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아울렛 대첩’ 이대로?

2014-03-07 00:00 조회수 아이콘 3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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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3 ‘아울렛 대첩’ 이대로?

롯데 신세계 자존심 싸움 이어 현대 가세
 



롯데•현대•신세계 등 이른바 빅3 유통의 출점 경쟁이 백화점에서 아울렛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한바탕 진흙탕 싸움이 예고되고 있다. 이미 공격적으로 아울렛 업태 공략에 나선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에 이어 최근 현대백화점도 이 대열에 적극 가세함에 따라 빅3 유통 간 치열한 아울렛 대첩이 시작됐다.

빅3 가운데 가장 먼저 아울렛 업태에 뛰어든 곳은 신세계백화점이다. 신세계는 파트너사인 미국의 사이먼 프로퍼티 그룹(Simon Property Group)과 50:50 지분의 합작사인 신세계사이먼(옛 신세계첼시•대표 강명구)을 설립하고, 지난 2007년 6월 여주에 프리미엄아울렛 1호점을 오픈했다. 이어 지난 2011년 3월 파주에 2호점을 선보인 데 이어 2013년 8월 부산에 3호점을 열었다. 출점 간격이 4년에서 2년으로 계속 앞당겨지고 있는 가운데 이 회사는 시흥에 4호점, 대전광역시에 5호점을 열 계획이라 밝혔다.


롯데 vs 신세계, 프리미엄아울렛 대격돌

롯데백화점의 아울렛 업태 진출은 신세계사이먼보다 1년 늦은 지난 2008년 10월로, 광주광역시에 1호점을 오픈했다. 교외형의 프리미엄아울렛을 선보인 신세계와 달리 도심형 아울렛으로 첫선을 보였으며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속도를 늦추지 않고, 롯데는 두 달 뒤인 연말에 경상남도 김해시에 첫 프리미엄아울렛을 선보였다. 이후 롯데의 아울렛 출점 전략은 더욱 가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지난해 12월 선보인 이천점까지 총 10개점을 확보했으며, 규모도 점점 커지는 분위기다. 이천롯데프리미엄아울렛은 연면적 18만4000㎡, 영업면적 5만3000㎡ 규모로 현존하는 아시아 아울렛 가운데 가장 큰 사이즈를 자랑한다. 일본 고텐바프리미엄아울렛(영업면적 4만4600㎡)보다 8400㎡ 더 크고, 인근 신세계사이먼 여주 프리미엄아울렛(2만5801㎡)을 가뿐히 뛰어넘는다.

지상 3층으로 구성된 쇼핑공간의 고객 동선만 늘어놓아도 4㎞에 달할 정도다. 총 353개의 국내외 패션 브랜드와 45개의 F&B 시설, 3000대의 주차시설 등으로 단장됐다. 롯데 측은 오픈 1년차 이천 아울렛 매출목표를 3800억원으로 잡고 있다. 이는 기존 국내 1위였던 파주 롯데프리미엄아울렛(3500억원)의 매출을 뛰어넘는 수치다.


신세계사이먼, 파주 • 여주 • 부산 3개점 가동

롯데아울렛 이천점은 신세계사이먼의 여주점과 불과 20㎞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파주점에 이어 또다시 프리미엄아울렛을 둘러싼 전쟁이 불붙었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신세계사이먼은 규모의 면에서 밀리자 1600억원을 투자해 기존 여주점(2만5740㎡)을 2배 규모인 5만1480㎡로 올해 말 확장 오픈해 아시아 최대 규모의 프리미엄아울렛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사가 끝나면 미국 우드버리 커먼 프리미엄아울렛과 같은 연간 100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세계적 프리미엄아울렛으로 발돋움할 것이라는 게 신세계 측의 전망이다.

