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길 라이프스타일 숍으로 물들다
리빙·인테리어 편집숍 속속 등장
서울 현대고등학교부터 CJ 푸드타워까지 내려오는 200m 남짓한 가로수길. 이 작은 거리가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것은 유니크한 감성의 디자이너 쇼룸, 유럽을 떠오르게 하는 노천 카페, 그리고 아기자기하게집을 꾸밀 수 있는 리빙과 인테리어 소품점들 때문이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자본력을 앞세운 메이저 기업들이 가로수길 메인 자리를 꿰차며 소규모 리빙숍들은 사라지는가 싶었다. 아쉬운 마음을 쓸어내리는 것도 잠시, 이들은 비교적 임대료가 저렴한 세로수길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리빙과 인테리어라는 콘셉을 들고 나타난 것은 패션·섬유업계 관계자, 전시기획자, 일러스트레이터 등이다.
트렌드에 민감한 이들이 라이프스타일이야말로 새로운 패션이며 먹거리임을 간파하고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등장한 가로수길의 리빙숍들은 옷차림은 물론 집까지 패셔너블하게 꾸미하고 싶어하는 요즘 소비자 욕구와 맞물리며 새로운 트렌드 발신처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1 코발트샵
가로수길 리빙숍의 1세대라 불리는 ‘코발트샵’은 몇년 전 가로수길 메인길에서 세로수길로 자리를 옮겼다.
식물성 성분으로 만든 호주의 헤어·바디케어 전문 브랜드 ‘에이솝’과 아트디렉터 우에하라 료스케와 와타나베 요시에가 만든 ‘디 브로스’의 비닐 화병을 국내에 처음 선보인 것이 ‘코발트샵’. 실용적이고도 ‘코발트샵’의 아이덴티티와 잘 부합하는 제품을 선정해 선보인다.
지하에는 커피숍까지 갖춰 여유롭게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2 챕터원
지난해 오픈한 ‘챕터원’은 세로수길에서도 구석진 곳에 자리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입소문을 타고 금세 퍼져나갔다. 비결은 신선한 콘텐츠. ‘챕터원’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국내외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는 ‘챕터원’을 꾸리게 된 계기에서 비롯된다. 전시기획자이기도 한 구병주 실장은 해외 리빙 전시회를 돌며 각 나라별 특색을 갖춘 다양한 브랜드를 접했다.
반면 국내에는 뛰어난 개성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판로가 없어 고전하고 있는 아티스트가 많았다고. 구 실장은 이들을 위해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고, 패션 VMD 출신의 아내 김가언 대표는 장기를 발휘해 제품을 더욱 돋보이도록 공간을 구성하는 역할을 맡았다.
‘챕터원’에서는 아이의 그림을 봉제인형으로 만든 뉴욕 브랜드 ‘애니멀즈’와 대장장이가 일일이 두드려만든 철 케이스가 매력적인 프랑스 향 브랜드 ‘메드 에 렌’ 등이 인기다.
'챕터원'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국내외 아티스트의 제품을 만날 수 있다. |
3 앤솔로지
세로수길 ‘그릴타코파이브’ 맞은 편에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숍이 이달 등장했다. 1층과 2층이 전부 들여다보이는 통유리 속에는 따스한 오렌지 빛 조명 아래 갖가지 인테리어 및 리빙 소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캠핑을 더욱 즐겁게 해줄 빈티지한 아이스박스, 간이 의자부터 향초, 해외 매거진, 마사지 테라피 용품 그리고 의류까지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다양한 상품군들이 즐비하다.
이 곳 ‘앤솔로지’는 니트 전문 업체 야드인의 대표, 송민순 씨의 작품이다. 오랜 세월 패션업계에 몸담았던 송 대표는 앞서 카페와 패션의 복합공간인 ‘비하우스’로 그녀만의 감성을 표현해낸 바 있다. 그녀가 앞으로 ‘앤솔로지’를 통해 어떤 리빙 트렌드를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다양한 빈티지 소품이 즐비한 '앤솔로지' |
4 스칸
스칸 |
‘스칸’은 스웨덴 라이프스타일이라는 확고한 콘셉으로 빠른 시간 내에 핫플레이스로 등극한 곳이다.
