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패션 유통지도 어떻게 바뀔까?
리뉴얼 오픈한 ‘갤러리아웨스트’ 상권회복 열쇠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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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전체 패션매장을 ‘편집숍’으로 바꾸고 리뉴얼 오픈한 ‘갤러리아웨스트’의 향후 움직임에 패션‧유통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체 매장을 ‘편집쇼’으로 바꾼 것은 국내에선 아직까지 진행된 적이 없었던 파격적인 일이다. 한국에서 패션 격전지 가운데 한곳인 압구정의 향후 유통지도는 어떻게 전개될까?
전체 패션 매장을 ‘편집숍’ 형태로 확 바꾼 ‘갤러리아웨스트’가 지난 3월 재 오픈했다.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기존 백화점이 운영하고 있는 패션 매장의 획일화 된 구성, 동선 등의 레이아웃을 파괴하고 통일된 인테리어에 카테고리별로 상품을 구성했다는 점이다. 백화점 전체를 하나의 패션 브랜드처럼 보이도록 한 국내 유일의 오픈형 백화점이라는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폐쇄적 백화점 구조 과감히 탈피
갤러리아 관계자는 “리모델링 작업을 통해 그동안 폐쇄적인 백화점 업계의 구조를 과감히 포기하고 매장의 경계가 사라진 국내 최초의 오픈형 쇼핑공간으로 거듭났다”며 “단순히 시각적인 구분만 없앤 것이 아니라 백화점 전체가 하나의 공간에서 하나의 브랜드로 느껴질수 있도록 구두주걱, 사인패드 등 소도구 작은 것 하나에도 디테일하게 갤러리아의 DNA를 담았다”고 강조했다.
외관, 매장의 모습 등 하드웨어적 부분에서 가장 큰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은 바로 1층이다. 이곳은 화장품과 글로벌 명품 브랜드로 구성돼 있다. 고객이 들어오는 입구에서부터 시선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기존 이스트에 있던 화장품 브랜드인 ‘노에사’, ‘시슬리’, ‘라프레리’, ‘라메르’, ‘스위스퍼펙션’ 등 10개 브랜드와 기존 운영되고 있던 ‘루이비통’, ‘구찌’, ‘프라다’ 등의 명품 부티크 매장을 통합해 가장 럭셔리한 공간으로 만들어졌다.
2층은 여성 컨템포러리 디자이너 중심의 의류코너다. 새로운 트렌드를 찾는 소비자들의 최근의 경향을 반영해 갤러리아 직영 MD존에서 엄선한 ‘오프닝세레모니’, ‘언더커버’, ‘밴드오브아웃사이더’, ‘일라리아 니스트리’, ‘MSGM’, ‘이큅먼트’ 등의 여성디자이너 브랜드들이 대거 입점했다. 특징이라면 기존 단품 위주의 상품구성이 아니라 독립 매장을 방불케 하는 다양한 디자인의 의류가 선보인다는 점이다. 특히 갤러리아 자체적으로 선보이는 란제리 브랜드 매장인 ‘프로보카퇴르’, ‘팔케’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재 오픈 하이라이트는 3‧4층 ‘데님존’
3층과 4층에는 갤러리아가 내세우는 가장 하이라이트한 브랜드들이 집결돼 있다. 3층은 여성 컨템포러리 캐주얼이 중심이다. 믹스앤매치를 콘셉트로 하는 글로벌 브랜드와 함께 국내디자이너 브랜드 ‘스티브 J&요니 P’, ‘로우 클래식’ 등의 독특한 브랜드가 입점했다. 직매입 브랜드로는 ‘친티&파커’, ‘스테파니 베일’ 등 유럽 브랜드를 더욱 강화했다. 특히 ‘제이 브랜드’, ‘R13’, ‘마더’ 등 다양한 핏과 워싱 데님으로 구성된 데님존과 감각적인 슈즈&백 멀티 존을 통해 머리에서 끝까지 한 곳에서 스타일링을 구현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했다.
4층은 남성 컨템포러리 디자이너와 캐주얼 브랜드가 운영되고 있다. ‘준지’, ‘준야 와타나베’, ‘우영미’ 등의 국내외 디자이너가 갤러리에서만의 단독 상품을 고객에게 선보인다. 또 ‘라프 시몬스’, ‘크리스토퍼 케인’ 등의 컬렉션을 국내 최대 규모로 전개한다. 이밖에 국내 최초로 남성 프리미엄 스니커즈를 한곳에서 선보이는 슈즈존과 사계절 내내 라이더 재킷과프리미엄 데님을 선보이는 데님존이 마련됐다.
