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성비' 브랜드로 주목받고 있는 'AC.CAD'(왼쪽), '비바스튜디오'(오른쪽) |
‘가성비 브랜드’가 패션 시장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성비’란 ‘가격 대비 성능 비율’의 준 말로 디자인과 품질, 브랜드 이미지, 가격 등 브랜드를 구성하는 여러 요소들의 만족도가 소비자들의 기대 수준보다 높은 브랜드를 뜻한다.
데님 시장의 스타 브랜드인 ‘플랙진’을 필두로 ‘비바스튜디오’ ‘세컨무브’ ‘에이들’ ‘아스터’ ‘해든앤미로’ ‘이스트쿤스트’ ‘퍼스널팩’ ‘아카드’ 등 20여 개 브랜드가 빠르게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이들은 초창기 인터넷 패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20대 초중반 젊은 소비층의 취향을 빠르게 반영한 디자인과 상품 퀄리티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브랜드를 홍보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창기에는 온라인 쇼핑몰을 중심으로 유통을 전개하다가 최근 들어서는 주요 온·오프라인 셀렉트숍의 핵심 콘텐츠로 발전하고 있다.
몇몇 브랜드는 온라인 쇼핑몰 전체 판매 순위에서 상위권에 랭크되는 실력을 보이면서 대형 셀렉트숍이나 백화점에서 입점 제안이 들어오기도 하는 실정이다.
특히 주요 오프라인 셀렉트숍에서는 이러한 유형의 브랜드를 발굴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디자이너 브랜드나 수입 브랜드는 가격대가 높아 판매가 어렵고, 동대문 사입 제품은 퀄리티나 이미지 문제로 비중을 확대하기 어렵다는 제약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미들 포지션의 이들 ‘가성비’ 브랜드가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성비 브랜드의 신호탄은 지난 2009년 론칭한 ‘플랙진’. 론칭 초기부터 현재까지 ‘프리미엄 데님 급의 브랜드 이미지와 상품력을 10만원대에 공급한다’는 전략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견 브랜드로 성장한 현재도 주력 유통 채널은 온라인이다.
백화점 비중을 늘리게 되면 결국 판매가를 인상할 수밖에 없어 브랜드의 핵심 가치가 훼손되기 때문이다.
최정욱 플랙진 대표는 “백화점 중심의 기존 유통 수수료를 지급하면서 브랜드도 이익을 내려면 최소 3.5배수 이상은 나와야 하는데 이런 가격으로는 소비자 눈높이를 맞출 수 없다”면서 “2.5에서 최대 3배수를 넘지 않는 범위가 적정 수준인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온라인 시장에서 스타로 주목 받고 있는 ‘세컨무브’ ‘에이들’ ‘이스트쿤스트’ ‘퍼스널팩’ ‘비바스튜디오’ 등의 브랜드들도 대부분 디자인과 품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브랜드로 꼽힌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이들 브랜드를 검색해보면 착용 후기나 상품 정보 등에 대한 게시물은 물론이고 기존 제도권 브랜드와 비교 분석까지 올라올 정도여서 소비자들의 높은 만족도를 확인할 수 있다.
가성비 브랜드 성장의 1등 공신은 주로 20대 초중반의 대학생들이다. 패션에 대한 관심이 가장 뜨겁지만 주머니가 얇아 인터넷 쇼핑몰을 주로 이용한다. 하지만 온라인 소호몰과 오픈 마켓이 가격 경쟁으로 몰리면서 디자인과 품질이 계속 떨어져 외면하는 고객이 늘었고 이런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대안으로 가성비 브랜드가 주목 받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젊은 소비자들이 가성비 브랜드에 몰리는 것은 품질과 디자인에 대한 안목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제도권 브랜드에 비해 브랜드 이미지와 디자인은 물론이고 원단과 부자재의 품질과 봉제의 완성도 면에서 전혀 뒤지지 않으면서 가격은 50~70%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들 ‘가성비’ 브랜드가 소비자들이 원하는 ‘합리적인 가격’을 구현할 수 있었던 것은 기존 브랜드에서 많게는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과도한 유통 비용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온라인과 직영점을 주력으로 하는 이들은 브랜드마다 차이는 있지만 전체 매출에서 유통비용은 25%가 넘지 않는 수준이다.
박성국 세컨무브 대표는 “소비자들이 스마트해지면서 기존의 브랜드들은 갈수록 경쟁력을 잃어갈 것”이라며 “앞으로 홀세일을 기반으로 하는 자립형 셀렉트숍이 늘어나는 과정에서 이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14년 6월 3일 패션인사이트