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무분별한 팝업에 패션업체 혼란 가중

2014-05-29 00:00 조회수 아이콘 3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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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무분별한 팝업에 패션업체 혼란 가중
 
백화점 자사 편의주의…‘직매입 강화’ 요구



백화점들이 팝업 스토어를 무분별하게 확대하면서 업계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백화점 팝업 스토어에 대한 패션업체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국내 패션업계에 확산하기 시작한 팝업 스토어는 최근 들어 상설화 되다시피 하며 백화점의 주요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팝업 스토어는 정규 입점에 따른 상호간 부담 없이 유통 업체는 새로운 브랜드를 테스트하고 신생 브랜드는 시장성을 검증하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주요 백화점들은 아예 점포별로 팝업 스토어 전용 공간을 확보하고 면적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대적인 시즌 매장 개편보다 수시로 입퇴점을 하는 최근 경향에 따라 단기간 공백이 생기는 공간 활용에도 효율적인데다 매출도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팝업 스토어가 무분별하게 늘어나면서 시장성 테스트나 홍보를 위한 목적보다 팝업 스토어 공간에도 높은 매출 목표가 책정되는 등 부정적인 사례도 늘고 있다. 최근 국내 신진 캐주얼 브랜드 ‘A’사는 씁쓸한 일을 겪었다.

이 브랜드는 지난해 하반기 모 백화점 전국 주요 점포를 돌며 10여 차례에 달하는 팝업 스토어를 진행했다. 가뜩이나 인력이 모자라는 상황에서도 전국을 돌며 2~3주씩 팝업 스토어를 진행했던 이유는 정규 입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였다.

매입부 바이어들도 ‘백화점 정책에 잘 협조해줬으니 좋은 일이 있지 않겠냐’며 기대감을 줬다. 하지만 정규 매장 개편에서 단 한 개의 점포도 오픈하지 못했다.

또 ‘B’브랜드는 모 백화점 본점에서도 가장 목이 좋은 위치에서 2주일간 팝업을 진행하기로 하고 물량과 홍보물, 판매사원까지 공을 들여 준비해 행사를 시작했는데 1주일만에 구석 자리로 위치를 옮기라는 통보를 받았다.

담당자의 설명을 들어보니 결국은 ‘기대보다 매출이 안 나와 A급 공간을 그대로 유지하기에는 무리’라는 얘기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분위기에 대해 “백화점들이 자사 편의주의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해결책은 결국 재고에 대한 책임을 백화점이 떠안는 직매입을 강화하는 방법밖에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현재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바이어 자신들이 브랜드와 물량을 선택하고 이를 판매한 실적으로 성과를 평가 받는 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면서 “백화점들이 부르짖는 차별화MD는 협력업체를 압박해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바이어들이 상품 구성을 차별화해야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견 패션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백화점 바이어 출신 임원은 “백화점들이 기존 시스템 속에서 실적 악화와 소비자 이탈이라는 이중고 속에서 변화와 수익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진다”면서 “소비 환경이 큰 폭으로 변화하는 만큼 생존을 위해서라도 구조 변화를 서두르지 않으면 현재 상태로는 도태되고 말 것”이라고 조언했다.

2014년 5월 29일 패션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