드로 전환, 혹은신규 브랜드 론칭보다는 서브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변화의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노력에 비해 결과는 그리 좋지 못했다.
지난해 말 「패션지오」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그 와중에도 두각을 나타낸 브랜드가있다. 2012년에 이어 2013년에도 약진한컨템퍼러리 조닝의 ‘이자벨마랑’과 ‘이로’,그리고 영캐릭터 조닝의 ‘톰보이’, ‘오즈세컨’과 ‘듀엘’ 등이다. 위기에 강한 면모를 보여준 이들 브랜드를 통해 현시점의 여성복브랜드의 문제점과 나아갈 방향을 짚어보고자 한다.
컨템퍼러리, 프렌치 시크가 대세
여성 컨템퍼러리 조닝의 경우 계속되는 경기 침체에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11월 말 기준으로 롯데백화점은 5%, 현대백화점은 22%, 그리고 갤러리아백화점은5% 신장했다. 백화점마다 매출 상위 브랜드와 성장률이 좋았던 브랜드, 2014년 유망 브랜드를 꼽는 기준에 차이는 있었지만,가장 많이 언급된 브랜드는 바로 ‘이자벨마랑’이다.
LG패션(대표 구본걸)에서 전개하는 ‘이자벨마랑’은 프렌치 시크의 대표적인 브랜드로, 20대 후반~30대를 타깃으로 한다.한 백화점 바이어는 “빈티지한 개성으로 마니아 층을 형성, 명확한 아이덴티티가 성공요인”이라고 말한다. 이에 브랜드 관계자는“Chic&Effortless attitude를 추구하는 ‘이자벨마랑’의 감성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의 니즈와 잘 맞아 꾸준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도전하는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디자이너 이자벨마랑. 그녀 자체가 브랜드 뮤즈로, 패션을 사랑하는 모든 여성의 로망으로 자리 잡았다.
디자이너의 이름을 건 브랜드인 만큼, 디자이너의 색깔이 잘 살아있는 것이 큰 장점이된다. 또 매 시즌 디자이너 고유의 특색을유지하면서도 신선함을 더해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고 있으며, 편안하지만 스타일리시한 룩으로 인정받고 있다.
프렌치 감성의 컨템퍼러리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의 백화점 바이어가 2014년 유망 브랜드로 ‘이로’를 꼽아 당분간은 그 트렌드를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한섬(대표 김형종)에서 전개하는 ‘이로’는해외에서도 알려진 지 채 3년 정도밖에 안된 프랑스 브랜드로, 패션에 민감한 한국소비자에게는 론칭 이전부터 기대가 컸다.
영캐릭터 조닝의 변화 바람
몇 년 새 영캐릭터 조닝의 경우 다른 조닝과 별반 차이가 없을 정도로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몇몇 브랜드를 중심으로 브랜드만의 개성을 찾기 시작해 활기를 띠고 있다. 오랜 역사를 지녔으나 지난 2012년 다시 시작한, 톰보이(대표 조병하)에서 전개하는 ‘톰보이’가 대표적이다. 20대 초반~30대 초반을 주 타깃층으로 하는 이 브랜드는2013년 64개 유통망을 통해 405억의 매출을 올리며 마무리했다.
‘톰보이’는 현 트렌드인 컨템퍼러리한해석을 자신감 있게 제안하며, 다른 브랜드와의 차별성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수입 컨템퍼러리 브랜드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감각적인 부분이 소비자에게 꾸준히 어필하고 있으며, 확고한 콘셉트형 아이템과 핏,컬러감이 ‘톰보이’의 특징을 설명한다. 올겨울 다른 브랜드가 패딩에 집중할 때 ‘톰보이’는 오버사이즈핏 코트로 완판 소식을 전하고 있다.
차별화된 상품력으로 백화점 바이어가 뽑은 베스트 브랜드, 성장률 높은 브랜드,2014년 유망 브랜드에 모두 이름을 올린주인공은 바로 ‘오즈세컨’이다. SK네트웍스(대표 문덕규)에서 전개하는 ‘오즈세컨’은1997년 론칭한 내셔널 브랜드로,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강해 고객 충성도가 높다는 것을 고려, 기존 고객을 케어하면서도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상품과 이슈들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4~5개월 선기획과 명확한 시즌 콘셉트, 안정적인 생산 시스템을통해 차별화가 가능하다고 관계자는 전한다.
대현(대표 신현균, 신윤건)에서 전개하는 ‘듀엘’은 2012년 2월 론칭 후 빠른 속도로 시장에 안착했다. 크리에이티브와 아이덴티티를 분명히 보여주는 VM 및 상품력,광고캠페인, 프로모션까지 20대 마인드를 지닌 소비자를 타깃으로 하고 있으며, ‘신선하고 상쾌한 이미지의 순수하고 발랄한 여성’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이 브랜드는 론칭 첫해 매출 260억원으로 마감했다. 2013년에는 54개의 백화점유통을 통해 550억원의 매출 달성이 추정된다. 신선한 상품과 시즌마다 이루어지는 매장 커뮤니케이션 리뉴얼에 심혈을 기울여소비자의 관심과 기대를 만족시키고자 노력한 부분이 크게 작용한 것은 물론 심볼라이징을 통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도 브랜드 인지도 강화와 확산에 큰 역할을 했다.디자인 퀄리티 대비 합리적 가격도 ‘듀엘’의강점이라고.
