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길 아트 갤러리 ‘피프티 피프티’에서 열린 모모트 전시회 모습 |
귀여운 캐릭터 봉제 인형부터 종이로 만든 보드, 구름을 캐릭터화한 장식품까지…어린 아이부터 어른들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아트 토이가 인기를 끌고 있다.
아트 토이는 피규어, 키덜트 등 소위 마니아들이 수집하고 소규모 집단이 좋아하는 문화라는 인식을 바꿔주는 역할을 하며 다양한 연령층에게 각광받고 있다.
대중적인 예술로 인식되기에는 시간이 조금 필요할 것으로 보이나, 하나의 문화로써 즐기고 소통하는 매개체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에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래픽 디자이너 듀오 이찬행, 지원재 씨의 ‘슈가미트’는 스케이트 보드를 종이로 모형화한 스케치 데크를 선보이고 있다. 다양한 그래픽이 그려진 데크를 선택한 뒤 직접 조립할 수 있어 누구나 호기심을 갖는 아이템이다. 이들은 스냅백 등을 판매하는 액세서리 브랜드 ‘DURT’를 함께 운영하며 영역을 확장했다.
세라믹 토이 ‘토인즈’도 이색 브랜드다. 대학 동아리에서 시작했지만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끼리 의견을 모아 경기도 부천에서 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캐릭터화된 모습을 잔, 그릇, 양념기 등 익숙한 도자기들로 만들어 예술과 생활용품의 경계를 허물었다. 흙을 통해 모두와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홍콩의 아트 토이 브랜드 ‘플러피 하우스’는 구름을 캐릭터화해 토이, 그래픽, 휴대폰 케이스 등 제품들로 표현했다. 귀여운 이미지 덕분에 해외 시장에서도 러브콜을 받고 있다.
국내에는 이달 초 DDP에서 열린 ‘아트토이컬처 2014’를 통해 첫 선을 보였으며, 추후 한국 시장에도 진출하고 싶다는 의지를 전했다.
‘플러피 하우스’ |
‘슈가미트’ |
‘토인즈’ |
다양한 분야에서 ‘어글리즈’를 만나세요”
캐릭터 봉제 인형 브랜드 ‘어글리즈’
“‘어글리즈’의 의미는 못난이들이라는 뜻이지만 사랑스러운 캐릭터 제품으로 풀어보려는 의도를 갖고 있어요. 완벽하지만 딱딱한 캐릭터보다는 조금은 못나고 어리숙하지만 즐거움과 따뜻함을 줄 수 있는 캐릭터 브랜드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됐죠.”
‘어글리즈’의 대표이자 디자이너인 레프티 권은 뉴욕의 패션스쿨 FIT에서 토이 디자인을 전공한 뒤, 글로벌 토이 브랜드 마텔의 한국지사에서 CD로 근무하는 등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어글리즈’는 지난 2012년 론칭됐다. 기본 아이템인 어글리즈 시리즈부터 기업이나 유명 연예인 등을 캐릭터화한 스페셜 컬렉션, 개인의 모습을 캐리커처 인형으로 만드는 커스터마이즈드 토이까지 다양한 제품 라인을 선보이고 있다. 봉제 인형은 연령대와 카테고리의 구분 없이 상품화하는데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실제로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들과 여러 분야의 기업들이 ‘어글리즈’를 즐겨 찾는다.
최근에는 가로수길에 문화 예술을 접목한 컬처숍 마지트를 선보인 ‘MCM’과 콜래보레이션을 진행, 브랜드 로고가 박힌 인형으로 더욱 친근한 느낌을 선사했다. 이 밖에도 CJ제일제당, 투썸플레이스, 코와핀 등과 협업을 진행했다. 또 지난해 열린 ‘무한도전’ 사진전에서는 출연진들의 캐리커처 인형을 선보였다.
이달에는 롯데백화점 광복점 갤러리에서 온 가족이 함께 관람할 수 있는 아트 토이전을 펼치는 등 다양한 형태로 대중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어글리즈’는 패션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 걸쳐 표현하고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어요. 자체 상품 중에는 작년 12월에 출시한 해골 모양의 스컬 시리즈가 온·오프라인에서 판매되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레프티 권은 ‘어글리즈’를 통해 향후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친 아이템을 두루 선보이고, 작품 감상과 체험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아틀리에를 만들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지난해 9월 가로수길에 문을 연 ‘피프티 피프티(FIFTY FIFTY)’는 아트 분야의 갤러리와 스토어를 겸한 이색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금까지 선보인 기획 전시는 모두 5회. 듀코비, 모모트, 남무현, 옥근남, 김대홍 등 국내 디자이너들이 참여했다.
국내에서는 소수의 마니아들만 접하는 문화로 여겨졌던 아트 토이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오히려 마니아틱하거나 지나치게 상업적이라는 느낌이 들진 않았다. 이처럼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 ‘피프티 피프티’ 측의 설명이다.
전시 기획 및 운영을 담당하는 손상우 씨는 “아트 토이라는 단어는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의 경제가 한 때 침체기에 접어들었던 90년대에 등장했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사람들이 과거를 회상하고 추억의 물건을 찾는 현상을 보였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아트 토이가 예술의 한 영역으로 자리를 잡은 그들과 달리 우리나라는 유행처럼 등장한 것이 아쉽다. 국내 유망 작가 및 디자이너들의 역량을 키워주면서 아트 토이의 더 깊은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피프티 피프티’는 갤러리뿐만 아니라 스토어, 세미나실 등을 갖추었다. 스토어의 집기는 어린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도록 낮게 설치했다. 다소 접근이 어렵게 느껴지는 미술관 갤러리와 달리 누구나 편하게 방문할 수 있는 갤러리를 만들고 싶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피프티 피프티’는 국내에서는 드물게 아트 토이 분야의 전시를 꾸준히 진행해온 탓에 아트 토이 갤러리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다양한 분야의 아트를 보여줄 수 있는 컨템포러리 아트 갤러리를 지향한다.
이달 말 열리는 6번째 전시에서는 실크 스크린, 패브릭 등을 통한 오브제를 보여줄 예정인데 폭넓은 분야를 선보이기 위한 첫 번째 시도다. 또한 PB상품으로는 국내 디자이너 및 작가들과 협업한 상품 외에도 자체 제작 라인을 본격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2014년 5월 19일 패션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