5층에는 라이프 스타일 패션 및 가전 브랜드가 대거 입점했다. 이곳은 특히 패션의 경우 20~30대 후반 고객의 트렌디한 라이프 스타일을 충족해 줄 콘셉트의 테마 공간으로 운영된다. 입점 브랜드로는 ‘프레테’, ‘그랑지’, ‘스메그’ 등 가구‧가전제품을 선보이는 글로벌 리빙 라이프 스타일존과 유러피한 감성의 프리미엄 키즈존, 패션 액세서리존 등이 운영된다. 이밖에 백화점 바이어들이 엄선한 디자인 인테리어 소품, 유명 식기, 리빙 퍼퓸, 트래블 아이템, 소형가전 등 감각적인 브랜드를 기프트 멀티존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런 하드웨어적 변화뿐만 아니라 가장 많은 신경을 쓴 부분은 바로 고객서비스 개선 등 소프트웨어적 변화다. 갤러리아측은 이번 재 오픈을 통해 패션 유통업계에서 전반적으로 쓰이는 인테리어나 외관의 변화만이 아닌 MD, 마케팅, 서비스 등을 자체 방식으로 변화를 시도하는 혁신을 꾀했다. 이를 위해 갤러리아측은 직영 MD를 이전보다 크게 강화했다. 유연하고 생동감 넘치는 MD 생태계를 구축한 것.
MD들이 엄선한 상품과 브랜드 선봬
이에 따라 그동안 고객이 선호하는 브랜드에 의해서 결정하는 기존의 수동적인 상품채택방법에서 탈피해 자체 MD들이 엄선한 상품과 브랜드가 고객들에게 선보인다. 고객이 원하는 카테고리 안에서 브랜드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비교, 매치, 쇼핑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
갤러리아 관계자는 “최근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를 읽고 고객의 니즈를 최대한 반영해 주기 위해서 글로벌 트렌드를 실시간으로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자체 MD들이 상품을 구성하고 있다”며 “특히 각 층별로 마련된 콘셉트에 따라 고객이 단순히 쇼핑을 하는 공간이 아니라 탐험을 즐기는 듯한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을 최대한 준비했다”고 밝혔다.
갤러리아의 새 단장에 따라 패션 격전지인 압구정동에 어떤 변화의 바람이 불지 패션 업계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곳 패션상권은 그동안 서초구 가수로길에 밀려 한동안 고전에 허덕였다. 오목조목 모여 있는 가로수길 보다 규모도 크고 브랜드 수도 많지만 경기불황의 영향으로 매출이 그다지 좋지는 못했다.
그러나 지난 2012년 분당선 연장구간 압구정로데오역이 개통됨에 따라 유동인구가 급격히 늘면서 최근에는 상권이 서서히 회복되는 분위기를 타고 있다. 상권 회복세는 갤러리아이스트의 재 오픈에도 큰 영향을 줬다. 갤러리아이스트는 재 오픈한지 불과 나흘 동안의 전체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4%나 신장했다.
호재 만발 압구정 패션상권 활기 기대
이 가운데 2층 여성 컨템포러리 디자이너 브랜드 매장의 매출은 73%, 3층 여성컨템포러리 캐주얼 매장은 106%, 4층 남성 컨템포러리 디자이너&캐주얼 매장은 78%, 가전 및 가구, 패션 액세서리 매장이 몰려 있는 5층 라이프스타일존은 174%의 매출을 달성했다. 명품관 전체 매출도 전년 대비 29% 증가했고 방문고객 수도 27% 늘었다. 일단 첫 단추는 제대로 끼운 셈이다.
갤러리아의 이런 매출 신장세는 주변에서 운영되고 있는 패션 매장에도 파급효과를 줄 것으로 분석된다. 갤러리아이스트를 중심으로 압구정역 주변에는 현재 대형유통업체인 현대백화점을 포함해 대략 100개 가까운 패션 매장들이 운영되고 있다. 인도가 넓어 도보로 쇼핑하기에 편리해 아이쇼핑이 자유로워서 직수입 편집숍과 단독 플래그십숍이 많이 운영되고 있다.
갤러리아의 새로운 변신으로 이 일대 패션상권이 시너지 효과를 거둘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일단은 분당선 개통과 더불어 압구정지역에 고객을 유입할 수 있는 동기가 새롭게 마련됐으므로 패션 상권이 크게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해 볼 수 있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강남구가 이곳에 ‘한류스타거리(K-STAR ROAD)’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기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까지 유치할 수 있는 호재가 진행되고 있다.
‘한류스타 거리’는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부터 연예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를 거쳐 JYP·큐브엔터테인먼트까지 약 1.08㎞를 스타들의 추억이 담긴 맛집과 명소들로 조성하기 위한 사업이다. 강남구는 이번 거리 조성의 기본 콘셉트를 한류 스토리가 있는 장소를 찾아가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도심판 올레길’로 개발한다.
또 최신 한류 트렌드를 반영해 핫(hot)한 스타들의 추억이 있는 명소, 자주 가는 맛집 등에 스토리를 입혀 해외 관광객들을 매혹한다는 전략이다. 이 사업은 2015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 될 예정이며 ‘한류음식거리(K GOURMET ROAD)’, ‘한류패션로드(K FASHION ROAD)’ 등 강남지역의 특징과 문화를 살린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 서울의 랜드 마크로 자리매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압구정동은 다양한 호재로 패션 상권의 활기가 점쳐지고 있다. 갤러리아이스트의 이재 오픈은 압구정 상권 회복의 중요한 열쇠가 될 전망이다. 갤러리아백화점 박세훈 대표는 ”그동안 백화점 업계에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온 것처럼 이번 명품관 리오프닝 역시 고객의 눈으로 검증 받겠다”며 “국내 최초의 오픈형 구조를 기반으로 향후 아시아 최고의 스타일 데스티네이션(Style Destination)으로 거듭날 것을 자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