2013년 성공 전략…
상품기획, 영업·마케팅 전략 그렇다면 이 다섯 브랜드의 공통된 특징은무엇일까? 그들을 통해 여타의 브랜드는어떤 변화를 준비해야 할까? 브랜드 관계자들에게 다른 브랜드와의 차별성에 대해묻자, 다섯 브랜드 모두 넓은 의미의 ‘브렌드 아이덴티티’라고 답했다. 언제부턴가 백화점 내 브랜드끼리도 디자인 베끼기가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고, 트렌드란 이름 하에 비슷비슷한 디자인의 제품이 가득했다.
이제는 소비자의 니즈를 외면한 이러한시장의 흐름으로는 새로운 소비 창출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빨리 깨달아야 한다. 단순 브랜드 콘셉트뿐만 아니라 상품기획, 영업전략, 마케팅전략에 이르기까지 트렌드를 추구하면서도 조금은 남과 다른 나만의개성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브랜드와 제품에소비자는 환호한다.
‘이자벨마랑’의 경우 라인별로 차별화한 상품 구성으로 성공적인 상품전략을 선보였다. 컬렉션 라인은 하이퀄리티, 핸드메이드, 쿠튀르 디테일로 ‘뉴프렌치시크럭셔리’ 스타일을 선보이며 차별화했고, 에뚜왈라인은 컬렉션 라인의 섬세하고 고급스러운 프린트 및 디테일을 실용적이고 웨어러블하게 제안, 합리적인 가격대로 폭넓은 고객층에게 어필한다.
또한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본점 내 럭셔리 층으로의 매장 오픈 및 리뉴얼을 진행해 럭셔리고객층을 확대하는 영업전략을 펼쳤다. 마케팅 부문에서는 글로벌 활동과 국내 시장에 맞춘 지속적인 브랜드 스토리텔링과 이슈메이킹을 전개하며, 스타일링 클래스 등을 진행함으로써 VIP 고객 관리에 힘썼다.
상품 변화로 고객층 확대
‘톰보이’가 2013년 한 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적정한 시기에상품을 출시하고 고객 반응이 바로 올 수있는 차순 구성으로 정상 매출 견인에 좋은 반응을 만들어낸 덕분이다. 상품기획에서도 아우터, 이너, 하의에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시즌별 차별화된 컬러와 핏의 완성도에 총력을 다했다.
또 백화점 및 로드숍 유통망 확대를 통해 전년 대비 26개 유통을 증가시켜 외형매출 확대는 물론 이익률을 증대한다는 영업전략도 맞아떨어졌다. 이로써 매출 이익률 70% 이상을 실현했다. ‘톰보이’ 관계자는 다른 브랜드와의 차이점에 대해 묻자,“차별화된 디자인 코드로 새로운 ‘톰보이’만의 스타일을 구축하고, 패션 모델 이상의
깊이와 감성이 녹아 있는 캠페인 뮤즈를 선택한 것이 주요했다. 또 글로벌한 문화 코드를 스탠더드로 국내에 접근성이 힘든 작가들과의 교류 등 소비자와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마케팅전략도 크게 효과를 봤다”고 한다.
‘오즈세컨’은 브랜드 고유 감성의 디자인을 전달한 것이 성공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된다. 특히 7~8월 비수기를 공략한아티스트와의 콜래보레이션은 매출 상승에 큰 효과를 나타냈다. 4~5개월 선기획을 통한 제품 퀄리티 및 안정적인 스케줄 관리는 무엇보다 큰 무기다.
디자이너 테이스트와 감성이 느껴지는 ‘듀엘’은 독창적인 아이템과 액세서리 라인의 비중을 확대해 토털 코디네이션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했다. 이뿐만 아니라 VMD에서도 차별화된 매장 커뮤니케이션의 꾸준한 리뉴얼과 적절한 SP(specialproduct)의 활용, 노세일 브랜드의 하이 퀄리티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프로모션을 전략적으로 실행하며 2013년 큰 성장을 거뒀다.
2014년, ‘오리지널리티+α’ 필요
2014년은 또 다른 뭔가가 필요하다. 베이식한 디자인보다 ‘이자벨마랑’ 고유의 특색있는 상품의 판매가 더 좋은 만큼 다양한스타일을 고객에게 선보이고자 전년 대비SKU(Sotck Keeping Unit) 수를 증가할 예정이다. 또 브랜드 고유의 오리지널리티에기반해 다양한 미디어 채널을 통한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하나 더! ‘이자벨마랑’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는 백화점보다 일주일 앞선 출고로 신상품을 한 발 먼저 만날 수 있으며, 전스타일이 입고되고 있다고 관계자가 귀띔했다.