파란색 외벽에 스웨덴을 상징하는 빨간 색 말 ‘달라호스’가 장식돼 눈길을 사로잡는 이 건물에는 스칸디나비아 풍의 리빙 소품, 패션 제품까지 한 데 모은 셀렉트숍 ‘스칸’, 스웨덴식 디저트와 음료를 판매하는 ‘피칸’, 문화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모임 공간인 ‘타스’로 구성되어 있다.
'스칸'에서 취급하는 북유럽 스테이셔너리 |
5 마리메꼬
2009년 등장한 핀란드 리빙&홈패션 브랜드 ‘마리메꼬’의 플래그십 스토어는 이제 가로수길의 상징적인 장소가 됐다. 유니크한 리빙 제품을 찾는 국내 소비자들은 물론 해외 관광객들도 꼭 한 번은 들러보는 명소가 된 것이다.
‘마리메꼬’가 사랑을 받는 것은 60년간 지켜온 고유한 패턴과 디자인 때문. 특히 작지만 쉽게 집안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단 컵과 패브릭 류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패브릭은 소비자들이 침구나 쿠션뿐만 아니라 조명을 감싸거나 패브릭 액자를 만드는 데 활용하고 있어 작은 단위로도 판매한다고 한다.
6 SOP
소중한 사람에게 기억에 남는 선물을 하고 싶다면? 가로수길의 뉴 페이스 ‘SOP’에 주목하자. 이제 오픈한지 3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클래식, 슬로우 라이프, 아트 프린트 라는 세분화된 콘셉의 제품들로 트렌드세터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클래식 존에는 핸드메이드 가구와 그림들을 소개하며 슬로우 라이프에서는 린넨과 향초 제품, 아트 프린트는 개성 강한 프린트 제품이 자리하고 있다.
7 이케아 팝업 스토어 & 헤이홈
스웨덴 인테리어 브랜드 ‘이케아’는 국내 직진출을 앞두고 가로수길에 팝업스토어‘헤이홈’을 열어 첫 인사를 건넸다. 국내 리빙과 인테리어 트렌드 발신처로 가로수길을 주목한 것이다.
‘헤이홈’은 ‘이케아’의 콘셉과 비전, 디자인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된 공간이다. 거실, 침대, 서재 주방 등 집안의 모든 공간을 이케아 제품들로 선보여 직접 보고 만지면서 체험해볼 수 있도록 했다.
8 어글리베이스먼트
'어글리베이스먼트'는 '마룸보'와 국내 작가들과의 콜래보레이션 상품을 선보인다. |
‘어글리베이스먼트’는 일러스트레이터인 이유주씨가 이달 오픈한 리빙숍이다. 원래는 작업실로 쓰던 공간이지만 지나가던 행인들이 직접 만든 제품과 조금씩 수집해온 인테리어 소품에 관심을 보이자 직접 판매에 나섰다.
특히 이 대표가 만든 ‘미룸보’의 종이로 만든 볼펜, 조명 기기, 시계, 화병은 청자를 연상케하는 화사한 문양으로 집안 분위기를 한층 밝게 만들어줄뿐만 아니라 부피가 작아 어느 공간에도 적용이 가능해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9 나인아울즈
가로수길과 삼청동에서 빈티지한 의상과 패션 소품으로 많은 마니아 층을 확보했던 ‘나인아울즈’가 이번에는 리빙숍에 도전했다.
대표가 직접 해외를 오가며 수집한 빈티지한 아이템부터 희귀한 명품 빈티지까지 두루 갖춰 마치 보물찾기를 하는 듯한 재미를 맛볼 수 있다.
2014년 4월 1일 패션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