프리미엄아울렛 업태의 패권을 쥐기 위한 롯데와 신세계의 격돌은 부산상권에서도 벌어졌다. 신세계사이먼은 여주와 파주에 이어 지난해 8월 프리미엄아울렛 3호점인 부산점을 정식 오픈했다. 이곳은 부지면적 15만5000㎡에 영업면적 3만3000㎡로, 매스티지에서 하이엔드까지 국내외 다양한 패션 브랜드 180여개가 입점했다. 카테고리별로 MD를 구성한 가운데 아웃도어, 생활까지 장르를 보다 다양하게 가져가 경남권을 대표하는 아울렛 쇼핑메카가 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에 질세라 롯데는 2008년 말에 오픈한 프리미엄아울렛 1호점인 김해점에 대한 대대적인 확장공사에 들어갔다. 그 결과 신세계프리미엄아울렛 부산점 오픈 두 달 전인 지난해 6월에 연면적 2만6886m²(약 8100평)의 매장을 증축해 총 4만5700m²(약 1만3800평)의 아울렛 매장으로 새단장 오픈했다. 이번 증축으로 롯데김해프리미엄아울렛은 147개 브랜드를 추가해 모두 305개 브랜드를 취급한다. 5300여대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주차시설과 영화관, 옥상공원, 미니동물원, 키즈 테마파크 등도 갖췄다.

롯데는 부산상권의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오는 2015년에는 기장군 동부산관광단지 상가시설 지구 10만500㎡에 영업면적만 5만3000㎡ 규모의 롯데프리미엄아울렛 기장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신세계프리미엄아울렛 부산점 바로 인근이라 경기북부와 경기남부에 이어 또다시 치열한 격전이 양사 간에 펼쳐질 전망이다. 현재 총 10개점을 가동 중인 롯데는 올해 고양 • 구리 • 광명 등 3곳에 아울렛 출점을 앞두고 있다.


롯데, 아울렛 출점 가속페달 30개점 목표

롯데는 아울렛 업태를 미래 성장 모멘텀으로 설정하고 이를 전담하는 영업3본부도 신설했다. 백화점과 아울렛을 통합해 지역별로 관리하던 영업1•2본부에서 아울렛 부문을 특화해 별도 본부를 조직하고 힘을 실은 것. 위탁 시스템의 백화점과 달리 임대로 운영하는 아울렛 특성상 현장관리 인원을 최소화하고 중간관리본부에 무게중심을 두겠다는 판단이다. 영업3본부 총괄은 롯데백화점 잠실점장 출신인 이장화 상무에게 맡겼다.

롯데는 지난 2011년 대구에 오픈한 롯데몰 아시아폴리스점처럼 매출이 부진한 백화점도 작년에 아울렛으로 전환하는 등 공격적으로 사업을 키워 나갈 계획이다. 지난 1998년 이후 백화점 다점포화 전략으로 입지를 다져온 만큼 아울렛도 현재 10개점에 이어 최대 30개점까지 확장해 부동의 1위로 올라서겠다는 포부를 전한다.

롯데와 신세계가 자존심을 걸고 아울렛 업태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현대백화점도 이 대열에 뛰어들었다. 현대는 올해 말 김포점을 시작으로 내년에 판교와 송도에 프리미엄아울렛을 출점한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내년 10월 오픈 예정인 송도점은 연면적 12만㎡에 영업면적 4만㎡에 달하는 등 매머드급 규모를 자랑한다.


현대 가세, 김포 • 판교 • 송도 외 가든파이브도(?)

이런 가운데 현대는 서울 문정동 가든파이브와 가산동 하이힐의 임차 운영을 통해 아울렛 사업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르면 오는 9월 문정동 가든파이브에 현대프리미엄아울렛이 들어설 가능성도 크다. 현대백화점과 가든파이브 관리단 사이에 상가 임대차에 관한 양해각서(MOU)가 체결된 상태이며, 순조롭게 협상이 이뤄지면 곧바로 내부 개조공사를 거쳐 하반기에는 프리미엄아울렛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서울 가산동에 위치한 하이힐의 경우는 이곳 시공사인 한라건설을 통해 현대백화점 측에 임차 운영 제안이 들어온 상태다. 운영조건에 대한 막바지 조율과정에 있어 현대백화점 아울렛 간판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임차 운영이 확정되면 현대는 연간 1조원 규모로 커진 아울렛 쇼핑의 메카인 금천구 디지털단지에 빅3 유통 중 처음으로 도심형 아울렛을 선보이게 된다.

