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PB, 유통 진화의 중심에 서다

2014-03-13 00:00 조회수 아이콘 3274

바로가기

 
빅3 PB, 유통 진화의 중심에 서다

‘PB’도 유통 배경만 믿어서는 승산 없다

수년 전 롯데가 일본의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무인양품’을 국내에 들여 올 당시 업계 한 전문가는 “롯데가 직접 만들 수도 있는데 수입하는 게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당시 많은 전문가들은 국내 백화점 역시 머지않아 성장 한계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PB를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롯데가 그 인프라와 자금력을 가지고 일본 유통이 만든 ‘무인양품’을 만들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논리였다.

‘무인양품’은 유통이 만든 PB다. 자사 유통 안에 있던 ‘무인양품’은 일본의 쇼핑몰 붐을 타고 연간 수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수입을 해 오다 보니 가격이 비싸지고 상품 회전도 느려 이렇다 할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무인양품’과 같이 유명하지는 않지만 일본 내 대형 유통들은 그들을 대표하는 대형 PB를 꾸준히 키워왔다. 세이부백화점의 ‘리미티드에디션’과 이세탄의 ‘리스타일’ 등이 이에 해당한다. PB가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유통과 달리 일본은 현재 PB를 꾸준히 테스트하고 개발하는 단계에 있다.

그렇다면 국내 유통 PB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은 어떨까. 현재까지는 회의론이 지배적이다.

김강화 인터보그인터내셔날 대표는 “노련한 인력을 갖춘 전문기업이 내놓은 신규 브랜드도 성공 확률이 10% 미만이다. 유명한 백화점에 입점만 하면 기본 이상은 팔리는 시대도 더는 아니다.

PB도 엄연한 브랜드다. 전문 인력과 깊이 있는 분석 없이 흉내내기에 그쳐서는 승산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유통의 PB는 수입 편집숍에 집중되어 있다. 직접 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추어져 있지 않고, 국내 홀세일 시장 역시 초기 단계에 있어 해외 바잉에 의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방식은 2000년대 초반 PB 개발에 나섰던 일부에서 일찍이 제안했던 것으로, 당시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는 게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10년 전만 해도 희귀하거나 특별한 바잉 제품의 어필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해외 직구매에 이르는 다양한 채널로 전 세계 상품에 접근이 가능하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특별하게 느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더욱이 현재 유통 업체들이 주로하는 밴더를 통한 상품 조달 방식으로는 가격 경쟁력과 상품 회전력을 갖출 수 없어 직구를 포함한 인터넷 쇼핑몰 등 다른 유통과 경쟁이 어렵다는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

편집숍에만 집중되는 경향 자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김강화 대표는 이에 대해“ ‘무인양품’과 같이 전에 없었던 새로운 콘텐츠의 개발이 있어야만 현재와 같은 치열한 시장에서 브랜드로 온전히 바로 설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한편에는 이제 시작 단계의 PB가 유통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기능을 할 수 있다는 낙관론도 존재한다. 유통사들은 편집숍 자체의 성공 뿐 아니라 그 안에서 브랜드를 발굴, 육성하는 인큐베이팅 기능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기성 업체들이 아닌 작고 창의적인 전문가 내지 기업들이 제도권에 진입하고,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롯데 관계자는 “현재는 전문성이 부족해 보일 수 있지만 해외 유통들 역시 그러한 진입 과정을 거쳤다. 단 10%의 변화가 전체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변화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2014년 3월 13일 어패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