‘이로’는 다른 수입 브랜드와 달리 한국 내많은 소비자가 접할 수 있도록 현 가격 정책을 이어갈 계획이다. 또 자연스러운 멋을살려 2014 S/S에도 자연스러운 데일리룩을 위한, 디스트로이된 티셔츠, 올 풀린 니트, 핏감이 자연스러운 재킷, 편안한 데님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2013년 하반기에 현대백화점 본점,갤러리아, 현대백화점 무역점, AK분당, 신세계백화점 본점 등 5개 매장을 순차적으로 오픈한 ‘이로’는 올 상반기 2~3개 매장을 추가 오픈할 계획이다. ‘이로’ 관계자는“론칭 1년을 맞으며 한국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음을 인지하고 한국 시장에 맞는 아이템 개발을 위해 본사와 의견을 나눴
다”며 “이로써 2014년에는 더 다양한 ‘이로’의 모습을 기대해도 좋다”고 전했다.‘톰보이’는 “상품별로 소비자에게 접근하는 감성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더 집중할것이다”고 밝혔다. 리뉴얼 3년 차를 맞는‘톰보이’는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앞서 나가는 브랜딩으로 다른 브랜드와의 차별성을 더욱 확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합리적
인 가격대를 유지해 고객의 신뢰를 구축해나가는 2014년을 준비 중이다.
아이코닉 아이템의 지속적인 제안과 함께 디자인 발전에도 집중할 예정인 ‘오즈세컨’은 점별 프로모션과 물량 배분, 그리고매니저 역량 개선 및 본사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2013년 맞춤 영업전략이었다면여기에 CS를 강화하고 점별 차별화된 전략을 개발해 나갈 것이다. 또한 지속적인 광고 캠페인을 통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소비자에게 인지시키고 ‘유니클로’와의 콜래보, ‘지니리’ 콜래보, 해외 진출 등으로 이슈화에 성공한 2013년에 이어 2014년에는 이슈 콘텐츠 개발과 온라인 채널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오즈세컨’ 관계자는 “전체 패션 마켓의침체가 오래가고 있어 걱정이지만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이슈화될 수 있는 콘텐츠가있었던 면이 ‘오즈세컨’의 강점으로 드러날수 있었다”고 전한다.
2014년에 론칭 3년 차가 되는 ‘듀엘’의경우, 아이덴티티를 더욱 강화하고 브랜드신뢰도를 제고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이어 나갈 계획이다. 상품, VMD, 마케팅 등 소비자의 마인드에 앞서 신선함을 제안하는데 주력하는 것은 물론, 고객 커뮤니케이션을 확대, ‘듀엘’과 공감할 수 있는 채널을 넓혀 나갈 것이다. 소비자의 뉴 라이프에 주목한 멀티 테이스트를 만족시키는 다양한 상품 구성이 기대되며 적극적 스타마케팅을 통한 브랜드 접근성을 확대하는 등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 채널 확대를 목표로 한다.
국내시장은 좁다, 글로벌化
한국 시장의 한계는 누구나 이미 알고 있다. 매장 100개에 매출 1,000억원 정도를올리고 있다면, 국내시장의 한계를 느낀다.
한편 국내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새로운시장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이에 ‘톰보이’는 스타일과 감도로는 어디에 선보여도 고객층의 충성도를 끌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상표권 회복이 확실시되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보브’를 다리 삼아 전략적 진출을 할 계획이다.
‘오즈세컨’은 이미 2009년 중국에 진출해 현재 고급 백화점에서 조닝 내 1~2위매출을 달성하고 있다. 중국의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겠지만, 기본적으로 현재 국내의‘오즈세컨’ 매장과 동일한, 일관된 모습을선보이는 것이 전략이다. 선기획 역시 이를위한 것이기도 해 한국, 중국 동시 출고를진행하고 있다. 국내외 마켓의 트렌드를 반
영하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는 데중점을 두고 있다.
‘듀엘’은 자사의 ‘모조에스핀’, ‘쥬크’가이미 중국 진출을 성공적으로 전개하고 있어 2014년 ‘듀엘’의 진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브랜드는 랑스그룹을 통해 중국 진출을 확정하고 유명 고급 백화점 매장오픈을 준비 중이다.
민족적 자긍심이 강해 배타적 성향이강한 중국에 시장이 크다는 것만 바라보고 무작정 진출한다면 실패할 확률이 높을 것이다. 하지만 국내시장에서의 성공을 발판삼아, 중국 시장의 깊이나 넓이에 대한 정보를 갖고 시작한다면 이들의 성공을 곧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여성복 브랜드 관계자들은 대체로2014년을 고객이 브랜드를 더욱 냉철히 평가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한다. 브랜드선택 이유를 더욱 명확히 해야 할 것이며,마케팅, 스타일, 착장 시 만족도 등을 모두고려해야만 브랜드가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브랜드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2014년 2월 6일 패션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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