이들 빅3 유통의 아울렛 출점 경쟁이 본격화됨에 따라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그러잖아도 백화점 매출이 좀체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아울렛까지 커지면서 백화점을 찾는 내점고객 수가 점점 더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롯데가 도심형 아울렛으로 진출한 서울역사점으로 인해 롯데 본점과 신세계 본점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 신세계는 MD 중복성을 피하기 위해 본점을 수입 명품과 컨템포러리 브랜드 중심으로 전면 교체하는 초강수를 두기도 했다. 빅3 유통의 아울렛 출점 경쟁이 제대로 브랜드를 키워 나가려고 하는 토종 브랜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W몰’ 등 중소 아울렛 전문업체 입지도 위축

빅3의 MD 파워에 밀린 중소 아울렛 전문업체들의 설자리도 점점 없어지고 있다. 한정된 재고물량을 운영하는 패션기업들의 경우 백화점과 맞물린 빅3 중심으로 아울렛 매장을 선별 운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아울렛 유통의 선두주자인 ‘마리오아울렛’ ‘W몰’ ‘모다아울렛’ ‘패션아일랜드’ 등마저 빅3 유통의 아울렛 사업 확대에 따라 신규 패션 브랜드 유치에 타격을 입고 있다는 입장이다.

가두상권도 치명타를 입기는 마찬가지. 롯데와 신세계가 한판 붙은 경기도 일산 덕이동 상권과 이천 상권 경우 가두 대리점 매출이 반토막 이하로 뚝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결국 자승자박이 될 것 같다. 백화점과 아울렛 간 MD 차별화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경쟁이 심화되다 보면 유명 브랜드의 이월재고 물량을 싸게 파는 아울렛 업태 개념이 상실되고 말 것이다. 시즌아웃 상품이 아닌 한 달 시차도 두지 않는 신상품이 버젓이 아울렛에서 판매되고 있는 현상이 비일비재하다. 심지어 아울렛 전용 기획상품 공급 물량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글로벌 SPA와 같은 정상 판매 위주의 브랜드도 아울렛에 입점돼 있다.

결국 백화점과 아울렛의 MD 중복으로 소비자에게 두 업태에 대한 큰 혼란을 불러올 것이다. 싸고 좋은 상품이 가득한 곳이라는 아울렛 업태에 대한 신뢰감마저 붕괴될 수 있다.” 패션기업 경영진들에게 빅3 유통의 아울렛 사업 확대에 대한 영향력을 묻자 이구동성으로 나온 이야기다.


실적 위주 정책 남발, 백화점 부진 부메랑으로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빚어질까? 패션기업들이 고수수료로 백화점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신 아울렛에 집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생존을 논하는 패션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 백화점을 안테나숍으로 유지하고 수수료에 있어 10~20%포인트 이상 경쟁력 있는 아울렛에 집중하는 양상이 우리 눈앞에 펼쳐진 현실이다. 지금도 패션기업들은 비효율 백화점 입점을 최소화하고 아울렛 매장 확보에 최우선하는 경향이다.

이를 패션기업들의 잘못과 책임만으로 돌릴 수는 없다. 오히려 패션유통 시장을 이끌어 가고 있는 빅3 유통이 중장기 비전을 갖고 제대로 방향성을 제시해 줘야 하는 것 아닐까? 아울렛이 빠르게 늘어나는 속도만큼 백화점이 계륵화되는 부메랑 현상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

“백화점이 프리미엄아울렛을 제한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유명 브랜드의 재고소진 차원에서 의미가 있지만 이를 공격적으로 확장해 나가는 것은 제 살 깎아 먹기와 같다. 시장 지배력을 가진 빅3 유통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패션유통산업을 이끌어 가야 하는데, 너무 실적위주와 성과위주 정책이 남발하는 듯하다. 하드웨어적인 아울렛 확대에 힘을 싣기보다는 백화점 자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수수료 인하 등 여러 소프트웨어 대책이 나와 줘야 한다.

해결의 열쇠는 빅3가 쥐고 있다.” 제대로 브랜딩을 지켜 나가고자 하는 패션 전문 경영인들의 따끔한 지적을 빅3 유통은 새겨들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